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트렌드 기획③] 청년 유권자의 양극화, 세대가 아니라 감각이 정치의 선을 가른다

– 2030 남성은 오른쪽으로, 여성은 왼쪽으로… 정치의 단일 세대 프레임은 무너졌다 같은 세대, 다른 방향… 청년층은 더 이상 하나의 정치 집단이 아니다

2025-03-23     박준식 기자

 

[KtN 박준식기자] 차기 대선을 앞두고 청년 유권자는 결코 하나의 흐름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이번 전화면접조사에서 18~29세 남성층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38.2%, 더불어민주당은 24.8%. 반면 동일 연령대 여성층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50.3%, 국민의힘은 16.5%에 불과했다.

2030세대를 하나의 통일된 정치 주체로 바라보는 프레임은 이미 오래전에 파괴됐다. 이제 정치는 ‘MZ’라는 추상적인 단어로 청년을 포섭할 수 없다. 동일한 세대 내부에 존재하는 정치적 감수성의 균열, 그것이 현재 청년층 유권자 지형의 가장 본질적인 특징이다.

20대 남성은 ‘공정’의 언어를 선택했고, 여성은 ‘공감’의 정치를 택했다

정치적 균열은 단지 정책 선호가 아니라 정치적 감정의 방식 차이에서 비롯된다. 20대 남성 유권자들이 국민의힘을 더 지지하는 경향은 단순한 보수화가 아니라, 기성 정치의 ‘공정성 결핍’에 대한 대체 선택으로 읽어야 한다.

반면 청년 여성층은 사회 구조와 정치 제도의 불평등을 해결하는 언어에 민감하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감수성에 어느 정도 호응해왔으며, 이는 여성 유권자들 사이에서의 지지 기반으로 작용했다. 따라서 이 차이는 ‘보수 대 진보’의 대립이 아니라, 정치적 접근 방식과 감정 처리의 방식이 달라졌다는 구조적 현상이다.

 정당은 왜 청년층의 이중 신호를 해석하지 못했는가

정치권은 오랫동안 청년층을 ‘분노하거나 냉소하는 세대’로 대상화해왔다. 그 결과는 정책은 있었지만 대화는 없었고, 구호는 있었지만 공감은 없었던 정치의 실패다. 특히 국민의힘은 청년 남성의 정서에는 부분적으로 호응했지만, 이를 ‘포섭 전략’으로만 소비하면서 20대 여성층, 대학생층, 사회초년생과의 접점을 상실했다. 민주당은 여성 유권자의 감정선을 일정 부분 읽었지만, 청년 남성층의 탈이념적 불만과 공정성 문제에 대한 정교한 접근에는 실패했다.

청년의 언어는 단순히 불만이 아니라 질문이다.
정당은 이 질문에 끝까지 귀를 기울였는가?

정치 감수성의 지형도: ‘성별 정치’는 이제 피할 수 없는 변수다

이번 조사 결과는 단순한 성비 구도에 머무르지 않는다. 젠더 정치라는 ‘불편한 진실’이 대선에서도 핵심 변수로 작동할 수 있음을 예고한다. 더 이상 정치는 ‘성별을 언급하지 않고 청년을 논하는 것’이 가능한 시대가 아니다. 정당이 이 양극화를 무시한다면, 청년층 전체를 잃게 된다. 양측 감수성에 정직하게 접근하고, 청년 내부의 차이를 이해한 정당만이 청년 전체를 설득할 수 있다.

청년층은 ‘정당의 응답 방식’을 보고 있다

2030 유권자는 더 이상 미래의 유권자가 아니다. 그들은 지금 정치적 선택을 내리고 있고, 그 기준은 세대나 이념이 아닌 감각과 경험, 언어와 태도에 달려 있다. 정당은 묻지 말고 먼저 설명해야 한다. 청년은 단순히 표가 아니라, 미래 정치의 감도(感度)를 보여주는 리트머스 시험지다. 지금 그 감도는 성별과 이슈, 태도에 따라 다르게 반응하고 있다.

정치는 청년을 대변할 수 없다. 다만, 진심으로 듣고 반응하는 태도만이 청년에게 선택받을 수 있다.

이번 여론조사는 (주)여론조사꽃에서 2025년 3월 17일~3월20일 4일간 CATI 방식으로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를 대상으로 실시했다. 3,004명이 참여했으며, 응답률은 14.5%를 기록했다. 표본오차는 ±1.8 %포인트(95% 신뢰수준)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