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nd Insight③] 실루엣의 해체, 권위의 전복

MIU MIU, 복식 구조를 파괴하며 재정의하는 젠더와 일상성

2025-03-25     임우경 기자
Miu Miu (미우미우). 사진=예림출판사(Yelim Publishing),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임우경기자] Miu Miu의 2025 S/S 컬렉션은 단순한 스타일링을 넘어 복식의 구조 자체를 해체하는 전략으로 읽힌다. 전통적인 실루엣은 무너졌고, 계절의 경계는 희미해졌으며, 복장 규범에 대한 기대는 의도적으로 좌절된다.

프라다 그룹의 실험적 분신이라 불리는 Miu Miu는 이번 시즌, 패션이 규정해온 ‘옷 입는 방식’에 대한 사회적 통념을 뒤흔들며 몸의 자유, 일상의 불완전성, 그리고 젠더의 유동성을 복식 언어로 다시 말하고 있다.

파괴된 실루엣, 전복된 질서

이번 컬렉션은 익숙한 아이템들을 낯설게 재배열하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셔츠는 구겨졌고, 스커트는 엉덩이 아래로 흘러내렸으며, 오버사이즈 니트는 어깨에서 느슨하게 떨어진다. 이 의도적인 ‘무너짐’은 단순한 디컨스트럭션이 아니라, 몸에 맞지 않는 것에서 오는 해방감, 혹은 비정형적인 아름다움에 대한 선언으로 읽힌다.

특히 이 과정에서 Miu Miu는 ‘핏(fit)’의 개념 자체를 해체한다. 더 이상 실루엣은 이상적인 신체를 드러내기 위한 도구가 아니며, 오히려 의복이 주체를 어떻게 감싸고 놓치는가에 대한 질문이 된다. 이는 곧 복식의 권위 즉 옷은 이렇게 입어야 한다’는 규범에 대한 조용한 반항이다.

젠더와 일상성, 이중 해체의 전략

이번 시즌의 또 다른 핵심은 젠더의 유동성과 일상의 비형식성이다. Miu Miu는 오피스웨어, 언더웨어, 그리고 스쿨룩이라는 세 가지 상징적 영역을 불균형하게 혼합하며, 젠더 코드와 직장 내 권위 구조를 동시에 해체한다.

예컨대, 남성용 스트라이프 셔츠에 착용된 얇은 반투명 스커트, 정장과 함께 매치된 주름진 백팩과 맨발은, ‘사무적 신체’와 ‘사적인 존재’ 사이의 경계를 의도적으로 무너뜨린다. 이는 단순한 믹스매치가 아닌, 사회적 역할 기대와 복식 사이의 관계를 무력화시키는 젠더 비평적 서사로 작동한다.

Miu Miu (미우미우). 사진=예림출판사(Yelim Publishing),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복식의 미래는 ‘불완전한 몸’의 수용에서 출발한다

Miu Miu는 이번 시즌을 통해 하나의 중요한 선언을 던진다. 패션은 더 이상 완벽한 몸, 균형 잡힌 구조, 이상적인 실루엣을 중심에 두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비틀어진 구조, 느슨한 배열, 예측 불가능한 조합이야말로 동시대인의 몸과 감각을 더 정확히 반영한다.

이러한 흐름은 패션이 갖는 ‘권위적 태도’를 해체하는 동시에, 복식이 삶의 불완전성과 감정의 불규칙성을 얼마나 섬세하게 포용할 수 있는가에 대한 실험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Miu Miu가 제안한, 불안정하지만 진실된 실루엣이 있다.

MIU MIU의 2025 S/S는 복식 구조의 전복을 통해 실루엣의 미래를 묻는 시도였다. 완벽함이 아닌 흐트러짐, 균형이 아닌 유동성, 정답이 아닌 해체 속에서, 동시대 패션은 다시 ‘몸’을 중심에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