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 트렌드 기획: 총론] 국민은 묻고 있다, “이 정권은 과연 헌정질서를 지킬 자격이 있는가”
탄핵, 선고, 계엄령…분절된 이슈 너머, 드러난 하나의 민심 구조 — ‘신뢰의 상실’
[KtN 김 규운기자] 2025년 봄, 대한민국 정치의 중심에 자리한 것은 정당 간 경쟁도, 대통령의 지지율도 아니다. 지금 국민이 직면한 본질은 보다 근원적이고 구조적인 문제다. 권력이 헌정 질서 위에 군림하려 할 때, 국민이 그것을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 지금 제기되고 있다.
‘여론조사 꽃’이 실시한 일련의 조사들은 이 질문에 대한 국민의 응답을 분명히 보여준다. 그 메시지는 명료하다. 이 정권은 더 이상 국민적 신뢰 위에 존재하지 않는다.
탄핵 찬성 66.7%…‘정권에 대한 심판’에서 ‘리더십에 대한 파기’로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는 응답이 66.7%에 달했다는 결과는 단순한 정치적 비판의 수위를 넘어선다. 이는 정당 교체를 원하는 수준이 아니라, 대통령의 통치 자격 자체를 회수해야 한다는 국민적 판단이 작동하고 있다는 신호다. 특히, 무당층과 중도층에서도 찬성 여론이 압도적으로 높았다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정권에 대한 정파적 반감이 아닌, 리더십 자체에 대한 근본적 회의로 볼 수 있다.
헌재 선고 요구 77.6%…법률의 시간, 민심은 기다리지 않는다
‘헌재가 탄핵 선고를 신속히 내려야 한다’는 응답이 77.6%에 달했다. 이는 ‘정치적 안정’이 아닌 ‘법적 판단’을 요구하는 민심의 긴박한 메시지다. 다시 말해, 국민은 탄핵 사안의 경중이 아니라, ‘판단의 유예’ 자체가 국가 시스템의 불안정성을 더 심화시킨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보수층 내에서도 ‘빠른 선고’를 지지하는 응답이 다수였다는 점이다. 즉, 여야의 유불리 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기능이 마비된 상태를 언제까지 허용할 수 있느냐는 국민적 피로의 임계점이 반영된 결과다.
계엄 우려 63.5%…복귀 이후마저 신뢰받지 못하는 리더십
윤 대통령이 복귀할 경우, 계엄령 재선포 가능성이 있다는 응답이 63.5%, 그중 44.7%는 “매우 크다”고 응답했다. 이는 단지 불안한 상상이 아니다. 권력에 대한 제도적 통제력 상실에 대한 국민의 집단적 우려가 임계치에 다다랐다는 방증이다.
즉, 헌법재판소가 탄핵을 기각하더라도, 그 결정이 정권의 정당성을 회복시켜주지 못할 것이라는 국민의 냉정한 전망이 담겨 있다. 복귀 자체보다 복귀 이후를 믿지 못하는 심리, 그것이 지금의 여론이 발산하고 있는 깊은 구조다.
민심의 구조적 분기…지지율, 피로감, 정당성 모두 붕괴 단계
정당 지지도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격차는 16.2%p로 벌어졌고, 정권 교체 여론은 67.2%로 압도적이다. 이는 지지율의 등락을 넘은 구조적 민심 이반으로 해석해야 한다. 탄핵 찬성, 조속 선고 요구, 계엄 우려, 그리고 정권 교체 요구는 분절된 이슈가 아니다. 이들은 한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 ‘윤석열 체제의 종결’이라는 구조적 여론의 추다.
탄핵은 ‘대통령에 대한 심판’이 아니라, 국민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장치
지금 여론은 정치적 대결이 아니라 헌정 질서의 수호를 위한 마지막 방어선에 가깝다. 국민은 질문하고 있다. “이 정권은, 복귀 이후에도 헌법 위에서 작동할 것인가. 다시 통제될 수 있는 정권인가.” 그 질문에 대한 다수의 응답은 이미 '아니오'다.
탄핵은 이 정권에 대한 징벌이 아니다. 민주주의의 자기 보존 작용이자, 국민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최종 수단이다. 헌정은 종이 위에만 존재하지 않는다. 국민의 신뢰 없이는, 헌정도 통치도 존재할 수 없다. 지금, 그 신뢰는 이미 철회되었다.
이번 여론조사는 (주)여론조사꽃에서 2025년 3월 21일~3월22일 2일간 CATI 방식으로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를 대상으로 실시했다. 1,008명이 참여했으며, 응답률은 13.6%를 기록했다. 표본오차는 ±3.1 %포인트(95% 신뢰수준)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