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부 기획] ‘행정수도 완성’ 다시 꺼낸 김문수 후보… 과거 반대 이력과 충돌하는 공약

세종시 중심 행정체계 구상 발표했지만, 과거 강경 반대 이력 부각… 정치적 진정성 논란

2025-05-15     최기형 기자
정치적 유연성인가, 기조 변경에 대한 설명 부족. 사진=2025 05.14 MBC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최기형기자] 2025년 대선을 앞두고 김문수 대통령 후보가 ‘행정수도 완성’을 핵심 공약으로 제시했다. 김문수 후보는 당선 시 세종시로 국회의사당 전체 이전을 추진하고, 대통령 집무실 역시 세종에 설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국정 운영의 중심을 세종으로 이관하겠다는 발언은 수도권 일극 체제 해소와 국가균형발전 담론과 맞물리며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과 행정수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김문수 후보의 공약 내용 자체보다는, 이를 내건 인물의 과거 행적이 논란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김문수 후보는 지난 2000년대 초중반, 노무현 정부의 신행정수도 건설 계획에 대해 국회 내에서 가장 강경하게 반대했던 정치인이기 때문이다.

과거의 공개 반대 기록, 공약과 충돌

2004년, 김문수 당시 의원은 ‘행정도시특별법’ 논의 과정에서 “4천만 민족의 역사에 큰 범죄행위”라는 강도 높은 발언을 하며 법안 저지에 나섰다. 국회 법사위 회의장에서 유리컵을 던지고, 의장석 명패를 투척하며 물리적으로 회의를 방해한 사건은 지금도 당시 회의록과 영상 자료에 남아 있다. 당시 국회 다수당이었던 열린우리당은 신행정수도 건설을 국가균형발전 전략의 핵심으로 추진하고 있었고, 김문수 의원은 해당 계획을 “국가 정체성을 흔드는 정치적 도박”이라고 표현한 바 있다.

이 같은 이력과 대비될 때, 2025년 김문수 후보의 행정수도 완성 공약은 정책적 전환인지, 정치적 전략인지 해석이 갈리고 있다. 특히 세종시 지역 유권자들을 중심으로 과거의 강경 반대 이력이 다시 회자되며, 정치적 진정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세종시의 위상, 대선 공약에서 다시 부상

세종시는 2012년 정부청사 일부 이전 이후, 행정중심복합도시로 기능해왔다. 총리실, 기획재정부 등 주요 부처가 상주하고 있으며, 일부 상임위원회 회의가 국회 세종의사당 분원에서 열리고 있다. 그러나 국회 전체 이전과 대통령 집무 기능 이전은 여전히 추진 단계에 머물러 있다.

김문수 후보가 내건 전면 이전 공약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주장해 온 행정수도 완성과 유사한 구조를 가진다. 이재명 후보 측은 지난 해부터 세종시 집무실 설치 및 국회 이전 법제화 등을 꾸준히 추진해 왔고, 행정기능의 이원화 해소를 주요 과제로 설정해 왔다. 김문수 후보의 공약은 해당 논의와 방향이 일치하는 측면이 있지만, 제안의 일관성과 추진력 면에서는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다.

정치적 유연성인가, 기조 변경에 대한 설명 부족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문수 후보의 공약이 지역 정서를 고려한 ‘정치적 유연성’의 표현일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과거 반대가 단순한 유보적 입장이 아닌, 법안 저지와 물리적 반대로 이어졌던 전례를 감안할 때, 이번 입장 변화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수반되지 않는 이상 정책적 설득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정책 일관성에 대한 검증은 특히 장기적 국가개발 전략과 관련된 공약에서 중요성이 크다. 행정수도 완성은 단기 사업이 아니라 수도권 인구 집중, 부처 간 기능 이원화, 광역 교통망 재편 등 복합적인 정책 조율이 요구되는 과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과거에 반대 입장을 견지했던 정치인이 현재의 공약을 어떤 철학적 배경과 정책적 전환을 통해 제안하고 있는지를 명확히 밝히는 것은 유권자 판단에 필수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KtN 리포트

김문수 후보의 공약은 행정수도에 대한 국민적 논의를 다시 환기시켰다는 점에서 일정한 의미를 가진다. 그러나 정책의 내용과 별개로, 제안 주체의 정치적 일관성, 과거 행보에 대한 책임 인식, 현재의 정책 철학에 대한 설명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유권자 신뢰 확보는 쉽지 않다.

이재명 후보와 더불어민주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구상을 계승해 세종시 기능 강화와 국가균형발전을 추진해 왔다는 점을 부각하며, 김문수 후보의 공약을 ‘정치적 전술’로 간주하는 분위기다. 결국 두 후보 간 차이는 정책의 방향성보다 추진력과 신뢰의 문제로 귀결되고 있다.

2025년 대선 국면에서 행정수도 공약은 단지 세종시 유권자만을 위한 의제가 아니다. 수도권 일극 집중 해소, 지역 간 격차 해소, 효율적 국정 운영 등 국가 구조 개편이라는 보다 큰 틀에서 논의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