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 트렌드] 이재명 50.9% vs 한동훈 21.7%…가상 양자대결서 드러난 ‘검사 정치’의 한계와 유권자 이탈 구조
무당층과 중도층은 ‘검사 정치’에 냉담하다
[KtN 김 규운기자] 여론조사기관 ㈜여론조사꽃이 실시한 대통령 가상 양자대결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50.9%를 얻어 한동훈 국민의힘 후보(21.7%)를 29.2%포인트 차이로 압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든 권역, 대부분의 계층에서 이재명이 우위를 점했으며, 심지어 보수 텃밭인 대구·경북에서도 이재명이 4.0%포인트 앞섰다.
이는 단순한 지지율 격차가 아니라, 한국 보수 정치가 ‘후계구도’에서 전략적 공백을 드러내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정적 신호다. 특히 중도층에서의 격차는 34.6%포인트로, 이재명이 55.0%로 과반 지지를 얻은 반면 한동훈은 20.4%에 그쳤다. ‘정치적 확장력의 시험대’에서 이재명은 명확한 우위를, 한동훈은 실질적 한계를 드러냈다.
검사 출신의 ‘카리스마’는 대중정치에서 유효한가
한동훈은 윤석열 정권의 법치 상징이자, 차기 보수 정치의 얼굴로 주목받아왔다. 그러나 이번 조사 결과는 그의 인지도가 곧 정치적 지지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국민의힘 지지층 중에서도 한동훈을 선택한 응답자는 50.9%에 불과했다. 이는 같은 정당 지지층 내에서도 완전한 대표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하며, 대선 후보로서의 정당성에 본질적 의문을 제기하는 결과다.
보수층에서의 지지율도 39.5%에 머물렀다. 보수 유권자조차 한동훈의 정치적 경험 부족과 메시지의 일관성 문제, 그리고 통치 가능성에 대한 회의감을 드러내고 있는 셈이다. 그가 상징해온 ‘강경 검찰주의’는 더 이상 정치적 흡인력이 아니라, 일부 유권자에게는 권위적 리더십의 잔재로 인식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모든 권역에서 이재명 우세…TK에서도 흔들리는 보수의 기반
이재명은 전국 모든 권역에서 우위를 점했다. 호남권에서는 79.1%라는 압도적 수치를 기록했고, 수도권(경인권 54.7%)과 강원·제주(51.3%)에서도 과반 지지를 확보했다. 특히 대구·경북(TK)에서 이재명은 33.0%, 한동훈은 29.0%로, 보수정당의 절대적 기반마저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이재명이 가진 '확장성'의 결과이자, 한동훈이라는 정치적 피규어가 실제로는 지역 기반도, 정치 경험도 갖추지 못한 한계 인물임을 드러낸다. 정당 지지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확장 가능성을 만들어내야 하는 대선 국면에서, 이러한 수치는 보수 진영의 전략적 실패로 직결된다.
젊은 남성층의 보수 성향은 지속되지만, 구조적 전환은 없다
18~29세 남성층에서 한동훈은 30.7%를 얻어 이재명(26.0%)을 4.7%포인트 앞섰다. 이는 젊은 남성 유권자 특유의 반페미니즘 정서, 반문재인 계열 정당에 대한 우호적 태도가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같은 연령대 여성층에서는 이재명이 50.9%, 한동훈은 15.1%에 그쳐 무려 35.8%포인트의 격차가 발생했다. 젠더 기반의 민심 격차는 여전히 정치적 파열음의 진원지이며, 보수 진영이 이를 선도적으로 해소하지 못하는 한, 젊은층 전체를 포섭하는 전략은 요원하다.
70세 이상에서는 오히려 이재명이 남성층에서 8.8%포인트 우세했고, 여성층에서는 한동훈이 5.3% 앞섰다. 고령층조차 후보 선택에서 분화되고 있다는 점은, 한국 정치가 더 이상 세대나 이념으로만 단순히 재단될 수 없음을 보여준다.
