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개도 웃을 단식, 정치가 희극이 될 때

단식, 저항의 최후 수단인가 정치적 이벤트인가

2025-03-03     박준식 기자
"개가 웃을 단식"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박준식기자] 정치는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영역이어야 한다. 정치는 곧 신뢰이며, 신뢰는 진정성에서 비롯된다. 단식은 그 자체로 강한 정치적 메시지를 담는 행위다. 마하트마 간디는 영국의 식민 지배에 맞서 21차례나 단식을 했고, 보비 샌즈는 감옥에서 굶어 죽는 길을 택하며 영국 정부를 향해 저항했다. 대한민국 현대사에서도 김영삼, 김대중 등 정치 지도자들이 생명을 건 단식을 감행하며 권위주의에 맞섰다.

그러나 지금 국민의힘이 벌이는 릴레이 단식을 보고 있자면, 단식의 본질이 희화화되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단식이란 극한의 정치적 저항 수단인데, 이를 하루씩 교대하며 수행하는 것이 과연 희생과 결부될 수 있을까? 정치적 쇼가 된 단식은 본래의 의미를 잃고, 결국 국민적 공감도 얻기 어렵다.

그러니 "개도 웃을 단식"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철학 없는 단식은 희극이 된다

단식은 단순한 배고픔이 아니라, 자신의 몸을 희생하며 정당성을 증명하는 과정이다. 그것이 단식을 의미 있게 만드는 요소다.

단식의 정치적 성공 조건

✔ 절박한 문제 제기: 사회적으로 절실한 이슈가 있어야 한다.
✔ 분명한 메시지: 명확한 목적과 방향성이 있어야 한다.
✔ 국민적 공감대: 국민들이 이를 지지해야 한다.

 

국민의힘이 주장하는 ‘헌법재판관 임명 반대’라는 논리가 과연 이러한 요건을 충족하는가? 헌법재판소가 정당한 절차에 따라 재판관을 임명한 것을 반대한다는 논리는 설득력이 부족하다. 게다가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자신들에게 유리할 때는 존중하고, 불리할 때는 부정하는 태도는 법치를 선택적으로 수용하는 모순을 드러낸다.

철학 없는 단식은 희극이 된다. 이것이 국민들이 이번 단식을 냉소적으로 바라보는 이유다.

정치는 진정성이다, 단식도 마찬가지다.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정치는 진정성이다, 단식도 마찬가지다

한나 아렌트는 정치는 말과 행동이 일치할 때 힘을 갖는다고 말했다. 단식은 생명을 건 정치적 행동이다. 하지만 하루씩 교대하며 이루어지는 단식이 과연 정치적 행동으로서의 무게를 가질 수 있을까?

"진정성 없는 단식은 결국 이벤트로 전락한다."

국민의힘이 정말로 자신들의 주장이 정당하다고 믿는다면, 단식이 아니라 합법적이고 논리적인 방법으로 설득해야 한다. 단식이 정치적 저항 수단으로 기능하려면, 그 행위 자체가 국민적 공감을 얻고 사회적 문제를 제기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이번 단식은 "개가 웃을 단식"이라는 조롱 속에서 기억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