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트렌드 기획②] ‘생활친화형 정서’의 부상: Z세대가 선택한 예능인의 감정 언어

김민경·문세윤·홍현희… 웃음보다 ‘같이 웃어주는 사람’에 집중하다

2025-04-05     홍은희 기자
숏폼 콘텐츠 플랫폼 '펄스픽' 첫 미디어 론칭 데이에 드라마 '코드네임B: 국밥집요원들'의 주연배우 김민경, 이동원, 김산이 참석했다. /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홍은희기자] 2025년 예능 브랜드평판의 흐름은 단순한 인기 지표의 교체가 아니라, 소비 주체인 Z세대의 감정 구조가 어떻게 재구성되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문화적 증후다. 과거 예능 브랜드가 ‘카리스마’, ‘몰입감’, ‘주도력’ 등 중심성을 전제했다면, 이제 브랜드는 ‘친근성’, ‘낮은 진입장벽’, ‘정서적 평행’의 언어를 기반으로 확장되고 있다.

김민경, 문세윤, 홍현희는 예능 브랜드의 새로운 질서를 대표하는 상징적 인물로 읽힌다. 이들의 공통점은 명료하다. 강한 존재감이나 리더십이 아닌, 함께 웃고, 함께 먹고, 함께 불안해하는 감정의 ‘공유 가능성’이다. 이른바 생활친화형 감정코드의 시대, Z세대가 선택한 예능인의 조건은 달라졌다.

 ‘웃기는 사람’에서 ‘같이 웃어주는 사람’으로

예능 브랜드의 중심축은 더 이상 화제성과 웃음의 강도가 아니다. 김민경이 가진 브랜드는 ‘강한 먹방’의 아이콘이 아닌, 먹는 행위 속에서 정서적 안정감을 공유하는 구조로 진화했다. 과잉된 리액션보다, 타인의 감정에 실시간으로 맞춰주는 리듬을 통해 소통력을 키워왔다. 특히 최근 출연한 프로그램에서는 ‘혼자 밥을 먹는 순간의 외로움’을 유쾌하게 해석하면서, Z세대의 비혼·1인가구 정서와 감정적 교감을 실현하고 있다.

문세윤은 ‘맛있는 녀석들’로 대중에 각인되었지만, 브랜드 가치는 단순한 ‘먹방’ 콘텐츠에 있지 않다. 동료를 배려하는 태도, 오버하지 않는 유머, 실생활과 닿아 있는 표현법을 통해 정서적 피로감을 줄이는 방식의 유머 전략을 구사한다. 이는 Z세대가 피로를 느끼지 않고 편안하게 접속할 수 있는 브랜드 구조와 직결된다.

홍현희는 감정 표현의 진정성과 연속성으로 Z세대의 정서에 접속했다. 최근 육아와 일상을 소재로 한 프로그램에서 보여준 자연스러운 일상 공유와 감정의 허용성은, 자신을 보호하고 싶어하는 Z세대 정서와 강하게 호응한다. 즉, 이들은 예능인이라기보다 정서적 동반자로 읽히는 브랜드다.

감정의 ‘압도’보다 감정의 ‘이해’가 중요한 시대

Z세대는 감정 소비에서 ‘강한 자극’보다 ‘낮은 톤의 공감’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는 현재 예능 소비가 정서적 위안을 기반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2025년 브랜드소비와 브랜드이슈의 동반 하락은 자극적 콘텐츠에 대한 피로 누적을 의미하며, 반대로 소통과 확산의 상승은 감정 공유형 콘텐츠가 확산되고 있음을 방증한다.

이러한 흐름은 예능 프로그램의 구성 방식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과거의 포맷이 게임, 대결, 서열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정서적 리얼리티’와 ‘감정 흐름 기반 편집’이 중심이 된다. 출연진 간 감정선이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시청자의 감정을 추론하여 흐름을 설계하는 편집이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내 얘기 같아서 본다’: 감정 공명형 콘텐츠의 시대

Z세대는 콘텐츠를 ‘보는’ 것이 아니라 ‘거울처럼 비추는’ 경험으로 소비한다. 이들은 유명인의 카리스마에 감탄하기보다는, 나와 유사한 정서를 가진 누군가의 이야기를 통해 위로받는다. 김민경, 문세윤, 홍현희는 모두 이 점에서 ‘정서적 대리자’로 기능한다. 프로그램 속 그들의 말과 표정은 단지 개인의 표현이 아닌, 시청자의 불안·피로·소외감과 밀접하게 연결된 감정선이다.

이 같은 구조에서 예능 브랜드는 새로운 생존 전략을 요구받는다. ‘바쁘게 웃기는 사람’은 피로하게 느껴지고, ‘한 발 물러서서 들어주는 사람’이 브랜드 가치를 얻는 흐름은 더 이상 예외가 아니다. 이 지점에서 ‘공감력’, ‘자기노출의 진정성’, ‘감정 조절의 속도’는 예능 브랜드를 판가름하는 결정적 요인이 된다.

예능 브랜드의 미래는 ‘정서 설계 능력’에 달려 있다

Z세대는 예능인을 동경하지 않는다. 대신 ‘함께 있을 수 있는 사람’으로 간주한다. 이들은 자신의 감정을 존중받고 싶어하며, 예능인을 통해 사회적 불안이나 관계의 피로를 잠시라도 완충하고자 한다. 그렇기에 브랜드파워는 더 이상 기술적 역량이나 출연 횟수로 축적되지 않는다. 감정 설계 능력과 관계 유지의 정서적 진정성이 브랜드를 결정짓는 구조가 된 것이다.

김민경, 문세윤, 홍현희가 보여주는 감정 언어는 바로 이러한 Z세대 정서 기반 위에서 작동하고 있다. 이들은 강하지 않지만, 지치지 않으며, 무엇보다 대중과의 감정적 거리에서 ‘적당히 가까운 사람’이 되어준다. 그리고 바로 그 지점에서 브랜드는 살아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