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 트렌드] 2025년 5월, 정당 지형의 재편 신호… ‘더불어민주당 52.0% vs 국민의힘 35.6%’의 구조적 의미
[KtN 김 규운기자] 여론은 정치를 움직이는 가장 정교한 온도계다. 특히 선거 정국이 본격화되기 직전, 표심의 물결은 단순한 지지율을 넘어 구조적 균열을 드러낸다. 5월 3일부터 6일까지 여론조사기관 '여론조사꽃'이 전국 15,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ARS 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이 52.0%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국민의힘’(35.6%)을 16.4%포인트 차이로 앞선 결과는, 단순한 수치 이상으로 한국 정당정치의 기류를 근본부터 바꾸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중도층의 이동과 수도권 과반: ‘정치적 교체기’의 전조
이번 여론조사에서 주목할 첫 번째 변수는 중도층의 명확한 이탈이다. ‘중도’로 응답한 층에서 ‘더불어민주당’이 54.7%의 지지를 얻은 반면 ‘국민의힘’은 28.3%에 그쳤다. 양당 간 격차 26.4%포인트는 단순히 체감 지지의 차이를 넘어, 한국 정치의 권력 이동축이 어느 방향으로 향하고 있는지를 입증하는 수치다.
서울과 경기·인천 등 수도권 전 지역에서 ‘더불어민주당’은 과반 이상의 지지를 확보했다. 서울 50.1%, 경인권 54.9%는 지방분권 이후 가장 치열한 경쟁이 반복되어온 수도권에서 정치적 균형추가 일방적으로 기울기 시작했음을 시사한다. 이는 대선 국면에서 ‘전국 정당’의 실질 조건인 수도권 기반 정당성과 유권자 신뢰에서 뚜렷한 기류 전환이 감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같은 흐름은 단기적인 감정 반응이 아니라, 윤석열 정권의 파면 이후 중도 유권자의 전략적 이동이 구조화되고 있다는 증거로 볼 수 있다. 중도층은 고정 이념이 아닌 현실 균형을 중시하는 유권자층이며, 이들의 명확한 이동은 곧 한국 정치의 주도권 교체를 의미한다.
세대-성별 교차점: 2030 남성 vs 여성 유권자의 대조적 정치 정체성
정당 지지율을 연령과 성별로 분해하면, 한국 정치의 세대 갈등 구조가 단선적이지 않다는 점이 드러난다. 18~29세 남성층에서는 ‘국민의힘’이 42.9%를 얻어 ‘더불어민주당’(28.2%)을 크게 앞섰지만, 같은 연령대의 여성층은 정반대였다. ‘더불어민주당’이 64.1%로, ‘국민의힘’(22.8%)을 압도했다.
이는 ‘2030 세대’라는 범주가 정치적으론 균일하지 않으며, 특히 젠더를 기준으로 정체성과 가치관이 양분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18~29세 여성의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전체 평균보다 12%포인트가량 높으며, 이는 단순한 정책 지지라기보다는 정치적 세계관 선택의 경향으로 읽힌다. 남성 유권자층의 탈정치화, 반진보 정서와는 다른 감수성과 결집력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60대 유권자층에서도 성별에 따라 상반된 결과가 나타났다. 60대 남성은 ‘더불어민주당’이 9.1%포인트 앞섰고, 60대 여성은 ‘국민의힘’이 3.9%포인트 우세했다. 이는 중장년층에서도 성별 간 정치 감수성의 분기점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 보수정당의 고령층 독점 전략에 균열이 생기고 있음을 암시한다.
‘조국혁신당’의 등장과 야권 합산 지지율의 구조적 의미
이번 조사에서 ‘조국혁신당’은 2.6%의 지지율을 얻었다. 여기에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을 합산하면 전체 야권 지지율은 54.6%에 달하며, ‘국민의힘’보다 19.0%포인트 높은 수치다. 비록 단일 정당으로 보기엔 제한적일 수 있으나, 조국혁신당의 등장은 진보진영 내부의 균열이 아닌 다층적 확장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단순히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견고하다는 의미를 넘어, 야권 전반이 복수의 메시지 채널을 통해 보수정당과의 차별적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략적 유연성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조국혁신당은 극소수 지지 기반으로 보일 수 있으나, 젊은 진보층 또는 반윤 정서를 기반으로 하는 투표군을 흡수하는 정치적 완충지대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정당 지형 재편’의 서막인가, 정권 붕괴 이후의 후속 이동인가
이번 조사는 단순한 격차의 문제라기보다, 정당 시스템의 구조적 재편이 시작되고 있다는 경고 신호에 가깝다. 특히 ‘국민의힘’은 전통적 강세 지역인 대구·경북을 제외하고 전국 대부분의 권역에서 지지 기반이 약화되고 있으며, 60대 이상 고령층 일부를 제외하면 연령별 기반도 점점 불안정해지고 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대법원, 검찰, 행정부, 언론 전반에 대해 ‘정치적 공격’을 받아온 야당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 같은 지지율 상승은 단순히 반사이익이 아니라 정치적 생존 전략이 유권자 다수에게 설득되고 있다는 반증으로도 해석된다.
이번 여론조사는 대선 국면의 서막에서 어떤 메시지를 던졌는가에 대한 것이다. 중도층의 집단적 이탈, 수도권의 정서적 전환, 성별 세대 구도의 분화, 진보진영의 다층적 안정화. 이 모든 요소는 하나의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정권 교체가 아니라, 정치 질서 자체의 교체기가 도래했음을 이번 조사 결과는 조용히 시사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여론조사꽃이 2025년 5월 3일부터 6일까지 4일간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5,001명을 대상으로 ARS 방식으로 실시한 여론조사다. 조사는 통신 3사(SKT 225,000건, KT 135,000건, LGU+ 89,659건 등 총 449,659건)의 무선가상번호를 활용해 진행됐으며, 성별·연령대·권역별 비례할당 후 무작위 추출 방식을 적용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0.8%포인트였으며, 응답률은 총 통화시도 165,178건 중 9.1%로 집계됐다. 가중값은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2025년 4월 30일 기준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바탕으로 성별·연령대·권역별 인구 비중에 따라 셀가중 방식으로 산출했다.
보다 자세한 조사 결과 및 수치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