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장·필라테스 ‘먹튀’ 범죄 급증… 소비자 보호의 사각지대 해소될까

강유정 의원, '먹튀 방지법' 발의로 법적 대응 모색

2024-10-05     박준식 기자
최근 헬스장과 필라테스 등 생활 체육시설을 악용한 이른바 ‘먹튀’ 범죄가 사회적 문제로 급부상하고 있다./사진= K trendy NEWS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박준식기자] 최근 헬스장과 필라테스 등 생활 체육시설을 악용한 이른바 ‘먹튀’ 범죄가 사회적 문제로 급부상하고 있다. 선불로 회원권을 판매한 뒤 돌연 폐업하는 방식의 이 범죄는 소비자들에게 심각한 재정적 피해를 안기고 있지만, 현행법의 허점 속에서 범죄가 지속되고 있다. 이에 국회에서는 관련 법안을 발의하며 소비자 보호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6년간 170% 증가한 ‘먹튀’ 피해… 2,000억 원 규모의 암묵적 피해

한국소비자원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3년까지 헬스장·필라테스·요가 등 생활 체육시설 관련 피해구제 신청 건수는 1,634건에서 4,356건으로 6년 새 170% 증가했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만 이미 2,202건이 접수되었으며, 피해 규모는 190억 원으로 집계되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실제 피해 규모가 이보다 훨씬 큰 2,000억 원 이상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피해자가 소비자원에 피해를 신고하지 않거나, 법적 대응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아 실제 피해 규모는 공공 통계보다 훨씬 크다는 분석이다.

연도별 피해구제 현황 , 연도별 피해금액 , 「 체육시설의 설치 · 이용에 관한 법률 」 /사진=강유정 의원실 ,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비윤리적 경영 관행의 확산… 필라테스·요가업의 자유업종화가 불러온 문제

'먹튀' 피해는 주로 자유 체육시설업으로 등록된 필라테스나 요가업에서 빈번하게 발생한다. 이 업종들은 현행법상 별도의 허가나 규제를 받지 않아 누구나 쉽게 등록이 가능하다. 이를 악용한 업자들은 필라테스 시설을 운영하는 것처럼 사업자 등록을 한 후, 회원권을 대규모로 저렴하게 선판매한 뒤 갑작스럽게 폐업해 소비자에게 피해를 입힌다. 실제로 지난 7월 광주의 한 필라테스 업체가 344명의 수강생으로부터 2억 5천만 원 상당의 회원권을 판매한 후 폐업했으며, 8월에는 부산에서 전국에 30여 개의 지점을 두고 있던 필라테스 운영자가 16개 지점을 연쇄 폐업시키며 4억 원의 피해를 남겼다.

강유정 의원 "체육시설의 무분별한 폐업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보다 강력한 법적 장치가 필요하다"/사진=강유정 의원실 ,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먹튀 방지법' 발의… 법적 허점 메울 수 있을까

이러한 피해를 막기 위해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강유정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은 최근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필라테스와 요가업을 신고 체육시설업으로 규정하고, 3개월 이상의 이용료를 선납받은 체육시설 운영자에게는 반드시 보증보험에 가입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그간 규제의 사각지대에서 이뤄졌던 '먹튀' 행위가 상당 부분 방지될 것으로 기대된다. 강 의원은 "체육시설의 무분별한 폐업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보다 강력한 법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강유정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은 최근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사진=강유정 의원실 ,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제도적 보완과 소비자 주의 병행돼야

법안 발의는 소비자 보호의 첫걸음이지만,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보다 촘촘한 제도적 보완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례로, 필라테스와 요가업을 단순 신고제로 운영하는 구조 자체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소비자들 역시 장기 계약을 체결하거나 대규모 선불 결제를 할 때 보다 신중한 태도를 취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현재 헬스장·필라테스 업계의 '먹튀' 범죄는 단순한 사기 사건을 넘어 체육시설 운영 전반에 대한 신뢰도를 훼손시키는 사회적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소비자 보호를 위한 법적 장치가 마련되는 한편, 정부와 지자체는 체육시설업계의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예방 교육과 홍보를 강화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