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트렌드] 진실이 설득력을 잃어가는 사회, 머스크 트윗이 말하는 권력의 재구성

SNS를 통한 '권력의 연출'… 머스크 트윗이 말하는 진실과 허구 SNS 단문이 뒤흔든 국가 커뮤니케이션… 정치와 기술의 접경지대

2025-04-03     박준식 기자
트럼프, '일등 공신' 머스크의 2,500억 후원...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보답 사진=2024 11.06 일론머스크 엑스갈무리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박준식기자] 3일, 일론 머스크는 “Yeah, fake news.”라는 짧은 트윗으로 미국 정치권을 다시 긴장시켰다. 그가 공유한 내용은 백악관 대변인 카롤라인 레빗이 “머스크는 특정 임무 후 공직에서 물러날 것”이라는 발언을 통해, 머스크의 ‘정부 특별 고문’ 역할을 간접적으로 인정한 것이었다. 머스크의 반응은 해당 발언이 ‘가짜 뉴스’에 불과하다는 단정이었다. 이 짧은 부정은 사실 여부에 대한 명확한 반박도, 구체적 설명도 없이 여론을 단번에 굴절시켰다. 이는 오늘날 공적 권위의 재편이 ‘진실’이 아닌 ‘말하는 자의 힘’에 의해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술 권력의 정치화: 중립적 기술자에서 전략적 플레이어로

머스크는 더 이상 단순한 기술 기업인이 아니다. SpaceX, Tesla, X(구 트위터)의 총괄이자, 민간 우주산업과 인공지능 플랫폼,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를 동시에 장악한 권력자다. 트럼프 정부가 그를 기술 자문 이상의 인물로 활용하면서, 머스크는 ‘공직자’와 ‘사적 CEO’라는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상징이 되었다.

이번 ‘공직 이탈설’ 논란은 머스크가 단순히 백악관의 외부 조언자가 아닌, 실제 정책 과정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하고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다. 그리고 그는 이를 부정하는 방식조차, 제도적 경로가 아닌 사적 계정의 감정적 언어로 수행한다.

SNS는 새로운 통치 언어가 되었는가

“Yeah, fake news.”는 하나의 정치적 문장이다. 이 단순한 트윗은 정보의 진위를 따지기보다, ‘누가 말했는가’에 따라 해석이 달라지는 시대를 상징한다. 즉, 머스크가 말하는 순간, 그것은 진실의 문제를 넘어 권력의 문제로 전환된다. 백악관의 공식 입장과 언론 보도를 넘어, 개인 계정의 한 문장이 여론을 전환시키는 풍경은 SNS가 공공 커뮤니케이션을 대체하고 있는 현재를 선명하게 보여준다.

이것은 ‘직접 소통’이라는 미명 아래 제도적 검증과 언론 중재를 우회하는 탈중개 정치의 전형이다. 언론의 팩트체크보다 유명인의 감정이 더 빠르게 퍼지고, 더 강한 공감을 얻는 시대에 SNS는 통치의 언어로 변모하고 있다.

진실이 설득력을 잃어가는 사회, 그리고 민주주의의 불안정성

이 사건이 가장 뚜렷이 드러내는 현실은 바로 이것이다. 진실은 더 이상 설득력이 없다. 팩트보다 프레이밍이, 설명보다 감정이, 맥락보다 발화자의 위상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 백악관이든 머스크든, 동일한 사실을 기반으로 서로 다른 해석과 서사를 구성하고 있으며, 시민은 그 가운데서 ‘진실’이 아닌 ‘신뢰하고 싶은 말’을 선택하게 된다.

정치의 설득력은 정보의 정확성이 아니라, 누가 얼마나 인상적인 메시지를 선점하는가에 의해 결정된다. 그 결과 정치적 진위는 토론이 아닌 감정적 선택의 결과물로 전락하며, 이는 민주주의의 공적 담론 구조 자체를 침식시킨다.

‘머스크가 공직자인가 아닌가’는 핵심이 아니다.  우리가 진실을 믿지 않는 사회에서, 누가 권력을 갖는가?. 사진=X 갈무리,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머스크 현상은 구조다: 기술·정치 복합 권력의 작동 방식

머스크는 단순히 말을 많이 하는 인물이 아니다. 그는 말하는 플랫폼을 소유하고 있으며, 그 플랫폼은 여론의 흐름과 정책 아젠다를 실질적으로 결정짓는 힘을 갖고 있다. 머스크의 한 문장은 그 자체로 시장을 요동치게 만들고, 국제 외교 관계에도 여파를 미친다. ‘공직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제도권 그 누구보다 더 넓은 영향력을 행사한다.

이는 개인적 돌출이 아니라 구조적 변화다. 기술, 자본, 정보 플랫폼이 하나의 인물에 집약될 때, 그 인물은 기존 민주주의가 상정한 권력 분산의 원칙을 뛰어넘는다. 머스크는 바로 그 지점에 서 있다.

민주주의의 회복은 사실의 회복에서 시작된다

‘머스크가 공직자인가 아닌가’는 핵심이 아니다.  우리가 진실을 믿지 않는 사회에서, 누가 권력을 갖는가?

이제 언론은 단순한 정보 제공자가 아니라, ‘사실의 설득력’을 회복하는 전략적 기획자가 되어야 한다. 동시에 시민사회는 정보의 소비자가 아닌 ‘권력의 해석자’로서의 역량을 갖춰야 한다. 기술 권력과 정치 권력이 합쳐지는 이 시대에, 민주주의는 새로운 감시와 비평의 도구 없이는 작동하지 않는다.

머스크의 짧은 트윗은 하나의 발언이자 하나의 권력 작용이다. 머스크는 언어를 통제하지 않고, 진실을 통제한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마주한 위기는 그가 말하는 ‘가짜 뉴스’가 아니라, 진실 그 자체가 아무도 설득하지 못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