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트렌드①] 무정부 상태와 역성장 공포, 내란 정권이 남긴 경제의 잔해

2025-04-25     최기형 기자
민생엔 '찔끔 추경', 외교엔 '졸속 협상' ? 민주당 ‘대행정부’ 정면 비판 사진=2025 04.16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최기형기자] 한국 경제가 마침내 멈춰섰다.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기 대비 –0.2%. 수치는 단순하지만 그 함의는 심각하다. 한국 경제가 4분기 연속 제로 성장을 기록한 것은 통계청 GDP 집계 이래 처음이다. 글로벌 금융위기나 코로나 팬데믹 때조차 경험하지 못한 ‘구조적 멈춤’이다.

건설투자는 –3.2%로 추락했고, 기업들의 설비투자는 –2.1% 감소했다. 수출 역시 –1.1% 역성장을 기록하며, 한국 경제의 3대 축이 모두 동시에 후퇴했다. 민간소비도 더 이상 반등의 동력을 찾지 못한 채 제자리걸음을 반복하고 있다. 단기 충격이 아니라, 전방위적 냉각이 이미 현실화된 것이다.

정책 부재의 진공지대, 통치 시스템은 작동을 멈췄다

문제는 경제 위기의 본질이 경기순환적이지 않다는 데 있다. 2023년 하반기부터 각종 지표가 하락 반전되었지만, 정부의 대응은 없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정부 자체가 기능하지 않고 있다. 윤석열이 헌법재판소에 의해 파면된 이후 권한대행 체제로 유지되고 있는 국정은 사실상 ‘통치 공백 상태’다. 총리 대행체제는 이름뿐이고, 국무조정실조차 독립적 기능 수행에 소극적이다. 행정부의 중심축은 무너졌고, 각 부처는 판단과 책임을 회피하며 시간만 보내고 있다.

이번 1분기 정부 소비는 전기 대비 –0.1%를 기록하며, 국가 재정이 경제 대응에 소극적이었음을 수치로 입증했다. 심지어 대통령 직무정지 이후 편성된 추경 예산은 물가 안정을 위한 에너지 보조나 저소득층 지원책보다는, 항공권·관광 바우처·IT R&D에 집중됐다. 추경의 명분은 경기 대응이었지만, 실질적 효과는 미미한 '찔끔 지원'에 그쳤다.

무책임의 연속, 내란 정권의 유산이 남긴 폐허

경제가 멈춘 근본 원인은 정치의 파산에 있다. 권력 구조가 붕괴된 국가에서 시장은 방향을 잃는다. 특히 2022년 이후 강행된 ‘검찰국가’ 체제는 규제의 정치화를 야기했고, 공공부문 전반에 신뢰 붕괴를 초래했다. 금리, 세제, 부동산, 노동시장 등 주요 정책에서 정부는 방향을 정하지 못했고, 매년 반복된 갑작스런 기조 전환은 기업 투자심리를 완전히 붕괴시켰다.

K-콘텐츠, 반도체, 이차전지 등 전략 산업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 국면에서 리더십 부재로 전략을 상실했다. 한덕수 권한대행은 국제 무역 질서의 변화나 AI·클린에너지 투자 흐름에 대응하지 못했고, 산업 전환을 위한 거시 기조를 설계하지 못한 채 ‘행정 기술자’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특히 내란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이 여전히 그림자 권력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점은, 시장의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요인이다. 외국인 직접투자는 지난해보다 17% 감소했고, 한국 국채에 대한 글로벌 신용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전환됐다. 이는 단지 정치 불안정성 때문이 아니라, 통치의 ‘정당성 상실’ 때문이라는 점에서 더욱 구조적인 문제다.

더불어민주당의 입장, ‘경제 정상화’로의 복원 선언

더불어민주당은 이 같은 비상경제 상황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며, 경제와 민생의 정상화를 핵심 국정과제로 천명했다. 4월 24일 당 최고위에서 발표된 공식 입장문에서는 “윤석열 내란 정권의 그림자를 걷어내겠다”는 표현을 사용하며, 정치 정상화가 경제 회복의 선결조건임을 강조했다.

당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조기 대선 국면에서의 통치 정당성 회복, ▲비상경제 민생본부 설치, ▲한국은행과의 정책 공조 강화, ▲주요 산업 정책 컨트롤타워 재편 등을 포함한 '비상 민생 대응 플랜'을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다. 또한 추경의 방향도 재검토해, 단기 부양보다 구조적 복원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입장이다.

이는 단순한 정권 비판을 넘어, 무너진 거버넌스에 대한 구조적 복원의 시도로 읽힌다. 지금 한국 경제에 필요한 것은 확장재정도, 금리 조정도 아니다. ‘책임 있는 통치’와 ‘신뢰받는 기조’라는 거버넌스의 복원이다.

한국 경제는 지금 통치 가능한가

1분기 역성장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경제는 이미 정부를 신뢰하지 않고 있고, 시장은 미래를 읽지 못하고 있다. 책임지는 권력이 없고, 대안을 말하는 목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지금, 가장 고통받는 건 국민이다. 고물가와 고금리 속에서 생계는 파괴되고 있고, 청년들은 일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정국에 대한 입장을 밝히며, 정치 기능의 복원을 경제 회복의 전제 조건으로 제시했다. “정치가 통치로 복원될 때, 경제는 회복될 수 있다”는 발언은 조기 대선과 국가 운영 정상화 요구의 핵심 논거로 작용하고 있다.

정치권의 이 같은 움직임은 현재의 경제 상황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불안정한 권력 구조, 외교·통상 정책의 정체, 경기 위축에 대한 대응 지연 등은 실질적 비상 대응 전략의 부재를 드러내고 있으며, 이는 정치 시스템의 공백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윤석열 파면 이후 형성된 권한대행 체제는 헌정질서의 회복과 행정의 연속성 측면에서 근본적인 한계를 노출하고 있다. 정치 정상화는 단순한 이념의 문제가 아닌, 국가 운영의 안정성과 경제의 회복력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