[사설] 원주 아카데미극장, 우리의 문화유산을 어떻게 보존할 것인가

2023-10-25     박준식 기자

[KtN 박준식기자] 웃음과 눈물, 기대와 실망을 함께한 그 공간, 원주 아카데미극장. 1963년부터 수십 년 동안 관객과 함께한 이 극장이 철거의 위기에 처해 있다. 원주시의 일방적인 철거 결정에 따른 반발이 커지는 가운데, 우리 사회는 이제 그 극장이 담고 있는 문화와 역사의 가치에 대해 다시 생각해봐야 할 시점이다.

한국영화의 황금기를 증언한 아카데미극장은 오늘날의 멀티플렉스 도입과 함께 점점 그 자리를 잃어가며, 결국 2006년 문을 닫았다. 그러나 그 속에서 스며나오는 극장만의 특별한 분위기와 역사는 여전히 많은 이들의 마음 속에 남아 있다. 이러한 아카데미극장 같은 근대건축물은 그 시절의 향수와 한국영화의 발자취, 그리고 지역 문화의 중심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주시는 아카데미극장의 철거를 결정했다. 이에 따른 시민들의 반응은 강렬하다. 80여 개의 지역 단체들이 연합하여 아카데미극장의 보존을 위한 다양한 행동을 전개하고 있다. 시민들의 이러한 노력은 단순한 건물 철거에 대한 반발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이는 우리의 문화와 역사를 어떻게 인식하고, 그 가치를 어떻게 평가하는지에 대한 질문이기도 하다.

멀티플렉스의 시대에도 아카데미극장 같은 단관극장의 중요성은 여전하다. 그것은 단순한 영화 상영장소가 아니라, 지역 사회와 그 문화를 연결하는 중심이다. 특히 아카데미극장은 그 자체로 한국영화의 역사와 발전을 함께한 중요한 공간이다.

시민들의 요구와 원주시의 입장 사이에는 큰 간극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 간극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양측의 대화와 협의가 필요하다. 원주시는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하며, 그 반대로 시민들도 원주시의 입장과 계획을 이해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문화유산의 가치와 현실적인 문제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것은 쉽지 않지만, 이를 위한 노력은 필요하다.

무엇보다 원주 아카데미극장의 철거 문제는 단순한 지역 문제를 넘어 전국적인 문화 보존 문제로 확대되어야 한다. 한국의 다양한 문화유산 중 어떤 것을 보존할 것인지, 그 가치를 어떻게 평가하고 그것을 미래 세대에 어떻게 전달할 것인지에 대한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

원주 아카데미극장의 문제는 그 자체의 가치를 넘어, 우리 사회가 문화와 역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