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트렌드] 영화발전기금 폐지, 한국 영화의 기반이 흔들려

정부의 입장권 부과금 폐지 방침, 영화산업의 장기적 발전을 위한 대책은 무엇인가?

2024-10-23     임우경 기자

[KtN 임우경기자] 지난 10월 17일 국회에서 열린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에 대한 국정감사는 한국 영화산업의 미래에 심각한 우려를 던졌다. 윤석열 정부가 영화발전기금의 주요 재원인 영화상영관 입장권 부과금을 폐지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하면서, 영화산업의 경제적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이다. 특히,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의 관리 부실로 인해 영화발전기금과 부가가치세 탈루 의혹이 불거지며, 영진위의 관리 역량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한국 영화의 성공 뒤에 숨겨진 영화발전기금의 역할

영화발전기금은 2007년 한국 영화산업의 위기 극복과 발전을 위해 도입된 중요한 재원으로, 독립영화, 예술영화 등 문화적 가치를 가진 작품을 지원해왔다. 이 기금은 단순히 영화 제작을 지원하는 것을 넘어, 산업과 문화 전반에 걸친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한국 영화는 이러한 지원을 바탕으로 <기생충>과 같은 작품을 통해 국제적 명성을 얻게 되었고, 세계 영화 시장에서 위상을 높였다.

그러나 정부는 영화발전기금의 핵심 재원인 입장권 부과금을 폐지하고, 단기적으로 체육기금과 복권기금을 전입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영화산업에 대한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지원책을 마련하지 않은 미봉책으로, 한국 영화계 전반에 걸친 충격을 예고하고 있다.

입장권 부과금 폐지, 영화계의 생태계를 위협하다

입장권 부과금은 영화 관람료의 일부를 영화발전기금으로 전환해 영화계 전반에 재분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특히 독립·예술영화, 지역영화 등 상업적 성공을 기대하기 어려운 작품들에 대한 지원이 이 기금에서 이루어져 왔으며, 이는 영화산업의 다양성을 보장하는 핵심 요소였다. 그러나 정부는 이러한 영화계와의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부과금 폐지를 결정하였고, 영화발전기금의 장기적 운용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 영화는 2019년의 성공을 뒤로하고,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관객 감소와 제작 편수의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입장권 부과금을 폐지하는 것은 영화계의 회복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영화 산업 전반에 걸친 악순환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영진위의 관리 부실과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의 문제

이번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또 다른 문제는 영진위가 관리하고 있는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의 부실한 운영이다. 강유정 의원은 영화관에서 관객이 실제로 지불한 금액과 영수증에 표기된 금액이 일치하지 않는 점을 지적하며, 영진위가 입장권 부과금과 부가가치세 탈루 문제를 방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영화산업의 투명한 운영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뿐만 아니라, 기금 운영 주체로서 영진위의 책임에 심각한 의문을 던진다.

이러한 관리 부실은 극장과 제작사 간의 불투명한 정산 문제를 야기하며, 영화 산업의 공정한 분배 구조를 무너뜨리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가 영화발전기금의 투명성을 확보하지 못한 것은 직무유기라고 할 수 있으며, 이는 한국 영화계의 신뢰를 손상시키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정부와 영화계의 협력이 필요한 시점

한국 영화는 전 세계에서 인정받는 문화적 자산으로 성장해 왔지만, 현재 정부의 일방적 결정과 영화계와의 불통은 그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조계원 의원은 영화발전기금이 세계적으로 모범적인 사례임을 강조하며, 정부가 이를 없애려는 것은 영화산업에 대한 부정적 시각 때문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조 의원은 입장권 부과금 폐지가 국민의 부담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대기업만을 위한 정책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한국 영화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영화발전기금의 안정적 재원 마련이 필수적이다.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대책 없이 입장권 부과금을 폐지하는 것은 한국 영화의 선순환 구조를 붕괴시키고, 더 나아가 영화산업 자체를 위축시킬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영화발전기금의 안정적 운용을 위한 장기적 로드맵을 마련해야 하며, 영화계와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국 영화산업의 근간을 지키기 위한 대책 마련 필요

이번 국정감사는 한국 영화산업이 처한 현실과 정부의 부당한 정책 방향을 분명히 보여주었다. 영화발전기금의 재정 안정성을 확보하고, 영화계 전반에 걸친 지원이 계속될 수 있도록 장기적인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