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트렌드 기획] AI 혁신과 금융 시스템의 새로운 리스크

AI가 금융산업을 재편하다

2025-03-13     최기형 기자
생성형 인공지능(Gen AI)의 발전은 금융산업 전반에 걸쳐 구조적인 변화를 유발하고 있다. 사진=나스닥 유튜브 갈무리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최기형기자] 생성형 인공지능(Gen AI)의 발전은 금융산업 전반에 걸쳐 구조적인 변화를 유발하고 있다. 주요 글로벌 금융기관들은 고객 경험 개선, 거래 효율성 향상, 리스크 관리 최적화를 위해 AI 기술을 적극 도입하고 있으며, 이는 금융 서비스의 자동화를 가속화하는 촉매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혁신이 금융 시장의 안정성을 위협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딜로이트 글로벌 분석에 따르면, 금융 산업 리더들은 AI가 금융 서비스를 혁신할 것이라 낙관하는 한편, 기술 부채 증가, 규제 준수 부담, 금융 시스템의 복잡성 심화 등의 문제를 동시에 우려하고 있다. 맥킨지 연구소는 AI 도입으로 인해 글로벌 은행업 수익이 향후 5년간 연평균 9%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씨티그룹(Citigroup)은 AI 기술이 2028년까지 은행 업계 수익을 2조 달러 규모로 확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러한 성장 전망에도 불구하고, AI가 금융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것인지, 혹은 예상치 못한 금융 위기를 촉발할 것인지에 대한 논쟁은 지속되고 있다.

금융 불안정성과 AI: 위기 촉진 요인인가, 해결책인가

AI가 금융 시장에서 새로운 위기를 촉진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은 그 처리 속도와 자동화된 의사결정 방식에 기인한다. 기존의 금융 위기는 인간 중심의 의사결정 과정을 거쳐 점진적으로 발생했으나, AI 기반 알고리즘이 주도하는 시장에서는 몇 초 만에 글로벌 금융 시스템이 붕괴될 수도 있다. 이는 금융 시장의 급격한 변동성을 초래하고, 금융기관의 유동성 위기를 가속화할 위험이 있다.

딜로이트 보고서,  AI가 금융 불안정성을 유발할 수 있는 주요 요인

▶자동화된 알고리즘 거래의 확산: AI가 대규모 자금 흐름을 자동으로 조정할 경우, 예상치 못한 시장 변동성을 촉진할 가능성이 크다.

▶데이터 편향과 금융 시스템 리스크: AI는 과거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하기 때문에, 금융 시장 내 새로운 변수나 예상치 못한 충격에 대해 취약할 수 있다.

▶금융 시스템 내 AI의 피드백 루프 형성: 다수의 금융 기관들이 동일한 AI 모델을 사용하여 시장 신호에 반응할 경우, 급격한 매도 또는 매수세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여 금융 위기가 촉진될 수 있다.

 

반면, AI가 금융 시장을 보다 안정적으로 만들 수 있다는 주장도 존재한다. AI는 금융 사기 탐지 및 자금 세탁 방지에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으며, 정교한 분석 모델을 통해 금융기관이 리스크를 사전에 감지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AI 기반의 리스크 분석 도구는 금융 기관들이 보다 정확한 리스크 평가를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해 금융 안정성을 강화할 가능성도 있다.

금융 산업 내 AI 도입 확산과 핵심 과제

2024년 초반만 해도 주요 글로벌 은행들 중 AI 도입을 위한 로드맵을 구축한 곳은 6%에 불과했으나, 불과 1년 만에 AI 기술 도입이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 특히, 금융 기업들은 머신러닝(ML), 자연어처리(NLP), 생성형 AI 도구를 활용해 금융 거래를 자동화하고, 고객 경험을 개선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딜로이트의 2025년 금융산업 전망에 따르면, AI 도입이 금융사기 방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리스크 분석 등 실질적인 영역에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금융기관이 AI를 성공적으로 도입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핵심적인 도전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데이터 거버넌스 강화: AI의 신뢰성과 정확성을 보장하기 위해 금융 기관들은 데이터 품질과 보안 관리를 철저히 강화해야 한다.

▶금융 규제 준수 문제: 금융 당국은 AI 기반 금융 서비스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법적 준수 전략이 필요하다.

▶레거시 시스템의 현대화: 기존 금융 시스템과 AI 기술의 통합을 위해서는 대규모 인프라 개선이 필수적이다.

▶AI 윤리 및 책임성 확보: AI가 자율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릴 경우, 금융 안정성을 저해하지 않도록 윤리적 가이드라인과 통제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금융 규제와 AI: 새로운 거버넌스 모델이 필요하다

기존 금융 규제 모델은 인간 중심의 의사결정을 기반으로 설계되었으나, AI가 금융 의사결정을 주도하는 환경에서는 기존 규제 체계가 적절히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AI 기반 금융 시장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

▶AI 기반 리스크 감시 시스템 구축: 금융 규제 당국이 AI를 활용하여 시장 내 이상 징후를 실시간으로 탐지하고 대응하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AI 모델의 투명성 확보: 금융 기관은 AI 알고리즘이 의사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설명 가능성을 강화해야 한다.

▶금융 시장 내 AI 상호작용 관리: 다수의 금융기관이 동일한 AI 모델을 사용할 경우, 금융 시장의 변동성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중앙 통제 시스템이 필요하다.

AI 금융 혁신과 위기의 경계에서

AI는 금융 산업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으며, 향후 5년간 AI 기반 금융 혁신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AI가 금융 시스템의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예상치 못한 금융 위기를 촉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융 기관들은 AI 도입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한편, 금융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한 철저한 리스크 관리 전략을 병행해야 한다. AI와 금융이 공존하는 시대에서, 새로운 규제 모델과 거버넌스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