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N 기획] 2025 S/S 패션 트렌드 분석: 드리스 반 노튼, 마지막 무대에서 남긴 유산

예술적 실험과 감각적 조형미의 결정체

2025-03-15     임우경 기자
Dries Van Noten (드리스 반 노튼). 사진=예림출판사(Yelim Publishing),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임우경기자] 2025년 봄/여름 시즌, 드리스 반 노튼이 자신의 마지막 컬렉션을 발표하며 패션계는 한 시대의 끝을 목격했다. 강렬한 텍스처, 창의적인 색채 조합, 그리고 지속가능한 소재 활용으로 구성된 이번 컬렉션은 단순한 이별을 넘어, 패션이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에 대한 철학적 성찰이었다. 벨기에 출신 디자이너이자 미학적 실험가로 평가받는 드리스 반 노튼은 마지막 무대에서 패션이 단순한 의복을 넘어 감각적 경험이 될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컬렉션의 핵심은 빛과 질감이 교차하는 구조적 패브릭의 활용, 색과 텍스처가 만들어내는 회화적 조형미, 그리고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디자인 철학에 있었다. 시퀸 장식의 파이톤 패턴과 매트한 스팽글 원단을 통해 패브릭의 감각적 효과를 극대화했고, 섬세한 색채의 충돌과 융합을 통해 패션이 시각적 예술이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강렬한 텍스처의 실험: 빛과 그림자가 만든 조형적 패션

드리스 반 노튼은 늘 소재와 표면의 질감을 탐구하며 패션을 감각적으로 확장하는 데 집중해왔다. 이번 컬렉션에서도 텍스처가 단순한 표면적 장식이 아닌, 빛과 그림자의 관계를 조형적으로 표현하는 방식으로 사용되었다.

특히, 시퀸 장식의 파이톤 패턴은 단순한 동물 프린트를 넘어, 움직임에 따라 색과 텍스처가 변하는 입체적 시각 효과를 창출했다. 이는 단순한 장식적 요소를 넘어서, 패션이 조각처럼 공간 속에서 변주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실험적 접근이었다.

또한, 매트한 스팽글 원단이 주요 요소로 활용되었다. 일반적으로 반짝이는 시퀸이 빛을 반사하며 화려함을 강조하는 데 비해, 이번 컬렉션에서는 매트한 질감의 스팽글을 사용하여 빛을 흡수하고 색의 깊이를 더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이를 통해 실루엣이 단순할수록 소재가 강조되며, 움직임과 조명에 따라 섬세한 색채 변화가 일어나는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했다.

드리스 반 노튼은 이번 컬렉션을 통해, 패션이 단순히 형태와 색의 조합이 아니라, 텍스처와 빛이 만들어내는 감각적 경험임을 증명했다.

Dries Van Noten (드리스 반 노튼). 사진=예림출판사(Yelim Publishing),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색채의 충돌과 조화: 회화적 감각을 입히다

색채는 드리스 반 노튼이 가장 독창적인 방식으로 다루는 요소 중 하나다. 마지막 컬렉션에서도 색과 패턴의 대조적 조합을 통해, 색채가 패션의 구조적 요소가 될 수 있음을 입증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이번 컬렉션에서는 강렬한 원색과 뉴트럴 톤의 조화가 돋보였다. 블랙, 베이지, 그레이 같은 전통적인 뉴트럴 컬러 위에 형광 오렌지, 선명한 에메랄드 그린, 깊이 있는 버건디가 레이어드되며 색의 밀도를 높였다. 또한, 물과 대지를 연상시키는 블루와 테라코타, 황금빛 노을을 닮은 옐로우와 브라운의 자연적 색채 조합이 인상적으로 사용되었다.

색채 조합은 단순한 배색이 아니라, 프린트와 텍스처의 상호작용을 통해 입체적 효과를 형성하는 방식으로 접근되었다. 이는 기존의 단순한 색 대비에서 벗어나, 빛과 그림자 속에서 색이 조형적 요소로 기능하도록 유도하는 전략적 기법이었다.

드리스 반 노튼이 구축한 색채 세계는 단순한 스타일링의 도구가 아니라, 패션이 색을 통해 감각적이고 회화적인 경험을 전달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개념적 실험이었다.

지속가능한 패션과 감각적 디자인의 균형

드리스 반 노튼은 마지막 컬렉션에서도 지속가능한 패션에 대한 철학적 접근을 강조했다.

이번 컬렉션에 사용된 원단은 대부분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생산된 소재였으며, 염색 기법에서도 천연 염료와 저탄소 공정을 활용하는 방식이 적용되었다. 또한, 과거 시즌의 원단을 업사이클링하여 새로운 형태로 제작하는 방식이 도입되면서, 패션의 유산을 물리적으로 재구성하는 실험적 시도가 이루어졌다.

이러한 접근은 단순히 친환경적인 선택이 아니라, 패션이 산업적 가치와 윤리적 가치를 동시에 충족할 수 있는지를 고민하는 과정이었다. 지속가능한 패션이 윤리적 책임을 넘어 미학적으로도 얼마나 혁신적일 수 있는지를 탐구한 점에서, 이번 컬렉션은 더욱 의미가 깊다.

Dries Van Noten (드리스 반 노튼). 사진=예림출판사(Yelim Publishing),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드리스 반 노튼이 남긴 유산, 패션의 본질을 탐구한 디자이너

드리스 반 노튼의 마지막 컬렉션은 단순한 작별 인사가 아니라, 패션이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를 묻는 철학적 메시지였다.

그는 패션을 통해 단순한 아름다움을 제안하는 것이 아니라, 색과 텍스처, 빛과 그림자의 관계를 탐구하며 패션을 하나의 감각적 예술로 발전시켰다.

✔ 패션을 회화적이고 조각적인 경험으로 확장한 디자이너
✔ 색채와 질감의 실험을 통해 패션이 감각적 경험이 될 수 있음을 증명
✔ 지속가능성을 미학적 요소와 결합하여 새로운 디자인 언어를 창출

드리스 반 노튼은 마지막까지도 패션이 단순한 소비재가 아니라, 시대의 흐름을 담는 감각적 예술임을 입증하는 작업을 멈추지 않았다.

그의 퇴장은 단순한 마무리가 아니라, 패션이 예술과 감각의 영역에서 어떻게 진화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지향점이었다. 남겨진 유산은 특정한 스타일에 국한되지 않고, 패션이 시대적 흐름과 철학적 사유를 담아내는 매체로서 작동할 수 있음을 입증한 결과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