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울라 존슨, 감각적 페미니즘과 핸드메이드 럭셔리—자연과 공예의 경계를 허물다

보헤미안 감성, 이제는 럭셔리가 될 수 있을까?

2025-03-12     임우경 기자
울라 존슨이 제시하는 보헤미안 럭셔리의 가능성. 사진=예림출판사(Yelim Publishing),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임우경기자] 패션계에서 ‘보헤미안 스타일’은 오랫동안 자유로운 감성과 여성성을 상징하는 코드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그것이 진정한 럭셔리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울라 존슨(Ulla Johnson)은 뉴욕 패션위크에서 지속적으로 핸드메이드 감성과 자연주의를 결합한 스타일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온 브랜드다. 2025 S/S 컬렉션에서도 울라 존슨은 자연에서 얻은 색감과 텍스처, 그리고 수공예적 기법을 활용해 감각적 페미니즘(Sensory Feminism)을 탐구하며 럭셔리 패션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여기서 중요한 질문이 하나 있다. 보헤미안 스타일은 오랫동안 ‘에스닉’하고 ‘내추럴한’ 스타일로 소비되어 왔다. 하지만 과연 그것이 하이엔드 패션으로서 가치를 가지려면 어떤 요소가 추가되어야 할까? 울라 존슨의 이번 컬렉션은 이 질문에 대한 하나의 답을 제시했다. 핸드메이드의 따뜻한 감성을 유지하면서도, 구조적 실루엣과 세련된 색채 조합을 통해 현대적 럭셔리로 변모하는 과정이었다.

자연과 인간이 만드는 럭셔리, 그 본질을 다시 묻다

핸드메이드의 가치, 이제는 감각적 구조로 이어진다

울라 존슨의 패션은 항상 ‘손으로 만든 것’(Handmade)에 대한 경의를 담고 있다. 그러나 이번 컬렉션에서는 단순히 수공예적 요소를 가미하는 것에 그치지 않았다. 핸드메이드 감각을 현대적인 구조적 디자인과 결합하는 방식으로 진화했다.

▶입체적인 플리츠와 러플 디테일 → 유기적인 실루엣을 강조하면서도, 형태가 더욱 정교하게 정리되었다.

▶레이스와 크로셰, 태피스트리 기법을 활용한 원단 디자인 → 장식적인 요소가 아니라, 옷의 구조 자체를 형성하는 핵심 요소로 작용했다.

▶기하학적 패턴과 부드러운 드레이핑의 조화 → 직선과 곡선의 균형을 맞추며, 보헤미안 스타일이 더욱 세련된 방식으로 해석되었다.

이것은 기존의 ‘에스닉 스타일’이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패션이 예술적 오브제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하는 과정이었다.

색채와 질감의 재구성—감각적 미니멀리즘의 방향성

이번 컬렉션에서 울라 존슨은 컬러 팔레트와 소재 조합에서 더욱 절제된 세련미를 보여주었다. 과거의 보헤미안 스타일이 색채의 강렬함과 패턴의 화려함에 집중했다면, 이번 시즌은 보다 정교한 색채 조합과 감각적인 질감이 강조되었다.

▶뉴트럴 톤과 어스 컬러(아이보리, 모래빛 베이지, 황토색, 포레스트 그린)의 절제된 활용 → 자연에서 얻은 컬러지만, 과장되지 않은 방식으로 표현했다.

▶광택감이 있는 실크, 질감이 강조된 리넨, 촉각적인 니트의 조합 → 같은 컬러라도 소재에 따라 전혀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며, 시각적 깊이를 더했다.

▶미세한 핸드 프린팅과 태피스트리 기법의 텍스타일 디자인 → 수작업의 흔적이 남아 있지만, 조형적으로 정돈된 스타일을 유지했다.

이것은 ‘감각적 미니멀리즘(Sensory Minimalism)’이라는 트렌드와 맞닿아 있다. 단순히 장식적 요소를 제거하는 것이 미니멀리즘이 아니라, 색채와 텍스처를 조율해 감각적으로 풍부한 경험을 제공하는 방식이 더 중요해지는 시대가 온 것이다.

울라 존슨이 제시하는 보헤미안 럭셔리의 가능성. 사진=예림출판사(Yelim Publishing),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지속 가능한 패션, 럭셔리의 미래가 될 수 있을까?

지속 가능성(Sustainability)은 이제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하지만 패션에서 지속 가능성이 진정한 ‘럭셔리’로 인정받으려면, 단순히 친환경 소재를 사용하는 것을 넘어 디자인적 완성도가 필요하다.

울라 존슨은 이번 컬렉션에서 지속 가능한 패션이 어떻게 럭셔리 패션과 결합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다.

▶천연 염색과 유기농 섬유 사용 →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방식으로 색채를 표현했다.

▶핸드 크래프트 중심의 제작 방식 → 기계적 생산이 아닌, 개별적인 차별성을 강조하는 디자인이 적용되었다.

▶지역 장인들과 협업한 텍스타일 개발 →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생산된 소재가 예술적 가치를 가질 수 있음을 증명했다.

이는 단순한 ‘에코 패션’을 넘어, 패션이 하나의 예술적 오브제가 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것이었다.

울라 존슨이 제시하는 보헤미안 럭셔리의 가능성

강점: 핸드메이드와 구조적 미니멀리즘의 완벽한 조화

이번 컬렉션에서 울라 존슨은 핸드메이드 감성과 감각적 미니멀리즘을 결합하며, 보헤미안 스타일이 어떻게 현대적 럭셔리로 변화할 수 있는지를 탐색했다.

▶수공예적 디테일을 실루엣의 중심 요소로 활용하며, 장식적인 요소를 넘어서 구조적인 스타일을 구축했다.

▶색채와 질감의 감각적 조율을 통해, 자연스럽지만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지속 가능성과 예술적 감성을 결합하며, 새로운 형태의 하이엔드 패션을 제시했다.

한계점: 보다 대담한 디자인 실험이 필요

그러나 여전히 과제가 남아 있다.

▶보헤미안 스타일을 현대적으로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보다 실험적인 디자인 변주가 필요하다.

▶소재와 텍스처의 조합이 정교하지만, 실루엣의 차별성이 더욱 강조될 필요가 있다.

▶뉴욕 패션위크가 점점 더 다변화되는 가운데, 브랜드의 개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혁신적인 접근이 요구된다

울라 존슨이 제시하는 보헤미안 럭셔리의 가능성. 사진=예림출판사(Yelim Publishing),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울라 존슨, 자연과 럭셔리의 경계를 허물다

2025 S/S 울라 존슨 컬렉션은 핸드메이드 감성과 감각적 미니멀리즘을 결합하며, 현대 여성 패션이 나아갈 방향을 탐색하는 컬렉션이었다.

보헤미안 스타일이 단순한 에스닉 감성으로 소비되는 시대는 끝났다. 이제 그것은 감각적이고 정제된 방식으로 재해석되어야 하며, 럭셔리 패션이 지속 가능성을 어떻게 품을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을 포함해야 한다.

앞으로 울라 존슨이 보여줄 방향은 분명하다. 그것은 자연과 공예적 감성을 유지하면서도, 현대적인 실루엣과 구조적 감각을 더해 새로운 럭셔리의 개념을 정의하는 것이다.

과연 핸드메이드와 럭셔리는 공존할 수 있을까? 이번 컬렉션은 그 가능성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 중요한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