경제활동층은 이재명을 선택했다…정책 효능감이 승부 갈랐다
이재명은 자영업층(54.6%), 화이트칼라(59.6%), 블루칼라(52.3%)에서 모두 과반 지지를 확보했다. 이들 계층은 정치 이념보다 경제정책의 실효성을 중심으로 후보를 평가한다. 특히 코로나19 시기 이재명의 지역화폐 정책과 재난지원금 운용, 복지 정책에 대한 기억은 경제적 직접 체감이 있는 유권자층에서 여전히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반면 한동훈은 어떤 경제 메시지도 전달하지 못한 채, ‘강한 리더십’이라는 추상적 이미지에 의존하고 있다. 이는 경제적 안정이 핵심 의제가 될 2025년 대선에서 중장기적 약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무당층과 중도층은 ‘검사 정치’에 냉담하다
무당층은 이번 조사에서 ‘투표할 후보 없음’ 응답이 62.6%로 가장 많았다. 한동훈은 21.0%, 이재명은 12.7%에 그쳤다. 이는 두 인물 모두 무당층 설득에 실패하고 있음을 의미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한동훈이 이재명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도 ‘적극적 지지’라기보다는 ‘소극적 기대’에 머물렀다는 점이다.
중도층은 명확했다. 이재명이 55.0%, 한동훈은 20.4%. 격차는 34.6%포인트다. 중도층은 선거의 승패를 좌우하는 결정적 변수이며, 유권자의 현실감각과 기대치를 동시에 반영하는 집단이다. 이재명은 이들에게 유능한 현실정치인으로, 한동훈은 정치적 실체가 아직 입증되지 않은 인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정치적 시사점: 한동훈이라는 이름이 가리키는 ‘보수의 공백’
이번 가상 양자대결은 한동훈이라는 이름이 정치적 대안이 아니라, 보수의 전략적 공백을 드러내는 상징임을 확인시켜준다. ‘검찰주의’의 얼굴에서 ‘국민의 리더’로의 전환은 말처럼 쉽지 않다. 통치 비전, 정책 경험, 연합 정치력, 세대 간 소통 등 대선 후보에게 요구되는 조건 중 무엇 하나 확실히 보여주지 못한 채, 한동훈은 ‘상징성의 허상’에 갇혀 있다.
이재명 역시 비판의 여지는 남아 있다. 여전히 일부 젊은 남성층, 무당층에서의 설득력은 부족하며, 정치적 이미지 피로감을 극복하기 위한 정교한 메시지 전략이 요구된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대중정치 내구력과 계층·지역을 아우르는 확장성은 그가 여전히 가장 유력한 차기 리더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분명히 한다.
대선은 이미지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는 한국 정치를 새롭게 구성할 준비가 된 후보와, 아직 정치 무대에 완전히 입장조차 하지 못한 인물 간의 격차를 수치로 확인시켜주는 신호였다.
이번 여론조사는 ㈜여론조사꽃이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각각 2025년 4월 28일부터 29일까지, 그리고 4월 30일부터 5월 1일까지 각각 2일간 CATI 방식으로 실시했다. 첫 조사의 표본 크기는 2,009명, 두 번째 조사는 2,002명으로, 두 조사 모두 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는 ±2.2%포인트였다. 응답률은 각각 17.3%(총 통화시도 11,593건), 18.0%(총 통화시도 11,138건)로 집계됐다.
조사는 통신 3사(SKT 30,000건, KT 18,000건, LGU+ 각각 11,991건·11,996건 등 총 59,991건과 59,996건)의 무선가상번호를 활용해 진행됐으며, 성별·연령대·권역별 비례할당 후 무작위 추출 방식을 적용했다.
가중값은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2025년 3월 31일 기준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바탕으로 성별·연령대·권역별 인구 비중에 따라 셀가중 방식으로 산출했다.
자세한 조사 결과 및 세부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