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 트렌드] ‘이재명 51.7% vs 한덕수 29.4%’…중도층 33.8%p 격차, 민심은 미래 비전보다 현실 역량에 반응하고 있다
정치적 의미는 ‘우세’가 아니라 ‘정당성의 비대칭성’에 있다
[KtN 김 규운기자] 2025년 대선을 향한 유권자의 정치적 직관은 더욱 분명해지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여론조사꽃이 실시한 양자 가상대결 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51.7%의 지지를 얻으며, 한덕수 전 대통령 권한대행(29.4%)을 22.3%포인트 차이로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선거 승패를 가르는 ‘중도층’에서 이재명은 한덕수를 33.8%포인트 차이로 압도했다.
이 수치는 단지 개인의 인지도나 정당 지지율을 반영한 결과가 아니다. 유권자는 지금, '정치적 명분'보다 '정치적 효능감'을 요구하고 있다. 이재명이 가진 정치적 내구성과 현실적 능력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결과이며, 반대로 한덕수 전 권한대행이 보여줄 수 있는 통치 설계력이나 정치적 동력에 의문이 존재한다는 민심의 응답이다.
양자대결, 단순히 인물 검증 아닌 ‘정당 구조의 시험대’
한덕수는 윤석열 파면 이후 대행 체제를 상징하는 인물이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29.4%라는 수치는 상징적 책임과 행정적 안정감만으로는 대선 후보로서의 확장성과 설득력을 확보할 수 없다는 것을 방증한다. 보수층의 61.3%가 한덕수를 지지했으나, 이는 조직 기반이 아니라 관성적 지지에 가깝다. 중도층은 물론, 경제활동층, 수도권 유권자 다수에게 한덕수는 정치적 감응력을 주지 못하고 있다.
정당 지지층 분포에서도 그 차이는 명확히 드러난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의 93.7%, 조국혁신당 지지층의 90.8%가 이재명을 선택한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의 72.9%만이 한덕수를 지지했다. 이는 후보에 대한 일체감이 낮고, 설득력이 제한되어 있다는 의미다. 무당층에서는 ‘투표할 인물 없음’ 응답이 과반(52.8%)을 차지했으며, 이재명은 13.6%로 한덕수(26.8%)에 뒤졌으나, 이 역시 한덕수의 긍정적 지지보다는 상대적 무풍(無風) 상황에 따른 응답으로 읽힌다.
정치적 의미는 ‘우세’가 아니라 ‘정당성의 비대칭성’에 있다
지역별로 이재명은 대구·경북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 권역에서 우위를 확보했다. 특히 호남권에서 80.0%, 수도권인 경인권에서 55.1%, 강원·제주에서도 52.3%를 기록하며 전국적 확장성을 입증했다. 대구·경북에서만 한덕수가 43.5%로 이재명(34.8%)을 8.7%포인트 앞섰으나, 이 역시 과거 보수 정당의 절대적 지지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
중도층은 이번 조사에서 가장 구조적 메시지를 제공했다. 이재명은 중도층에서 56.2%를 얻은 반면, 한덕수는 22.4%에 그쳤다. 이는 단지 지지율 차이가 아닌, 신뢰 격차다. ‘이념’이 아니라 ‘정책 실행력’과 ‘정치적 감각’을 기준으로 평가한 결과, 이재명이 명확한 우위를 점한 것이다.
세대별 감수성 변화와 젠더 정치의 교차 지점
이재명은 60대 이하 전 연령층에서 우위를 보였으며, 특히 40대·50대에서 높은 지지를 기록했다. 반면 70세 이상에서는 한덕수가 18.1%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정치에 대한 인식 격차는 고령층과 청장년층 사이에서 여전히 존재하지만, 투표율이 높은 50대 이하에서 이재명이 앞섰다는 점은 전략적 의미가 크다.
흥미로운 지점은 18~29세 남성층에서의 반응이다. 한덕수가 37.4%로 이재명(26.7%)을 10.7%포인트 앞섰다. 이는 젠더 정치 담론과 관련된 이슈 감수성의 차이, 그리고 상대적으로 안정적 인물에 대한 선호가 결합된 결과로 보인다. 반면 같은 연령대 여성층에서는 이재명이 51.7%, 한덕수가 17.1%에 불과해 34.6%포인트라는 극명한 차이를 나타냈다. 젊은 남녀 유권자 간의 정치 감수성 차이는 여전히 현격하며, 차기 대선 전략의 주요 분기점이 될 수 있다.
직업별 분석: 경제 체감 세력이 이재명을 지지한 이유
이재명은 자영업층 55.5%, 화이트칼라층 60.3%, 블루칼라층 52.1%로 경제활동 인구 전반에서 고른 지지를 얻었다. 이는 이념적 충성도가 아니라, 정책 실행력에 대한 판단이 반영된 결과다. 특히 경제 민감 계층은 경기 회복, 노동 정책, 복지 체감에 대해 정치적 말이 아닌 실제 변화를 요구한다. 이재명의 메시지가 이 계층에 도달하고 있다는 방증이며, 한덕수는 공직자적 이미지에 머무른 채 유권자와의 실질적 정서적 연결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정치적 시사점: ‘비상 체제의 수습자’와 ‘체제 전환의 주체’ 사이에서 유권자의 선택은 분명하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는 차기 대선 구도의 본질을 드러낸다. 한덕수가 상징하는 것은 ‘비상 체제의 수습자’로서의 안정감이지만, 유권자는 그 이상의 정치적 설득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이재명은 실질적 체제 전환의 주체로서, 과거를 단절하고 새로운 구조를 설계할 수 있는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정치의 무게중심은 이제 확실히 이동했다. ‘전문성’이나 ‘경륜’이라는 말로는 유권자의 신뢰를 회복할 수 없다. 2025년 대선에서 유권자가 요구하는 것은 더 이상 중립적 관리형 리더십이 아닌, 문제 해결의 주체성과 사회 재건에 대한 통합적 비전이다. 양자대결은 이를 확인시켜주는 첫 리트머스 시험지였다.
이번 여론조사는 ㈜여론조사꽃이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각각 2025년 4월 28일부터 29일까지, 그리고 4월 30일부터 5월 1일까지 각각 2일간 CATI 방식으로 실시했다. 첫 조사의 표본 크기는 2,009명, 두 번째 조사는 2,002명으로, 두 조사 모두 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는 ±2.2%포인트였다. 응답률은 각각 17.3%(총 통화시도 11,593건), 18.0%(총 통화시도 11,138건)로 집계됐다.
조사는 통신 3사(SKT 30,000건, KT 18,000건, LGU+ 각각 11,991건·11,996건 등 총 59,991건과 59,996건)의 무선가상번호를 활용해 진행됐으며, 성별·연령대·권역별 비례할당 후 무작위 추출 방식을 적용했다.
가중값은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2025년 3월 31일 기준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바탕으로 성별·연령대·권역별 인구 비중에 따라 셀가중 방식으로 산출했다.
자세한 조사 결과 및 세부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