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의 저항성과 재생력, ‘뿔 난이들’이 증명하는 창작 단막극의 현재

2025년 창작 단막극 축제, 연극이 시대를 반영하는 방식

2025-03-12     박준식 기자
5회 창작 단막극 축제 ‘뿔 난이들’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온넬: ONNEL] 원근희 대표

[KtN 박준식기자] 연극은 시대의 거울이다. 그 거울이 보여주는 모습은 때로는 고통스럽고, 때로는 희망적이며, 무엇보다 현실을 정면으로 마주한다. 2025년 제5회 창작 단막극 축제 ‘뿔 난이들’이 오는 3월 18일부터 4월 20일까지 대학로 드림시어터 소극장에서 열린다. 극단 불과 드림시어터 소극장이 공동 주최하는 이번 축제는 단순한 연극 공연을 넘어 사회적 문제에 대한 발언, 예술적 저항, 그리고 연극적 실험이 공존하는 장으로 기능할 전망이다.

이번 축제에는 혜화살롱, 불, 비온뒤, 휘파람, 드림 퍼포먼스, 같이 날자, 민, 느낌, 시반컴퍼니, MIR 등 10개 극단이 참여해 20편의 단막극을 선보인다. ‘뿔 난이들’이라는 제목이 암시하듯, 이들은 단순히 연극을 무대에 올리는 것이 아니라 현실에 대한 직접적인 질문을 던지고, 무대를 통해 사회와 정면으로 대결하려 한다. 단막극이라는 짧지만 강렬한 형식을 통해, 이들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더욱 선명하게 다가온다.

단막극, 연극의 가장 직접적이고 순수한 형태

▶짧은 형식 안에 담긴 거대한 서사와 감각적 실험

단막극은 하나의 긴 이야기보다 순간적인 감각과 강렬한 주제를 전달하는 데 특화된 형식이다. 최근 한국 연극계에서는 단막극의 부활이 눈에 띄게 감지된다. 이는 단순한 창작 트렌드의 변화가 아니다.

경제적, 공간적 제약 속에서 찾은 돌파구

대형 상업극이 점점 극단과 창작자들의 주요 선택지가 되어가는 가운데, 독립 창작자들에게 단막극은 창작의 자유를 유지할 수 있는 대안적 형식이 되었다. 제작비와 공간의 한계를 극복하면서도,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효율적인 형식이기 때문이다.

집중된 감각과 응축된 표현 방식

단막극은 서사의 압축을 요구한다. 따라서 불필요한 장면을 제거하고, 오로지 핵심적인 감각과 메시지만 남긴다. 이 과정에서 관객들은 기존의 장편극과는 다른 몰입 경험을 하게 된다.

사회적 메시지를 날카롭게 담을 수 있는 형식

사회적 이슈를 다루는 작품일수록, 장편극보다 단막극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이는 뉴스의 헤드라인처럼, 짧지만 강렬한 문제제기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현대적 관객의 감각과도 맞아떨어진다.

 

‘뿔 난이들’이 던지는 질문: 분노에서 희망으로?

▶사회적 저항과 예술적 승화 사이에서 연극이 하는 역할

‘뿔 난이들’이라는 제목이 암시하듯, 이 축제는 단순한 연극 페스티벌이 아니라 *현대 사회에 대한 연극인들의 ‘저항’이자 ‘표현 방식’이다. 그렇다면, 이들이 연극을 통해 궁극적으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인가?

이번 축제의 참여 극단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현실에 대한 저항과 희망을 이야기한다.

현실을 냉철하게 해부하는 극단

어떤 극단은 동시대의 정치적·경제적 문제를 풍자하며, 사회의 부조리를 연극적 언어로 해석한다. 이 과정에서 블랙코미디, 실험극 형식이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분노를 감각적으로 표출하는 극단

또 어떤 극단은 무대의 시각적·청각적 요소를 적극 활용해, 관객들이 직접 ‘분노’를 체험하도록 만든다. 이는 연극적 형식을 넘어, 퍼포먼스와 시각예술의 요소까지 결합된 실험적 시도로 나타날 것이다.

희망의 가능성을 찾는 극단

반면, 이 모든 분노와 비판 속에서도 변화의 가능성을 이야기하는 극단들이 있다. 이들은 연극이 단순한 고발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대안적 사고를 유도할 수 있는 장치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줄 것이다.

 

결국 ‘뿔 난이들’의 연극들은 관객들에게 묻는다.
"우리는 단순히 화가 난 것인가, 아니면 변화를 원하고 있는가?"

전기광 예술감독 ‘뿔 난이들’이 제시하는 것은 연극이 현대 사회에서 어떤 기능을 할 수 있는지를 실험하는 무대.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대학로 연극 생태계와 독립 창작의 지속 가능성

▶단막극이 연극계를 바꿀 수 있을까?

단막극의 부흥이 단순한 일시적 현상에 그치지 않으려면, 독립 창작자들이 안정적으로 작품을 선보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뿔 난이들’과 같은 창작 단막극 축제는 이러한 변화의 중요한 시발점이 될 수 있다.

독립 극단들에게 창작과 발표의 기회를 제공

대학로 연극계는 점점 대형 기획 공연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 그 안에서 독립 극단들은 점점 설 자리를 잃고 있지만, ‘뿔 난이들’ 같은 축제는 이들에게 무대라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한다.

관객층 확대와 연극의 새로운 소비 방식 실험

짧고 강렬한 단막극은 현대 관객들의 소비 방식과도 맞닿아 있다. 이는 향후 연극이 대중과 소통하는 방식 자체를 바꿀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연극의 사회적 기능 회복

연극은 단순한 오락이 아니라, 동시대의 문제를 직면하고 이를 토론하는 공간으로 작동할 수 있다. 이번 축제가 그러한 흐름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연극의 본질적인 질문: 우리는 왜 이 무대를 보고, 또 만들고 있는가?

‘뿔 난이들’이 제시하는 것은 단순한 공연 목록이 아니다. 이 축제는 연극이 현대 사회에서 어떤 기능을 할 수 있는지를 실험하는 무대이기도 하다.

이번 축제의 단막극들은 관객들에게 사회적, 예술적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그 질문은 무대 위에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극장 밖으로 이어질 것이다. 연극이 여전히 유효한 예술적·사회적 언어라면, ‘뿔 난이들’은 그 유효성을 증명하는 또 하나의 계기가 될 것이다.

 ‘뿔 난이들’ 창작 단막극 축제는 3월 18일부터 4월 20일까지 대학로 드림시어터 소극장에서 진행되며, 티켓 예매는 인터파크와 대학로 티켓닷컴을 통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