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 트렌드] 보수 단일후보 ‘공백의 리더십’…적합 인물 없음 48.5%, 선택받지 못한 진영의 위기

“누구도 아니다”라는 응답이 절반…보수의 위기는 인물이 아니라 구조에서 비롯된다

2025-05-05     김 규운 기자

 

[KtN 김 규운기자]2025년 대선을 앞두고 ‘여론조사꽃’이 실시한 보수 단일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적합한 인물 없음’이 48.5%로 1위를 기록했다. 이는 단순한 무관심이나 유보의 표현이 아니라, 현 보수 정치권 전반에 대한 명백한 불신 선언이다. 무소속 한덕수(20.8%), 국민의힘 한동훈(17.9%), 김문수(9.1%) 등으로 이어지는 응답은 오차범위 내 박빙이나, 본질적으로는 “어느 누구도 대선 주자로서 설득력이 없다”는 냉정한 민심의 반사판이다.

절반의 공백, ‘비어 있는 리더십’이 드러낸 정치적 무능

단일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인물 없음’이 절반에 가까운 비율을 기록했다는 사실은 정당지지율의 기계적 상승과는 별개의 이야기다. 국민의힘이 정당지지율을 소폭 회복하고 있음에도, 해당 진영의 정치적 리더십이 대선이라는 구심점에서는 전혀 작동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보수층 내부에서조차 18.8%가 ‘적합한 인물 없음’을 택했다는 점은, 단순한 정당의 위기를 넘어 리더십 불신이라는 구조적 위기를 상징한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조차 한덕수(48.4%), 한동훈(25.5%), 김문수(17.4%)로 지지세가 뚜렷이 분산되어 있는 양상은, 단일화 가능성은 물론, 당의 미래 전략과 서사에 대한 설득력이 부재하다는 점을 그대로 반영한다. 한 명의 후보가 명확한 대의와 메시지를 제공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단일화를 외쳐도 그것은 ‘공동책임의 회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속보] 김문수·한동훈, 국민의힘 최종 경선 진출  사진=2025 04.29 국민의힘 유튜브 갈무리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중도층 절반 이상도 ‘거부’…확장성의 붕괴

정권 교체를 주장하는 민심은 분명하나, 정권을 ‘맡길 인물’이 없다는 것이 이번 조사에서 중도층이 드러낸 핵심 감정이다. 중도층의 53.2%는 ‘적합한 인물 없음’을 택했다. 이는 단순히 이름값이나 개인의 이력으로는 더 이상 유권자의 선택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을 뜻한다. 중도는 정치를 ‘선호’가 아니라 ‘관리의 능력’으로 바라본다. 한동훈(19.8%)이나 한덕수(17.7%)가 중도에서 의미 있는 수치를 기록하지 못한 이유는, 정책과 리더십 모두에서 실질적 대안으로 인식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수 진영이 이념 기반을 넘어 확장성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중도 유권자가 신뢰할 수 있는 ‘미래 지향형 인물’을 제시해야 한다. 그러나 이번 조사 결과는 현재의 보수 정치가 여전히 ‘과거 회귀’적 인물 배열에 갇혀 있음을 확인시켜준다.

세대의 단절과 지역의 분열, 통합 없는 후보군

연령대별로 50대 이하 전 세대에서 ‘인물 없음’ 응답이 과반을 넘었고, 60대에서도 가장 높은 비율(37.1%)을 차지했다. 이는 정치적 주도권을 가진 경제활동 세대가 보수 진영에서 ‘희망적 리더십’을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지역별로도 대구·경북, 부·울·경 등 보수 전통 강세 지역에서조차 한덕수가 겨우 선두를 지켰을 뿐, 수도권·충청·강원·제주에서는 한동훈과 접전을 벌였다. 호남권에서는 오히려 한동훈이 앞서는 역설적 결과도 나왔다. 이는 후보별 메시지가 지역별, 세대별로 통합적 정치전략을 갖추지 못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사진=여론조사 꽃,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리더십의 위기, 전략이 아니라 철학이 결여된 결과

이번 조사에서 가장 큰 경고는 단순히 누가 선두인지가 아니다. 문제는 그 어떤 후보도 ‘신뢰 가능한 리더십’으로 자리매김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당지지율 회복세는 단기적이고 기계적일 수 있다. 그러나 대선이라는 정치의 중심축에서 유권자가 원하는 것은 문제 해결의 능력, 공감의 언어, 미래를 설계하는 철학이다.

지금의 보수는 특정 후보에 대한 불신이 아니라, 리더십 구조 전체에 대한 냉소에 직면해 있다. 한덕수, 한동훈, 김문수 모두 각자의 영역에서 인지도를 갖고 있음에도, 이들이 유권자에게 ‘통치 가능한 미래’를 제시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민심은 정당이나 이념이 아닌, ‘정치 가능성의 총합’으로서의 인물을 찾고 있다.

이번 여론조사는 ㈜여론조사꽃이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2025년 5월 2일부터 3일까지 이틀간 CATI 방식으로 실시했다. 표본 크기는 2,010명이며, 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는 ±2.2%포인트다. 응답률은 15.9%(총 통화시도 12,644건)로 집계됐다.

조사는 통신 3사(SKT 30,000건, KT 18,000건, LGU+ 11,990건 등 총 59,990건)의 무선가상번호를 활용해 진행됐으며, 성별·연령대·권역별 비례할당 후 무작위 추출 방식으로 표집됐다.

가중값은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2025년 4월 30일 기준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바탕으로 성별·연령대·권역별 인구 비중에 따라 셀가중 방식으로 산출했다.

자세한 조사 결과 및 세부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