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N 기획] 2024년 글로벌 미술 시장, ‘구매자 시장’으로 전환

거래량은 사상 최대, 하지만 고가 미술품 시장은 위축 2024년 미술 시장, 거래량 사상 최대치 기록 고가 미술품 거래 감소, 중저가 작품 시장 활황 글로벌 경영 불확실성과 미술 시장의 새로운 지형

2025-03-12     임민정 기자
르네 마그리트의 빛의 제국(The Empire of Lights.1954)이었다.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1억 2,100만 달러라는 역대급 가격에 낙찰됐다. 사진=magritte.com,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임민정기자]2024년 글로벌 미술 시장은 거래량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으나, 시장 구조가 급격하게 변화하며 ‘구매자 시장’으로 전환되었다. 고가 미술품 경매가 위축되는 가운데 중저가 작품 거래는 활발히 이루어졌으며, 이에 따라 시장의 양극화가 더욱 두드러졌다.

고가 미술품 거래 감소… 글로벌 미술 시장 규모 33.5% 축소

2024년 미술 경매 시장의 총 매출은 99억 달러로, 전년 대비 33.5% 감소했다. 이는 고가 미술품의 거래 감소가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10만 달러 이상 작품의 낙찰 건수는 17%, 50만 달러 이상 작품은 24% 줄어들면서 프리미엄 시장이 크게 위축되었다.

고가 미술품을 보유한 셀러들은 시장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작품을 매각하지 않는 전략을 선택했으며, 이에 따라 1억 달러 이상의 작품이 거래되는 사례가 극히 드물었다. 그러나 중저가 작품은 오히려 증가세를 보였으며, 60% 이상의 작품이 600달러 이하에 낙찰되는 등 ‘저가 미술품 시장’은 강세를 나타냈다.

804,000점 낙찰, 거래량 사상 최대… 온라인 경매 활황

비록 고가 미술품 시장이 위축되었지만, 경매 시장 전체 거래량은 80만 4천 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특히 온라인 경매의 활성화가 시장을 견인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5,000달러 이하 작품이 대량으로 거래되었으며, 이는 젊은 컬렉터와 신규 시장 참여자를 유입시키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 같은 흐름은 전통적인 미술 시장이 아닌, 보다 접근성이 높은 중저가 미술 시장이 확대되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미술품 구매가 더 이상 특정 부유층의 전유물이 아니라, 대중에게 더욱 개방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최근 런던 소더비 경매에서 장 미셸 바스키아의 1982년작 '젊은 부랑자로서의 예술가 초상'이 2,020만 달러에 낙찰되었다./사진=인스타그램갈무리,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낙찰률 33% 유지, 안정적인 시장 구조

작품의 전체 낙찰률도 33%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이는 2023년 38%였던 것에 비해 낮아진 수치로, 전반적인 시장의 유동성이 여전히 활발함을 의미한다. 특히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미술품 시장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은 다변화된 가격대의 작품 공급과 온라인 판매 플랫폼의 발전 덕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고가 미술품 시장 위축 속에서도 일부 작가들은 신기록 달성

고가 미술품 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작가들은 신기록을 세웠다. 르네 마그리트(René Magritte)의 L'Empire des Lumières (1954)는 1억 2,160만 달러에 낙찰되며 올해 가장 비싼 미술품이 되었다. 또한, 장 미셸 바스키아(Jean-Michel Basquiat)의 Untitled (ELMAR) (1982)가 4,647만 달러, 에드 루샤(Ed Ruscha)의 Standard Station (1964)이 6,826만 달러에 거래되며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1억 달러 이상 작품의 경매가 줄어들면서 뉴욕, 런던, 홍콩과 같은 주요 미술 시장의 하이엔드 거래는 둔화되었다. 반면, 스위스, 오스트리아 등 유럽 지역의 중저가 미술품 경매 시장은 오히려 성장세를 보이며 지역적 다변화가 이뤄지고 있다.

2025년 전망: 저가 시장의 확대와 프리미엄 시장 회복 가능성

2024년의 미술 시장 흐름을 고려할 때, 2025년에도 중저가 미술품 시장은 계속해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5,000달러 이하의 작품 거래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신규 컬렉터층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프리미엄 시장의 경우 2024년 하반기부터 소폭 반등 조짐이 나타났다. 11월 뉴욕 경매에서 The Empire of Lights (1954)가 1억 2,160만 달러에 낙찰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에 따라 2025년에는 주요 컬렉터들이 다시 하이엔드 작품을 시장에 내놓으면서 프리미엄 시장이 점진적으로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

이처럼 2024년 글로벌 미술 시장은 ‘판매자 시장’에서 ‘구매자 시장’으로 전환된 한 해였다. 경제적 불확실성 속에서도 시장의 구조적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중저가 미술품 시장의 확장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