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트렌드 기획②] ‘윤석열 복귀’ 프레임과 계엄 음모론… 정치적 선동인가, 실체 있는 위기인가
“제2의 계엄 기획, 군사통치의 문턱” 정치권이 던진 ‘계엄’이라는 단어의 무게와 헌법 체제의 내구력
[KtN 박준식기자] 윤석열에 대한 탄핵 심판을 둘러싼 정치권의 격돌은 이제 ‘계엄 음모론’이라는 극단적 서사로 확장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와 김민석 최고위원은 잇따른 공식 발언에서 “윤석열 복귀 시도는 제2의 계엄을 향한 정치 작전”이라고 규정했다. 이는 단순한 대통령 복귀 저지를 넘어서, 대한민국 헌정 질서가 군사적 통치 구조로 후퇴할 수 있다는 ‘사법 쿠데타’ 수준의 위기의식이다.
‘계엄’이라는 단어가 지닌 상징적 파장
계엄은 단순한 헌법상 제도이기 이전에 한국 현대사에서 군사 쿠데타, 민주주의 훼손, 그리고 국가폭력의 상징이다. 이 단어가 주요 야당 지도부의 입에서 공식적으로 언급되었다는 사실은, 현재의 헌정 상태가 단순한 갈등을 넘은 ‘체제의 근간 위협’으로 해석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이를 “끔찍하고 무작위한 군사통치의 시작”이라 표현하며, 윤석열 복귀 시도가 헌법재판소의 구조를 고의로 흔들어 얻으려는 결과라고 주장했다.
‘마은혁 미임명’과 헌재 무력화 전략론
논란의 중심에는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임명 지연이 있다. 민주당은 이를 단순한 지연이 아닌, 4월 18일 임기 만료 예정인 재판관 2인의 공석을 이용한 전략적 공백 조성이라 규정한다. 즉, 대통령 권한대행이 두 명의 새로운 재판관을 임명함으로써 헌재의 구성 비율을 의도적으로 재편하고, 탄핵 기각 결정을 유도하려는 시도라는 것이다. 이러한 해석은 헌법기관 구성 자체가 ‘권력 유지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로 직결된다.
‘윤석열 복귀’ 프레임, 정치적 역공인가 헌정 수호인가
‘윤석열 복귀’는 단지 한 대통령의 정치적 재기 문제가 아니다. 민주당은 이를 국가 체제 전복의 출발점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헌재의 침묵과 행정부의 미이행이 총체적 설계 하에 움직이고 있다고 보고 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윤석열 복귀가 아니라면, 왜 이렇게 모든 것이 맞물려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한덕수 총리의 권한대행 체제가 전두환 시대의 최규하 체제와 닮아 있다고 경고했다.
체제 수호의 언어가 극단화될 때 발생하는 위험
계엄 음모론은 궁극적으로 체제 불신의 언어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계엄’이라는 용어를 사용해야 할 만큼 헌정질서에 대한 신뢰가 붕괴된 것은 위험 신호다. 특히, 대통령 권한대행이라는 임시 체제가 국가 최고권력과 사법 구조까지 관장하게 되는 현재의 구조는 제도적으로 명확히 정비되어 있지 않다.
이처럼 권한의 경계가 모호하고, 헌법기관 간 견제가 실질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상태에서는, 정치적 프레임이 실제 정책과 권력 작용을 압도할 수 있다. ‘복귀’와 ‘계엄’이라는 단어가 오가는 현실은 민주주의 체제가 감당할 수 있는 한계선을 시험하는 것이며, 이는 단지 대통령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헌법 체계의 내구력 자체를 위협하는 구조적 도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