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 트렌드] "보수의 이름으로 출마할 수 있는가" 양자 가상대결에서도 드러난 구조적 부재
‘한덕수 25.9% vs 김문수 13.3%, 하지만 56.7%는 누구도 아니다… 민심의 정치적 거절 선언
[KtN 김 규운기자] 2025년 조기 대선을 앞두고 실시된 ‘여론조사꽃’의 보수 단일후보 양자 가상대결 여론조사는, 이름값을 겨룬 결과가 아니다. 이는 현재 보수 진영이 국민 앞에 제시할 수 있는 정치적 리더십의 실체가 부재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공식화한 통계이다. 한덕수 후보가 25.9%로 우위를 보였고, 김문수 후보는 13.3%에 그쳤지만, 진정한 1위는 ‘적합한 인물 없음’이라는 응답이었다. 무려 56.7%에 달하는 이 수치는 ‘보수의 진짜 경쟁상대는 타 진영이 아니라 자신 내부의 공백’임을 드러낸다.
‘적합한 인물 없음’ 56.7%, 보수 리더십의 불신을 구조화하다
보수 진영의 양자 가상대결에서 과반 이상이 ‘누구도 적합하지 않다’고 응답했다는 것은 단순한 인물 기근의 문제가 아니다. 정치가 신뢰와 공감, 비전의 구조로 작동하는 사회에서, 현재 보수 정치권은 이 세 가지 중 어느 하나도 설득력 있게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냉정한 평가다.
이는 정당의 지지율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다. 보수 진영의 정치적 지지 기반이 일정 수준 유지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선 주자군으로 제시된 인물들이 그 지지를 담아낼 ‘정치적 용기’와 ‘철학적 일관성’을 갖추지 못한 채, 낡은 프레임에 머물러 있다는 구조적 한계를 여실히 보여준다.
한덕수의 25.9%, 전략이 아닌 ‘대안 부재의 수혜’
한덕수가 25.9%로 김문수를 두 자릿수 이상 앞섰지만, 이 수치는 적극적 선택이라기보다는 소극적 수용의 결과에 가깝다. 특히 대구·경북(36.5%)과 부울경 등 전통 보수 강세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를 받았다는 점은 여전히 지역 기반에 기대고 있는 보수 정치의 한계를 방증한다.
보수층에서조차 ‘한덕수’가 46.4%를 기록했지만, ‘적합한 인물 없음’(29.4%)과 ‘김문수’(20.5%)로 분산되는 모습은, 한덕수가 진영을 통합하는 중심축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이는 정치적 구심력 없이 형식만 갖춘 ‘중도 후보’의 한계를 선명히 보여주는 수치다.
김문수의 13.3%, 레거시의 한계와 세대 괴리
김문수는 오랜 정치적 경력을 갖췄지만, 대중 정서와의 괴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40대를 제외한 대부분의 연령층에서 지지 기반을 확보하지 못했고, 심지어 보수 핵심층에서도 한덕수에 크게 밀렸다. 김문수가 보여주는 수치는 단순한 지지율의 저조함이 아니라, 보수 정치가 과거의 언어와 형식에 고착되어 있다는 상징적 결과로 해석된다.
세대와 이념의 단절: 청년과 중도, 정치의 '부재'를 말하다
모든 연령대에서 ‘적합한 인물 없음’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는 점은, 정치적 냉소를 넘어 보수 진영이 새로운 정치적 비전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중도층에서 60.8%가 ‘없음’을 택했고, 진보층에서는 무려 80%에 육박하는 응답자가 두 후보 모두를 부정했다.
즉, 이념적으로 외연 확장에 실패하고 있으며, 세대적으로는 설득력조차 잃고 있는 상태다. 특히 무당층에서조차 ‘한덕수’(25.9%)와 ‘김문수’(3.6%)의 격차가 크고, ‘인물 없음’(65.6%)이 절대 다수를 차지한 결과는, 진영 밖에서의 수용력 부재를 확실히 보여주는 장면이다.
양자 대결의 실패, 단일화가 아니라 구조 재설계가 필요한 시점
이번 여론조사가 보여주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누가 이기느냐’가 아니라 ‘누구도 이기지 못하고 있다’는 현실이다. 단일화는 전략이 될 수 있지만, 그 전략의 기반이 되는 리더십·공감력·사회적 상징성이 결여된다면, 단일화는 패배를 연기하는 수단일 뿐이다.
한덕수든 김문수든, 또는 이외의 보수 후보든, 지금 필요한 것은 숫자의 경쟁이 아니다. 보수 진영이 국민에게 신뢰받을 수 있는 정치 철학과 리더십의 원형을 다시 그릴 수 있는가, 그 질문에 응답하지 못하는 한 모든 지지율은 정치적 공허에 불과하다.
지금 보수는 ‘후보군 단일화’가 아니라 ‘정치적 기획’의 부활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번 여론조사는 ㈜여론조사꽃이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2025년 5월 2일부터 3일까지 이틀간 CATI 방식으로 실시했다. 표본 크기는 2,010명이며, 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는 ±2.2%포인트다. 응답률은 15.9%(총 통화시도 12,644건)로 집계됐다.
조사는 통신 3사(SKT 30,000건, KT 18,000건, LGU+ 11,990건 등 총 59,990건)의 무선가상번호를 활용해 진행됐으며, 성별·연령대·권역별 비례할당 후 무작위 추출 방식으로 표집됐다.
가중값은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2025년 4월 30일 기준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바탕으로 성별·연령대·권역별 인구 비중에 따라 셀가중 방식으로 산출했다.
자세한 조사 결과 및 세부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