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샘 알트만의 기술 자본, 한국 경제에 던지는 구조적 메시지

인공지능에서 생명과학까지…산업 설계자로 변모한 자본가의 전략

2025-04-16     박준식 기자
한국경제, 기술이 아닌 산업 구조를 설계해야 할 시점. 사진=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박준식기자] 샘 알트만(OpenAI CEO)은 기술 산업의 미래를 예측하는 대신, 그 구조를 설계해왔다.

오픈AI를 중심으로 한 인공지능 플랫폼 구축, 헬리온 에너지와 오클로를 통한 전력 인프라 확보, 레트로 바이오사이언스를 통한 생명공학 투자, 그리고 코드카데미를 통한 기술 인재 양성. 알트만은 이 네 가지 분야를 산업의 영역으로 보지 않았다. 기술 산업이 작동하기 위한 '조건'으로 인식했고, 그 조건을 자본으로 배치해 왔다.

알트만이 만든 포트폴리오는 단순한 성공 투자 목록이 아니다. 이는 기술 산업이 단독으로 존재하지 않으며, 전력, 인재, 인간 수명과 같은 외부 구조와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는 명확한 전략적 메시지를 내포하고 있다. 특히 에너지 산업에 대한 투자는 기술 산업 전반의 지속 가능성을 좌우할 핵심 조건으로 작동하고 있다. 2021년 알트만은 핵융합 기업 헬리온 에너지에 3억 7,500만 달러를 투자했고, 오클로의 회장직을 맡아 차세대 소형 원자로 개발에도 직접 개입하고 있다.

레트로 바이오사이언스에 대한 1억 8,000만 달러 투자 또한 주목할 만하다. 세포 재프로그래밍을 통한 수명 연장을 목표로 하는 이 생명공학 기업에 알트만은 유동 자산 상당 부분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 산업에 대한 선제적 접근도 뚜렷하다. 알트만은 2011년부터 코드카데미에 투자해왔고, 해당 기업은 2021년 5억 2,500만 달러에 인수되며 기술 기반 교육 시장의 대표적 성과로 기록됐다.

한국경제, 기술이 아닌 산업 구조를 설계해야 할 시점

한국은 반도체, 배터리, AI 응용 기술 등 특정 기술 경쟁력에서 세계적 수준에 올라섰다. 그러나 샘 알트만이 자본으로 설계한 세계와 비교할 때, 한국 산업계에는 명확한 공백이 존재한다. 에너지 전략은 단기 수급 조절이나 탄소 감축 중심에 머물고 있으며, 생명공학은 여전히 의료기술과 바이오 벤처 차원에 국한돼 있다. 교육 인프라는 기술 산업의 핵심 요소로 보기보다는 제도적 영역에 머무르고 있다.

샘 알트만 CEO는 기술 산업의 외연을 확장하는 것이 아니라, 그 기반을 다시 설계하는 전략을 통해 미래 산업의 질서를 주도하고 있다. 한국경제가 지금 마주하고 있는 핵심 과제는 기술 개발 경쟁이 아니다. 기술 산업을 작동시킬 수 있는 구조, 환경, 인프라를 자본과 정책의 시야 안에서 함께 설계하는 능력이다.

기술은 구조 없이 작동하지 않는다. 샘 알트만은 그것을 자본으로 증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