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패션이 논리를 뛰어넘어야 하는 이유

패션, 감각과 유희의 본질을 되찾다: 쿠레주의 FW25가 던지는 메시지

2025-03-07     임우경 기자
Courrèges.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임우경기자] 패션은 언제부터 이렇게 논리적이고 기능적이어야만 했을까? 최근 몇 년간 패션계는 ‘실용성’과 ‘지속 가능성’, ‘젠더 뉴트럴’이라는 키워드 속에서 끊임없이 변화를 모색해왔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패션이 본래 가졌던 순수한 감각적 즐거움과 유희성은 점점 희미해지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쿠레주(Courrèges)의 FW25 컬렉션이 등장했다. 니콜라스 디 펠리체(Nicolas Di Felice)는 이번 시즌을 통해 패션이 원래 지닌 본질적 속성을 다시금 일깨웠다. 컨페티(confetti)가 흩날리는 런웨이, 관능적 실루엣, 타이트한 의상과 오버사이즈 아우터의 대비, 그리고 강렬한 비트의 음악.

이 쇼는 단순한 옷의 나열이 아니라, 패션이 기능성을 넘어 감각적 해방의 수단이 될 수 있음을 선언하는 순간이었다. 패션이 논리와 개념을 뛰어넘어,  ‘순수한 감각적 경험’으로 회귀해야 한다는 주장을 그 자체로 실현한 쇼였다고 할 수 있다.

패션은 왜 다시 감각적인 것이 되어야 하는가?

패션이 기능성과 논리적 해석의 틀 안에 갇히면서, 패션이 가진 직관적이고 본능적인 요소는 점점 약화되어 왔다. 이는 패션이 사회적 역할과 의미를 고민하면서 불가피하게 따라온 흐름이기도 했다.

✔ 지속 가능성과 실용성 중심의 디자인
✔ 젠더 뉴트럴을 지향하는 무채색 톤과 구조적 실루엣
✔ 개념과 메시지를 앞세운 아트 패션의 부상

물론 이러한 움직임이 패션을 더욱 깊이 있는 문화적 장르로 확장하는 데 기여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동시에, 패션이 가져야 할 ‘즉각적인 감각적 반응’, ‘시각적 쾌감’, ‘몸을 통해 느끼는 본능적인 기쁨’이 사라져가고 있다는 점도 부인할 수 없다.

쿠레주는 이번 컬렉션을 통해 패션의 본능적인 속성을 다시금 강조했다. 패션은 결국 몸을 감싸는 것이고, 이는 시각뿐만 아니라 촉각과 움직임, 경험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쿠레주 FW25: 패션이 유희적 경험이 될 수 있다는 증거

쿠레주의 이번 컬렉션은 패션이 단순한 ‘디자인’이 아니라, 몸을 통해 감각적으로 체험해야 하는 것임을 상기시키는 순간이었다.

✔ 컨페티가 흩날리는 런웨이, ‘입는 행위’를 넘어 ‘참여하는 패션’으로 확장
✔ 타이트한 실루엣과 오버사이즈 아우터의 극적인 대비, 감각적 긴장감 조성
✔ 깃털, 체인메일 등 촉각적 요소 강조, 패션이 단순한 시각적 경험이 아님을 시사

이번 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옷의 기능성이 아니라, 패션을 경험하는 방식이었다. 디 펠리체는 패션이 단순히 트렌드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몸과 감각, 공간을 통해 해방될 수 있는 존재임을 다시금 증명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단순한 쿠레주의 개별적인 실험이 아니라, 패션이 다시금 감각적이고 유희적인 성격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다.

Courrèges.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패션이 다시 즐거운 것이 될 수 있을까?

쿠레주의 FW25 컬렉션은 단순한 스타일링이 아니라, 패션이 지닌 놀이적 요소와 감각적 경험의 본질을 되찾기 위한 선언과 같았다. 그렇다면, 과연 패션은 다시 본능적이고 즐거운 것이 될 수 있을까?

✔ 기능성과 메시지 중심의 패션이 정점에 다다른 지금, 새로운 전환점이 필요하다.
✔ 패션이 ‘입는 것’뿐만 아니라, ‘체험하는 것’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 디지털과 물리적 경험이 결합된 ‘패션 쇼의 새로운 형식’이 등장할 것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쿠레주는 ‘패션은 축제처럼 즐길 수 있는 것’이라는 원초적인 감각을 되살리며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다.

패션이 논리적이어야 할 이유는 없다

패션이 반드시 의미가 있어야 할 필요는 없다. 패션이 언제부터 철학적 개념이나 정치적 메시지를 담아야만 가치 있는 것으로 평가받게 되었을까?

물론 패션은 단순한 소비재를 넘어, 사회적 담론을 형성하는 도구로 발전해왔다. 하지만 패션이 지나치게 무겁고 개념적인 방향으로만 흘러갈 때, 우리는 본질적인 질문을 던져야 한다.

“패션은 단순히 감각적이고 유희적인 것이 될 수 없는가?”

쿠레주는 이 질문에 대해 명확한 답을 내놓았다. 패션은 단순히 몸을 감싸는 것이 아니라, 감각을 자극하고, 움직임을 유도하며, 경험을 창출하는 것이라는 점을 상기시킨 것이다.

FW25 컬렉션이 보여준 것은 단순한 스타일링이 아니라, 패션이 하나의 축제이자, 유희의 공간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이 메시지는, 지금의 패션계가 잊고 있던 가장 중요한 본질을 일깨운다.

✔ 패션은 논리적일 필요가 없다.
✔ 때로는 패션이란, 그냥 즐겁고, 감각적이며, 유희적인 것일 수도 있다.
✔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패션이 가진 가장 근본적인 힘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