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A] 침묵 속에서 해방되는 순간 – ‘Dancing with Silence 20-10 (Freedom)’

응축된 에너지의 분출, 고요함 속에서 피어나는 자유

2025-03-17     박준식 기자
허은선.  작품명: Dancing with Silence 20-10 (Freedom)제작 연도: 2020년규격: 46 × 61cm재료: 캔버스에 금박 혼합 기법 (Technique mixed with gold leaves on canvas  가격: 1,560 [갤러리 A]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박준식기자] 깊고 짙은 블루가 화면을 가득 채운다. 중심부를 따라 폭발적으로 확산하는 흔적은 마치 억눌렸던 에너지가 한순간 해방되는 듯한 강렬한 움직임을 담아낸다. 푸른 색의 흐름 속에 산재한 금박 조각들은 부유하는 빛의 입자처럼 화면 위에 떠 있으며, 이는 감각의 울림과도 같은 여운을 남긴다.

허 작가의 Dancing with Silence 20-10 (Freedom)은 고요함 속에서 존재하는 내면의 소리, 그리고 침묵이 만들어내는 자유의 순간을 포착하는 작품이다. 작품의 제목에서 볼 수 있듯, ‘침묵 속에서 춤추다’라는 개념은 단순한 정적인 상태가 아니라, 정적인 것 속에서도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에너지의 흐름을 의미한다.

자유란 외부적인 억압이 사라진 상태라기보다, 내면에서 길어 올려진 감각과 억눌린 에너지가 표면 위로 떠오르는 순간일지도 모른다. 허 작가는 이 작품에서 내면에 축적된 감각과 기억이 물리적 형태로 분출되는 과정을 강렬한 색채와 역동적인 흔적으로 구현한다.

작품 개요

작품명: Dancing with Silence 20-10 (Freedom)

제작 연도: 2020년

규격: 46 × 61cm

재료: 캔버스에 금박 혼합 기법 (Technique mixed with gold leaves on canvas)

가격: 1,560

 

에너지의 해방 – 작품의 철학과 영감

허 작가는 작품을 통해 감각과 존재가 어떻게 내면에서 형성되고, 표면으로 드러나는지를 탐구해왔다. Dancing with Silence 시리즈는 그러한 탐구의 연장선에서, 침묵이라는 공간 속에서 어떻게 감정과 감각이 조용히 움직이며, 그 움직임이 다시 형태를 갖추어가는지를 보여주는 작업이다.

Dancing with Silence 20-10 (Freedom)에서는 침묵이 곧 해방의 과정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흔히 자유란 역동적인 움직임을 떠올리게 하지만, 허 작가는 그 반대편에서 자유를 찾는다. 즉, 침묵 속에서도 움직임이 있으며, 그 내부에 흐르는 감각이 확장되는 순간이야말로 가장 순수한 자유의 형태라는 것이다.

화면 중심에서 폭발적으로 확산하는 흔적들은 억제된 감각이 해방되는 순간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며, 이 과정은 물감이 퍼지는 물리적 현상을 넘어 존재와 감각이 공존하는 방식에 대한 철학적 탐구로 확장된다.

색감과 질감, 구도 – 감각이 움직이는 방식

허 작가는 색과 질감을 통해 감각적인 경험을 시각화하는 방식을 지속적으로 연구해왔다.

▶색감:

화면을 지배하는 블루는 단순한 색상이 아니라, 공간과 감각을 담아내는 매개체다. 깊은 블루는 고요함과 심연을 의미하며, 이는 감각이 내면에서 조용히 형성되는 과정을 나타낸다.

▶질감:

하이드로락(Hydrolaque) 기법을 활용해 색이 자연스럽게 번지게 했으며, 금박이 빛을 반사하면서 화면에 움직임을 부여한다. 이는 감각이 눈에 보이지 않는 흐름을 따라 퍼지는 모습을 연상시킨다.

▶구도:

화면 중심을 따라 확산하는 흔적들은, 억눌린 감각이 해방되며 표면으로 떠오르는 과정을 상징적으로 형상화한다. 그 속에서 산재한 금박 조각들은 감각의 흔적과도 같다.

 

이러한 요소들은 단순한 조형적 탐구가 아니라, 시간과 감각이 어떻게 흔적으로 남는지를 탐구하는 철학적 실험임을 보여준다.

허 작가의 창작 철학과 예술적 접근

허 작가는 "진정한 자유는 외부로부터 오는 것이 아니라, 내면의 침묵 속에서 발견된다"고 말한다. 그녀의 작업은 감각을 물질화하는 과정이며, Dancing with Silence 20-10 (Freedom)은 그러한 철학을 가장 극적으로 드러내는 작품 중 하나다.

금박을 활용한 방식은 물질과 비물질, 존재와 부재의 경계를 허물며, 감각의 흔적이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감정과 감각이 일어나는 순간은 사라지지만, 그 흔적은 남아 우리를 구성하는 일부가 된다는 철학이 담겨 있다.

갤러리A 전시 – 정적 속에서 해방되는 에너지

갤러리A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자연과 인간, 그리고 보이지 않는 실재의 관계를 탐구하는 전시이다. Dancing with Silence 20-10 (Freedom)은 이러한 맥락에서 내면의 감각이 확장되는 순간을 시각적으로 드러내는 역할을 한다.

푸른 색조와 확산하는 흔적은 내면에서 일어나는 감각의 해방을 상징하며, 전시의 흐름과 맞닿아 있다.

감각이 내면에서 확장되는 방식을 실험한 작품으로, 관람객들에게 내면의 움직임을 체험하게 만든다.

형태가 아닌 흔적을 통해 감각을 시각적으로 구현한 작품으로, 감각의 시각화라는 전시의 개념과 조화를 이룬다.

이 작품은 단순한 색채 연구가 아니라, 공간과 감각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탐구하는 철학적 실험이다.

관객과의 대화 – 자유의 순간을 마주하다

이 작품을 마주하는 순간, 관객은 단순한 색과 형태를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감각적 경험을 떠올리게 된다.

푸른 색의 공간 속에서 확산하는 흔적들은, 마치 감정이 내면에서 일어나고 퍼지는 과정과도 같다. 감각은 고요 속에서 형성되며, 가장 정적인 순간이 오히려 가장 강렬한 움직임을 내포할 수도 있다.

허 작가의 Dancing with Silence 20-10 (Freedom)은 단순한 정적 이미지가 아니다. 그것은 공간과 감각, 존재와 흔적이 교차하는 시각적 기록이며, 관람자가 스스로의 감각을 다시금 인식할 수 있는 하나의 장치이다.

그리고 그 장치 속에서, 우리는 자유란 무엇인가에 대해 다시금 질문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