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 트렌드] ‘보수 단일후보 적합도’ 절반이 “없다”…한덕수 27.1% vs 한동훈 21.6%, 회의적 보수 민심이 드러낸 지도력 공백
보수의 리더십 시험대, 선택 아닌 부재가 확인됐다
[KtN 김 규운기자]2025년 보수 진영의 대선 후보 구도는 선택의 경쟁이라기보다, 리더십의 결핍을 확인하는 과정에 가깝다. 여론조사기관 ㈜여론조사꽃이 실시한 보수 단일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 결과, 한덕수 전 대통령 권한대행이 27.1%,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 21.6%의 지지를 얻었지만, 전체 응답자의 48.1%는 “적합한 인물이 없다”고 응답했다. 두 인물 간 격차는 5.5%포인트에 불과했으나, 보다 중요한 지표는 ‘양자 모두 선택하지 않겠다’는 유권자의 응답이 절반에 육박했다는 점이다.
이는 단순한 지지율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 기대감의 실종을 뜻한다. 즉, 지금의 보수 진영은 유권자에게 신뢰도, 경쟁력, 비전 어느 하나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냉정한 현실이 여론조사 결과로 응축돼 나타난 것이다.
보수의 리더십 시험대, 선택 아닌 부재가 확인됐다
‘보수 단일 후보’를 전제로 한 양자 구도에서도 유권자 절반이 ‘없다’고 답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대중정치에서 단일화는 결집 효과를 기대하는 전략적 선택지지만, 현재 보수 진영에서는 그 전략의 전제조건인 ‘공감받는 후보’ 자체가 부재하다.
한덕수는 보수층에서 50.2%의 지지를 확보해 안정적 우위를 보였고, 국민의힘 지지층 내에서도 59.3%를 얻어 한동훈(25.7%)보다 33.6%포인트 앞섰다. 그러나 한덕수에 대한 선택은 정책적 선호보다는 윤석열 정권 이후 ‘공백을 메우는 인물’로서의 인지에 가까웠다. 보수층 외곽에서는 한계가 분명했다. 진보층에선 8.0%에 불과했고, 중도층에서도 21.8%에 그쳤다. ‘수습형 인물’로서의 안정성은 있으나, 미래를 설계하는 리더로서의 기대는 결여돼 있다.
한동훈은 중도층(25.0%)과 진보층(18.6%)에서 상대적으로 나은 반응을 얻었지만, 보수층 내 기반은 취약했다. 검사 출신이라는 상징성은 더 이상 설득력을 담보하지 못하며, 대중정치에서 요구되는 사회통합력과 정책 지형 구성력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내재돼 있다.
권역별 분화 속에 드러난 메시지 전략의 한계
권역별로는 서울과 호남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한덕수가 앞섰다. 특히 TK(대구·경북)에서 한덕수는 40.9%로, 한동훈(17.6%)을 23.3%포인트 차이로 크게 앞섰다. 이는 보수 전통 핵심 지지층이 아직 한동훈에게 정당성과 정치 경험을 부여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반면 호남에서는 한동훈이 23.0%를 얻어 한덕수(11.9%)보다 11.1%포인트 높았다. 이는 그가 ‘국민의힘 내부의 비전 세력’으로 일정 부분 인식되고 있다는 신호지만, 전국적 확장성으로 이어지기엔 부족하다. 수도권인 서울에서는 두 인물 간 지지율이 팽팽하게 나타나, 핵심 스윙지역에서의 전략 부재가 여실히 드러났다.
세대와 성별: 미래 정당인가, 과거 체제의 수습자인가
연령별로는 18~29세와 60대 이상에서는 한덕수가 앞섰고, 40대에서는 한동훈이 우세했다. 30대와 50대는 두 인물 간 차이가 미미했다. 세대별 지지 양상은 단순하지 않다. 한덕수는 고령층 중심의 안정 선호 정서를 기반으로 지지를 얻었고, 한동훈은 40대와 일부 청년층에서 반응을 이끌었지만, 전 계층을 아우르는 구조는 형성하지 못했다.
성별로는 남녀 모두 한덕수가 앞섰다. 이는 검사 이미지의 강성화 전략이 일부 여성 유권자에게 거부감을 유발했을 가능성을 시사하며, 통합적 리더십 구성 측면에서 한동훈은 아직 균형 감각을 증명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정치적 시사점: “누가 되느냐”보다 “왜 안 되는가”가 더 본질적인 질문
이번 조사는 특정 인물 간의 우위를 판단하는 경쟁이 아니라, 보수 진영 자체의 구조적 결함을 가시화하는 과정이었다. 유권자 절반이 “적합한 후보가 없다”고 말하는 정당은, 단순한 메시지 조정이나 인물 교체로 회복될 수 없다. 이는 정당이 유권자와 공유하고 있는 정치적 미래상, 사회적 비전, 정책적 기대에 대한 전면적인 설계가 결여되어 있음을 드러낸 것이다.
‘단일후보 구상’은 전략적 수사가 될 수 있지만, 그 자체로 유권자의 선택을 유도하지는 못한다. 정치가 실제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 그 가능성을 증명할 수 있는 인물인가, 보수 정당은 지금 그 근본적 질문 앞에 서 있다.
이번 여론조사는 ㈜여론조사꽃이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각각 2025년 4월 28일부터 29일까지, 그리고 4월 30일부터 5월 1일까지 각각 2일간 CATI방식으로 실시했다. 첫 조사의 표본 크기는 2,009명, 두 번째 조사는 2,002명으로, 두 조사 모두 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는 ±2.2%포인트였다. 응답률은 각각 17.3%(총 통화시도 11,593건), 18.0%(총 통화시도 11,138건)로 집계됐다.
조사는 통신 3사(SKT 30,000건, KT 18,000건, LGU+ 각각 11,991건·11,996건 등 총 59,991건과 59,996건)의 무선가상번호를 활용해 진행됐으며, 성별·연령대·권역별 비례할당 후 무작위 추출 방식을 적용했다.
가중값은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2025년 3월 31일 기준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바탕으로 성별·연령대·권역별 인구 비중에 따라 셀가중 방식으로 산출했다.
자세한 조사 결과 및 세부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