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트렌드 기획⑧] 2025 예능 브랜드 지형도: 감정 설계, 플랫폼 유연성, 그리고 신뢰의 재구성

예능은 더 이상 웃기지 않는다. 감정의 구조를 만든다 2025 예능 브랜드 생존의 조건

2025-04-06     홍은희 기자
‘유퀴즈’ 한가인편 VOD 중단 이유… “‘대치맘’ 논란 아닌 AG 추가 협의 때문”  사진=2025 03.06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홍은희기자] 2025년, 예능 콘텐츠의 브랜드는 더 이상 단일한 얼굴로 설명되지 않는다. 고정된 포맷이나 유명 MC, 강한 존재감이 브랜드를 견인하던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 지금 예능 브랜드가 살아남는 조건은 훨씬 더 복합적이고, 감정적으로 정교해졌다.

‘이영자’의 브랜드 복귀, ‘나혼자산다’의 정서 피로, 김민경·문세윤의 생활친화형 공감력, 그리고 AI 캐릭터의 정서 설계까지. 이 일련의 흐름은 단편적인 소비 트렌드가 아니다. 브랜드란 무엇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정의가 바뀌고 있다는, 문화 산업 전반의 신호다.

구조적 변화 ① 감정 중심의 브랜드 재편

예능 브랜드의 중심은 ‘존재감’에서 ‘정서감’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5년 상반기 데이터는 이 점을 명확히 보여준다.

▶이영자는 감정 서사에 대한 민감도와 공감력을 앞세워 브랜드평판 1위에 올랐으며,

▶김민경·문세윤·홍현희는 ‘자극 없이 웃을 수 있는 사람’이라는 정서 안정성 기반의 브랜드로 주목받고 있다.

예능 콘텐츠는 웃기는 것이 아니라, 같이 웃을 수 있게 만드는 감정적 구조를 만들어야만 브랜드가 된다. 이는 단순한 캐릭터 구성이나 출연 분량과는 다른 영역의 브랜드 설계다.

구조적 변화 ② 포맷보다 리듬, 서사보다 감정선

‘런닝맨’이나 ‘미운우리새끼’와 같이 장기적으로 고정 포맷을 유지하는 프로그램의 하락은 단순한 콘텐츠 노쇠화의 문제가 아니다.

이들은 감정의 밀도와 변주 없이 포맷을 반복하는 구조 속에서 정서적 공감을 유실하고 있으며, 이는 브랜드 참여·소통 지수 하락으로 이어졌다.

반면 ‘전지적 참견 시점’은 감정 서사를 정교하게 재설계하며, 프로그램 고유의 관계 구조 안에서 감정의 리듬을 유연하게 조정해 브랜드 반등에 성공했다. 지금 예능은 서사보다 ‘정서 편집의 기술’에 의해 기억된다.

구조적 변화 ③ 크로스오버 생존 전략의 핵심은 정서 일관성

2025년 예능 브랜드는 플랫폼을 넘나들어 생존한다. 유튜브 클립, 숏폼 하이라이트, OTT 오리지널, SNS 인터랙션 콘텐츠까지. 그러나 확장되는 경로는 감정적으로 일치해야 한다. ‘나혼자산다’가 ‘혼자지만 함께 있는 감정’을 유지하며 다양한 채널에서 살아남는 반면, 일부 콘텐츠는 플랫폼 간 정서의 불일치로 인해 이탈과 피로를 낳고 있다.

예능 브랜드의 진짜 크로스오버는 기술이나 포맷이 아니라, 감정의 맥락을 플랫폼에 따라 재구성할 수 있는 유연성에 달려 있다.

구조적 변화 ④ AI 캐릭터의 등장과 진정성의 재정의

가상 인간과 AI 캐릭터는 이제 보조가 아니라 정서 설계자로 기능한다. 이들은 데이터 기반 감정 예측, 반응 조절, 개입 강도 조절을 통해 오히려 인간보다 더 일관되고 예측 가능한 감정 공감력을 보여준다.

2025년은 ‘진짜처럼 보이느냐’보다 ‘진정성 있게 설득하느냐’가 중요해진 해이며, AI가 그 조건을 일부 충족해가고 있다는 점은 예능 브랜드 생태계에서 매우 중대한 전환점이다.

2025 예능 브랜드 생존의 조건

정서적 일관성

– 브랜드는 얼굴이 아니라 감정이다. 정서의 색이 흔들리면 브랜드는 무너진다.

몰입 가능한 감정 리듬

– 예측 가능한 웃음보다, 감정의 여백을 어떻게 설계하는지가 브랜드의 몰입도를 결정한다.

다중 플랫폼에서의 감정 유연성

– 크로스오버는 기술이 아니라 맥락의 번역이다.

공감이 가능한 인간적 허용성

– 완벽함보다 불완전함, 과잉보다 허용이 있는 브랜드가 지속된다.

AI와 가상의 감정 설계 능력

– 브랜드의 진정성은 인간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AI도 브랜드가 될 수 있다.

 

예능 브랜드는 감정을 통과한 후에야 브랜드가 된다

예능 콘텐츠가 텍스트였다면, 이제는 정서적 인터페이스다. 기술, 포맷, 캐릭터를 넘어서서 얼마나 정서적으로 신뢰할 수 있느냐, 얼마나 감정적으로 함께 머물 수 있느냐가 브랜드의 성패를 좌우한다.

2025년의 예능은 더 이상 ‘재미’로 구분되지 않는다. 브랜드의 본질은 감정이며, 감정을 설계할 수 있는 자만이 브랜드를 가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