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트렌드 기획⑥] Miista의 Nikoletta, 1980년대 스포츠 헤리티지와 수공예의 미래적 결합

복고 실루엣의 현대적 리뉴얼과 장인정신의 병렬 구성

2025-03-30     임민정 기자
사진=Miista ,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임민정기자] 런던 베스널 그린의 스튜디오에서 출발한 브랜드 Miista는, 첨단 기술 중심의 스니커 트렌드에 균열을 일으키는 방식으로 신작 ‘Nikoletta’를 발표했다. 이 컬렉션은 단순한 복고적 오마주가 아니라, 1980년대 복싱화와 축구화의 실루엣을 현대적 장인주의의 문법으로 치환한 실험적 모델이다. 기존의 퍼포먼스 기반 스니커 디자인이 대량 기술 집약형 생산으로 치달았던 것과 달리, Miista는 다시금 손끝의 기술과 소재의 정제성에 주목하며, 패션과 기능 사이의 새로운 균형점을 제안한다.

80년대 경기장 위의 미학, 일상으로 침투하다

Nikoletta는 1980년대 복싱 선수들과 축구 스타들의 풋웨어에서 착안한 복고적 실루엣을 기초로 하되, 이를 ‘조용한 디자인’ 전략으로 재해석했다. 폴드오버 텅(Fold-over tongue)과 고무 아웃솔은 과거 레슬링화의 요소를 연상시키지만, 이는 과잉 장식의 시대에서 벗어난 절제된 미니멀리즘으로 구현된다.

고트 레더로 완성된 바디는 수공예적 감성이 두드러지며, 블랙/화이트, 브라운/네이비, 올블랙이라는 세 가지 컬러웨이는 패션 소비자의 다양화된 감각을 고려한 절충형 미학을 보여준다. 단순한 컬러링이 아닌, 가죽의 질감과 광택이 미세하게 감정을 건드리는 방식이다.

장인의 손과 기술의 충돌점: Miista의 독립적 시선

Miista는 ‘기술이 혁신의 유일한 통로’라는 산업 논리에 이의를 제기한다. 창립자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로라 비야세닌은 “우리는 도착하지 않기로 결심했다”고 말하며, 끊임없는 시도와 불완전함 속의 완성이라는 미학을 제안한다. 이는 다분히 실험적이면서도 전략적인 스탠스다.

실제로 Miista는 소량 생산 체계를 유지하며, 이탈리아산 가죽과 현지 수작업 생산 방식에 집중한다. 이는 브랜드가 단순히 트렌드를 소비하는 플레이어가 아닌, '시스템 밖에서 진화를 설계하는 독립적 조형자'로 자리매김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다.

사진=Miista ,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스니커 문화의 전환점: 거대화와 소형화의 갈림길에서

현재 글로벌 스니커 시장은 하이테크 쿠셔닝, 탄소 섬유 구조, AI 기반 핏 조정 기술 등 기술 중심의 경쟁 구도에 치우쳐 있다. 이 흐름 속에서 Miista가 제시하는 ‘Nikoletta’는 소형 수공예 브랜드가 어떻게 현대적 감각을 보존하며 새로운 니즈를 창출할 수 있는지에 대한 해답이 된다.

특히 Nikoletta는 스니커를 기능 중심의 퍼포먼스 도구가 아닌, 감각적 정체성과 미적 기호로 받아들이는 새로운 소비자층을 겨냥한다. 고전적 실루엣이 패션 안에서 새롭게 소비되고, 오히려 ‘과거의 재구성’이야말로 동시대성을 가장 정확히 반영할 수 있다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다.

절제의 미학이 지닌 쾌감과 한계

Nikoletta의 디자인은 명확한 철학 아래 구현됐으나, 지나치게 절제된 외형은 일부 소비자에게 ‘개성이 부족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이는 장식적 요소에 익숙한 대중적 스니커 시장과의 괴리를 의미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반응조차도 Miista가 스니커 문법을 비틀고 있다는 방증일 수 있다.

이 브랜드는 스니커가 “가볍고 눈에 띄어야 한다”는 규범적 정의에서 벗어나, 가죽의 질감과 설계의 구조적 미묘함으로 감각을 자극하는 방식을 택한다. 이는 시각보다 감각, 트렌드보다 서사에 가까운 디자인 접근이자, 스니커 문법을 다시 써 내려가는 새로운 전개 방식이다.

스니커 디자인의 ‘장인화’, 그리고 감각적 소비의 부상

Miista의 Nikoletta는 단순한 복고 열풍에 편승한 제품이 아니라, 기술과 수공예의 균형을 중심으로 ‘장인화된 스니커 디자인’이 확산되는 흐름의 일부다. 고전 실루엣에 미래적 소재 활용이 결합되고, 브랜드의 정체성이 대량 생산 논리와 충돌하면서 하이엔드 독립 브랜드의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다.

궁극적으로, Nikoletta는 미래의 스니커 시장이 단순한 테크 경쟁이 아닌, 소재, 스토리텔링, 제작 방식의 감각적 총합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 제품은 더 빠르고 강한 것이 아닌, 더 의미 있고 느린 디자인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언어를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