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범한퓨얼셀·조선3사, ‘암모니아’ 연료 100% 탄소 ‘제로’ 선박으로 대체한다
범한퓨얼셀, 연료전지 독자 기술로 암모니아 시대 개척 “탄소 0% 추진력, 선도는 한국”… HD현대·한화·삼성중공업, 암모니아 선박 기술
[KtN 박준식기자] 국내 조선업계가 무탄소 해운 시대의 본격적인 진입을 앞두고 있다.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조선 3사는 암모니아를 중심으로 한 친환경 연료 전환 기술을 실현 단계에 올려놓으며, 글로벌 친환경 선박 시장에서의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HD현대중공업, ‘고압 직분사’ 암모니아 엔진 세계 최초 승인
HD현대중공업은 2024년 10월, 고압 직분사 방식의 암모니아 이중연료 엔진 ‘힘센 엔진’에 대해 글로벌 7개 선급으로부터 형식 승인을 획득했다. 이는 세계 최초다. 해당 엔진은 암모니아 운반선뿐만 아니라 일반 상선, 육상 발전 시장에도 적용 가능하며, 기존 저압 예혼합 방식 대비 연료 효율성과 온실가스 저감 효과에서 기술적 우위를 입증한 것으로 평가된다. HD현대중공업은 향후 이 엔진의 본격적인 상용화에 착수할 계획이다.
한화, ‘가스터빈 기반’ 선박 추진 시스템… 베이커휴즈와 공동개발
한화그룹은 2025년 2월, 글로벌 에너지 기술기업 베이커휴즈와 암모니아 가스터빈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한화오션과 한화파워시스템은 미국선급(ABS)으로부터 해당 시스템이 적용된 LNG운반선 설계에 대한 개념승인을 획득했으며, 암모니아 전소 연소시험에도 성공했다. 2028년까지 암모니아 가스터빈 기반 추진 시스템을 탑재한 LNG 운반선과 컨테이너선을 개발 완료할 계획이다.
삼성중공업, 실증 설비 가동… 블루암모니아·연료전지 기술 병행
삼성중공업은 2024년 6월, 거제조선소 내 암모니아 실증 설비를 준공하고 본격적인 실증 연구에 돌입했다. 암모니아 연료전지 추진선에 대해 노르웨이 선급기관(DNV)으로부터 기술 인증을 획득했으며, 미국의 연료전지 스타트업 아모지(Amogy)와의 협력을 통해 암모니아 연료전지 기반 추진선 개발도 병행 중이다.
또한 삼성중공업은 2024년 9월, 부유식 블루 암모니아 생산설비에 대해 미국 선급(ABS)으로부터 세계 최초 개념 인증을 받았다. 이 설비는 CCS(탄소 포집·저장) 기술을 적용해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을 90% 이상 저감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아울러 삼성중공업은 HMM, 파나시아, 한국선급과 함께 선박용 이산화탄소 포집·액화·저장 설비(OCCS) 개발에 참여하며, 하루 최대 24톤의 CO₂를 선박에서 직접 포집·저장할 수 있는 실증 설비를 완공했다.
범한퓨얼셀, 연료전지 독자 기술로 암모니아 시대 개척
선박용 연료전지 분야에서 국내 기술 기반을 확보한 범한퓨얼셀은 2023년 12월, 노르웨이 선급 DNV로부터 ▲50kW급 암모니아 기반 수소 연료전지 시스템과 ▲300kW급 액화수소 연료전지 시스템의 개념 인증(AIP)을 획득했다. 2024년에는 설계 인증까지 완료했으며, 청항선과 레저선 실증사업을 통해 상용화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
범한퓨얼셀은 암모니아 개질을 통해 수소를 추출한 뒤, 이를 연료전지로 변환하는 기술을 독자적으로 확보해 해양 모빌리티 분야에서 탄소중립 추진체계를 구현할 수 있는 기반을 갖췄다. 국내 최초로 해양용 연료전지 상용화에 성공한 이 기업은 선박 동력 전환의 핵심 공급망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제 규제 앞당긴 기술 상용화… ‘LNG 이후’의 중심은 암모니아
국제해사기구(IMO)는 2027년부터 5,000톤 이상 국제항해 선박을 대상으로 강화된 온실가스 집약도 기준을 적용하며, 이를 초과하는 선박에는 배출량에 비례한 비용(탄소세)이 부과된다. 2025년 최종안을 채택한 이후, 2027년 시행을 목표로 논의가 구체화되고 있다. IMO는 2050년까지 해운 분야의 탄소중립 달성을 핵심 과제로 설정하고 있으며, 이행 수단으로 암모니아와 수소를 포함한 대체연료 전환을 유도하고 있다.
국내 조선 3사는 이러한 국제 규제 강화 기조에 발맞춰 LNG를 ‘브릿지 연료’로 삼고, 궁극적으로는 암모니아를 통해 탄소 배출 0%를 실현하는 기술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암모니아는 연소 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고, 저장 및 운송 효율이 높아 해상 운송에서 가장 실용적인 차세대 연료로 평가된다.
한국, 기술경쟁에서 앞서다… 글로벌 선사 수요 선제 대응
국내 조선사들은 이미 암모니아 운반선 수주를 확보한 상태이며, 향후 일반 상선에도 암모니아 추진 엔진 적용을 확대해나갈 전망이다. 글로벌 해운사들이 탈탄소 목표 시기를 앞당기며 대체연료 기반 선박 발주를 준비하는 가운데, 한국 조선업계는 기술과 설계, 실증과 인증을 선제적으로 완료한 몇 안 되는 진영으로 평가받고 있다.
조선업의 가치 사슬이 단순 건조를 넘어 연료, 추진, 저장 시스템의 설계로 확장되는 시점에서 한국은 ‘무탄소 해운 기술’의 첫 실현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다. 기술 기반의 경쟁력과 구조적 전환에 기반한 이 변화는 한국 조선산업이 세계 친환경 해운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할 결정적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