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트렌드] 대방건설 수사, 공공택지 전매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내다

부당지원의 고리, 한국 부동산 개발의 맹점을 비추다

2025-03-09     박준식 기자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가 본격적인 강제 수사에 착수  사진=검찰 / 편집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박준식기자] 한국 부동산 개발의 핵심은 ‘공공택지’에 있다. 정부가 개발해 공급하는 이 땅은 주택 시장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무주택 서민을 위한 공공성을 담보하는 중요한 자원이다. 그러나 대방건설이 이 공공택지를 총수 일가가 지분을 가진 계열사에 유리한 방식으로 전매하며 사적 이익을 극대화했다는 혐의가 제기되었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가 본격적인 강제 수사에 착수하며, 공공택지가 특정 기업의 내부거래를 통해 사실상 ‘사유화’되는 현실이 다시 한번 드러났다. 이 사건은 단순한 위법 행위가 아니라, 부동산 시장의 공공성과 공정성을 해치는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다.

공공택지 전매, ‘시장 질서’가 아니라 ‘사적 이익 극대화’의 수단이었나

공공택지는 민간 기업이 무분별한 토지 투기를 벌이지 못하도록 정부가 관리하는 개발용 토지다. 그러나 대방건설은 마곡, 동탄, 전남 혁신도시, 충남 내포 등 개발 호재가 풍부한 핵심 입지의 공공택지를 확보한 뒤, 총수 일가가 지분을 가진 대방산업개발과 자회사 5곳에 전매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에 따르면, 대방산업개발은 2015~2023년 매출액의 57%에 달하는 1조1023억 원을 이 전매를 통해 확보했다. 대방산업개발의 5개 자회사는 같은 기간 매출 5113억 원 전부를 공공택지 거래로 발생시켰다. 이는 사실상 공공택지를 이용해 총수 일가 계열사의 성장 기반을 다진 것이나 다름없다.

공공택지 전매의 구조적 문제

▶‘입찰’이 아니라 ‘특혜’로 이어지는 구조
공공택지는 경쟁 입찰을 통해 공급된다고 하지만, 실상은 대형 건설사들이 선점한 뒤 계열사에 유리한 방식으로 매각할 수 있는 구조적 허점이 존재한다.

▶공공택지의 ‘이익’을 민간 기업이 독점
대방건설은 “개발 호재가 풍부해 상당한 이익이 예상된다”는 내부 평가를 내린 상태에서, 이 땅을 총수 일가 계열사에 넘겼다. 이는 공공택지를 활용한 시장 개입이 오히려 특정 기업에 이익을 집중시키는 기제로 작용했음을 의미한다.

▶시장 경쟁을 저해하는 내부거래
공공택지는 원래 경쟁을 통해 배분되어야 하지만, 특정 계열사 간 거래가 반복되면 다른 기업이 진입할 기회를 원천 차단하게 된다. 이는 공정한 시장 질서를 훼손하는 행위로, 공정거래법이 금지하는 전형적인 ‘부당 지원’ 사례로 볼 수 있다.

‘공공’을 사유화하는 대기업들의 반복된 행태

대방건설 사례는 한국 부동산 개발업계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문제의 전형적인 사례다. 과거에도 대기업들은 총수 일가가 지분을 가진 계열사를 통해 공공택지와 개발 이익을 내부로 흘려보내는 방식, 자회사를 통해 분양을 진행한 후, 분양 이익을 내부에서 순환시키는 방식을 활용해 사적 이익을 극대화해왔다.

유사 사례

✔ 2018년, 대형 건설사 A사는 공공택지를 자회사에 헐값에 넘긴 후 고가 분양을 진행해 수천억 원의 이익을 남긴 것이 적발됐다.
✔ 2020년, B사는 정부로부터 공급받은 택지를 계열사 간 전매한 후, 인위적으로 분양가를 높여 시장 가격 왜곡을 초래했다.

 

이러한 내부거래 방식은 법적으로 규제 대상이지만, ‘지분 구조 변경’ ‘제3자 명의 사용’ 등의 방식을 활용해 규제를 피해왔다.

이제는 단순한 사건이 아니라, 공공택지를 사유화하는 대기업들의 행태를 근본적으로 차단할 제도적 대책이 필요하다.

이번 사건이 던지는 시사점: 공공택지 제도의 전면 개편이 필요하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공정거래법 위반이 아니라, 공공택지 제도 전반의 문제점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신호다.

✔ 공공택지 공급 과정의 투명성 확보

총수 일가 계열사의 참여 제한 및 공공택지 전매 규정 강화

공공택지 입찰 및 공급 과정의 전면 공개,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 도입

✔ 내부거래 규제 강화 및 처벌 수위 상향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경우, 단순 벌금이 아니라 해당 택지의 개발 및 분양 이익 환수 조치

공공택지를 활용한 내부거래 적발 시, 경영진 직접 형사 처벌 도입

✔ 공공택지의 공공성 회복을 위한 제도 개혁

일정 비율 이상 공공주택 건설 의무화 및 민간 건설사 배정 비율 조정

공공기관의 지속적인 감시를 위한 독립 감시 기구 설립

 

정부가 단순히 ‘사후적 처벌’에만 머무른다면, 비슷한 사례는 끊임없이 반복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공공택지를 이용한 불공정 거래를 원천 차단하는 구조적 개혁이다.

한국 부동산 시장의 미래: 공공성을 강화해야 한다

이번 사건은 한국 부동산 개발 시장에서 ‘공공’과 ‘사적 이익’이 어떻게 충돌하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다.

현재 공공택지 제도는 대기업들의 ‘합법을 가장한 내부거래’를 막기에는 허술한 측면이 많다. 이에 따라 공공택지의 사유화를 막기 위한 정책적 개입이 반드시 필요하다.

공공택지는 공공의 자산이다. 기업의 사적 이익을 위해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국민 주거 안정과 부동산 시장의 공정성 확보를 위해 기능해야 한다. 정부와 공정위, 검찰이 이번 사건을 통해 보여줄 태도는 향후 부동산 시장이 ‘공공성’을 회복할 수 있을지의 분기점이 될 것이다. 이제는 단순한 단속이 아니라, 공공택지 제도의 본질을 다시 설계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