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모빌리티 트렌드] 전기 모터사이클, 감각적 플랫폼이 되다

DAB 모터스,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 '1αX' 공개…프랑스식 전기 스크램블러의 브랜드 전략

2025-04-14     김상기 기자
[기획 모빌리티 트렌드] 사진=DAB Motors,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김상기기자] 프랑스 모빌리티 스타트업 DAB 모터스(DAB Motors)가 전기 모터사이클 시장에서 다시 한 번 주목을 끌고 있다. 2025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 공개된 신작 'DAB 1αX'는 기존 전기 바이크 산업이 보여주던 공학적·기능적 언어를 넘어 브랜드 자산화 전략과 감각적 디자인 플랫폼 구축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이 모델은 단순한 탈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전기 스크램블러라는 장르적 정체성과 함께 오프로드 헤리티지를 계승하면서, 도심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확장 가능한 브랜드 전략을 정교하게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프로드 DNA와 도시 미학의 융합

DAB 모터스의 최고경영자(CEO) 겸 디자이너 시몽 다바디(Simon Dabadie)는 "거리 위에서 달리기 위해 태어났지만, 오프로드 기억으로부터 태어났다"고 이번 모델을 정의했다.

'1αX'는 전작 'DAB 1α'의 미니멀한 경량 섀시를 그대로 계승하면서도 오프로드 감성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피렐리 노비 타이어, 카본 파이버 프론트 펜더, 서스펜션 보호대가 오프로드 유산을 강조하는 디테일이다.

동시에 블랙 컬러를 기반으로 한 도시적 미학과 미래적 실루엣은 전기 모터사이클이 더 이상 특정 라이딩 장르에 갇히지 않고 라이프스타일 오브제로 진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전기 바이크는 왜 플랫폼이 되는가

'DAB 1αX'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모빌리티를 '제품'이 아닌 '경험 플랫폼'으로 재해석한 전략적 기획에 있다. 최고 출력 25.5kW, 휠 토크 291lb-ft라는 성능도 인상적이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기술적 스펙을 넘어선 브랜드 경험 설계 방식이다.

프랑스 현지에서 수작업으로 생산되는 이 모델은 72V 배터리를 기반으로 약 160km(약 100마일)의 도심 주행이 가능하며, 3시간 30분 이내 완충이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업사이클 에어버스(Airbus) 탄소섬유 패널, 알칸타라 시트 등 고급 소재 사용은 모빌리티를 감각적 소비재로 재정의하는 시도로 읽힌다.

핵심은 'DAB 커스텀 스튜디오'라는 개인 맞춤형 서비스다. 소비자는 라이딩 스타일뿐 아니라 디자인, 컬러, 부품까지 세밀하게 개인화할 수 있다. 이는 전기 바이크가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개인 정체성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서다.

[기획 모빌리티 트렌드] 사진=DAB Motors,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모빌리티 산업의 본질적 변화, 감각 자본과 브랜드 플랫폼 경쟁

DAB 모터스가 보여준 '1αX' 프로젝트는 단순히 니치한 전기 모터사이클 시장을 겨냥한 신제품 런칭이 아니다. 이는 모빌리티 산업 전반이 겪고 있는 구조적 변화, 특히 소비자 정체성 경제(Identity Economy)와 감각 자본(Sensory Capital)의 강화라는 산업적 흐름을 집약적으로 보여준다.

전기차 시장이 테슬라(Tesla)를 기점으로 하드웨어 경쟁에서 소프트웨어·플랫폼 경쟁으로 전환되었다면, 전기 모터사이클 시장은 브랜드 미학, 디자인 자산, 개인화 전략을 중심으로 급격히 재편되고 있다.

DAB 모터스가 채택한 수작업 생산, 커스텀 플랫폼, 업사이클 소재 사용 전략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트렌드를 브랜드 정체성과 결합한 차세대 모빌리티 전략의 전형적 구조를 보여준다.

한국 모빌리티 산업이 배워야 할 플랫폼 전략

DAB 모터스가 보여준 사례는 한국 모빌리티 기업들에게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단순히 전기차, 전기 바이크 제조에 머무르는 시대는 끝나고 있다. 향후 모빌리티 시장은 브랜드 자산화 전략, 개인화 경험 플랫폼, 디자인 정체성 구축 경쟁으로 급격히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기업들이 주목해야 할 것은 전기 모빌리티가 더 이상 기술적 진보의 산물만이 아니라, 소비자 정체성 플랫폼, 라이프스타일 미디어, 감각적 공간 경험의 매개체로 진화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모빌리티 산업은 하드웨어 혁신에서 소프트웨어 경험으로, 그리고 이제는 감각 자본과 브랜드 플랫폼 경쟁의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 DAB 모터스의 '1αX'는 바로 그 전환기의 서막을 알리는 상징적 프로젝트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