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스타는 무엇으로 존재하는가

2025-05-10     김동희 기자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 사진=스틸,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김동희기자]톰 크루즈는 12번째 내한했다.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 홍보 일정이었지만, 이 방문은 단지 영화 홍보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60대 중반의 배우가 여전히 세계 주요 시장을 누비며 자신의 몸을 브랜드로 내세운다는 사실. 그것은 지금의 스타 시스템이 어디까지 물질적 현실에 의존하고 있는지를 되묻게 한다.

오늘날 블록버스터 장르는 이미지와 기술의 전쟁이다. 근육 대신 CG, 스턴트 대신 디지털 더블, 감정 대신 알고리즘. 관객은 이제 스크린 너머의 위험을 감지할 수 없다. 그러나 톰 크루즈만큼은 예외다. 그는 여전히 비행기에 매달리고, 빗속을 달리며, 수중에서 숨을 참는다. CGI가 아무리 정교해져도 그 몸은 디지털로 대체되지 않는다.

그의 신체는 서사보다 먼저 관객의 신뢰를 획득한다. 리얼 액션에 대한 집착이 아닌, 신체라는 사실성 자체를 브랜드화하려는 전략이다. 관객은 ‘진짜 몸’이 감당하는 고통과 위험에 몰입하고, 그 몰입은 감정의 실체로 전환된다. 영화의 완성도가 아니라, 스타의 육체가 콘텐츠의 품격을 결정하는 시대다.

수중 촬영 비하인드는 그 구조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850만 리터의 대형 수조에서, 산소 공급이 제한된 채 10분 가까이 마스크를 쓰고 연기하는 과정. 톰 크루즈는 이 장면을 위해 다이빙 훈련과 응급 탈출 훈련을 반복했고, 촬영 현장은 군사작전 수준의 안전 프로토콜로 운영되었다. 연기가 아니라 생존의 연속이었다.

그런데 이 모든 고통은 왜 감내되어야 하는가. 단 하나의 이유는 관객이 신체를 통해 감정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위협받는 신체, 극한 상황에 처한 인물, 그리고 끝내 살아남는 주체. 이 구조는 인간 드라마의 원형이며, AI로는 생성할 수 없는 감각의 기록이다.

영화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딩' 내한 프레스 컨퍼러스에 배우 톰크루즈가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지금의 스타는 이미지로 구축되지만, 기억으로 남는 스타는 신체로 증명된다. 아날로그적 물성이 점점 사라지는 콘텐츠 산업에서, 신체는 가장 원시적인 설득력이자, 가장 고전적인 믿음의 방식이다.

기술은 진보했지만, 감정은 여전히 물리적 접촉을 원한다. 그렇기에 관객은 62세 배우의 육체를 보며 감동하고, 브랜드를 신뢰하고, 시리즈를 소비한다. 톰 크루즈는 지금, 할리우드에서 마지막으로 신체를 브랜드화할 수 있는 배우다.

육체는 연약하다. 그러나 스타 산업은 그 연약함을 감당할 수 있는 배우에게 여전히 가장 강한 생명력을 부여한다. AI 시대, 콘텐츠의 미래가 무엇이든, 톰 크루즈의 존재는 하나의 질문으로 남는다.

스타는 무엇으로 존재하는가. 그리고, 그 존재는 어디까지 몸으로 증명될 수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