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트렌드] 소비 회복 더뎌… 민간 소비 증가율 1.6% 전망

고금리·경기 불확실성에 지갑 닫는 소비자들

2025-02-15     최기형 기자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가 강해지고 있다. 가성비 커피전문점의 성장과 함께 합리적인 가격의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최기형기자] 한국 경제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내수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는 점이다. KDI(한국개발연구원)는 2025년 민간 소비 증가율을 기존 1.8%에서 1.6%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2024년(1.1%)보다는 다소 개선된 수치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고물가와 고금리, 정국 불안이 소비 심리를 억누르고 있는 가운데, 가계의 소비 여력은 갈수록 약화되고 있다. 내수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경제 전반의 활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소비 위축, 일시적 현상이 아니다

소비 침체가 지속되는 이유는 단순한 경기 순환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인 변화에 가깝다.

첫째,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가계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를 미루는 사이, 대출 금리가 높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 소비자들은 빚을 줄이고 저축을 늘리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으며, 이는 소비 둔화로 이어지고 있다.

둘째, 정국 불안과 경기 심리 위축이 소비 위축을 가속화하고 있다. 정치적 불확실성과 글로벌 경기 둔화로 인해 가계의 소비 심리가 위축된 상태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최근 급락했으며, 이는 향후 소비 위축이 더욱 심화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셋째, 소득 증가율 둔화로 가처분소득이 정체되고 있다. 2025년 취업자 증가 폭이 둔화되면서 가계의 소득 증가세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실업률이 소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소비 여력도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

소비 심리가 전반적으로 위축되고 있지만, 소비 패턴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소비 패턴의 변화… ‘경험 소비’는 증가, 필수 소비는 위축

소비 심리가 전반적으로 위축되고 있지만, 소비 패턴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KDI 보고서에 따르면, 상품 소비는 위축되고 있지만, 여행·문화·레저 등 경험 소비는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는 MZ세대의 소비 방식 변화와 맞물려 있다. MZ세대는 소득이 줄어들더라도 경험 소비에는 적극적으로 지출하는 성향이 강하다. 고급 레스토랑, 여행, 콘서트 등 ‘가심비 소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를 고려하는 소비)’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 반면, 생활 필수품이나 내구재 소비는 위축되는 모습이다.

또한, 온라인·모바일 소비 증가도 뚜렷하다. 오프라인 소비가 줄어드는 대신, 온라인 쇼핑과 구독 경제가 확산되면서 소비 지형이 변하고 있다. 기업들은 이러한 소비 트렌드 변화를 반영한 새로운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

금리·물가·소득… ‘소비 회복의 3대 변수’

소비 회복의 핵심 변수는 금리, 물가, 소득이다.

▶금리 인하가 지연될 경우, 소비 회복도 늦어질 것

한국은행이 금리 인하 시점을 늦추면 가계의 금융 부담이 지속된다. 대출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소비 여력이 더욱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

▶물가가 안정되지 않으면 실질 소비력은 계속 줄어들 것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024년 2.3%에서 2025년 1.6%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생활 필수품 가격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소비 심리가 개선되기 어렵다.

▶고용시장 둔화는 소비 회복의 걸림돌

2025년 취업자 증가 폭이 10만 명으로 둔화되면서 가계의 실질 소득 증가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 노동시장 개선 없이는 소비 회복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소비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소비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

소비 회복이 지연되면, 결국 기업의 투자 위축과 경기 둔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정책적 대응이 절실한 시점이다.

① 금리 정책 재조정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 인하 시점을 앞당기는 방안이 필요하다. 가계 대출 부담을 완화하는 금융정책도 병행해야 한다.

② 소비 심리 회복을 위한 세제 지원 확대

소비 진작을 위한 세제 혜택(예: 신용카드 소득공제 확대,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등)이 필요하다. 소비를 촉진하는 인센티브 정책이 요구된다.

③ 고용시장 안정화

일자리 창출과 노동시장 구조 개편이 소비 회복의 핵심 열쇠가 될 것이다.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인력을 채용할 수 있도록 유인책을 마련해야 한다.

④ 경험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산업 전략

여행·레저·문화 소비 증가에 맞춰 관련 산업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서비스 중심으로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을 변화시켜야 한다.

한국 경제, 소비 회복이 먼저다

소비는 한국 경제의 중요한 성장 동력이다. 하지만 현재 소비 회복이 지연되면서 경제 전반의 활력이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단순한 경기 부양책만으로는 소비 심리를 살리기 어렵다. 금리 정책 조정, 소비세 완화, 고용 안정화 등 보다 근본적인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

2025년, 한국 경제의 성장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변수는 ‘소비 회복’이 될 것이다. 지금이야말로 가계와 기업, 정부가 함께 소비 회복을 위한 해법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