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uty Insight] 샤넬 뷰티의 유효기간, 트렌드는 더 이상 클래식을 기다리지 않는다

2025-05-22     임우경 기자
2024년 상반기 글로벌 뷰티 소비 데이터에서 샤넬 뷰티의 18~34세 재구매율은 2년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사진=샤넬 공식홈페이지,K trendy NEWS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임우경기자] 샤넬은 연매출 4.3% 감소라는 수치를 발표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0% 하락하며, 명품 산업의 절대 강자 이미지에 균열이 생겼다. 가죽제품 부문의 부진이 주요 원인이지만, 뷰티 부문 역시 무풍지대가 아니다. 겉으로는 견고해 보이는 샤넬 뷰티의 브랜드 충성도도, 뷰티 산업의 감각적 속도에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냉정한 시장 데이터로 드러나고 있다.

고전의 향기, 이제는 낡은 공식

샤넬 No.5는 여전히 상징적이다. 그러나 상징은 오늘의 소비를 설득하지 못한다. 색조는 트렌드에 밀리고, 기초 라인은 기능성 브랜드에 존재감을 빼앗겼다. 립스틱과 향수 중심의 전통적 제품 구조는 MZ세대 중심의 감각 소비 흐름에서 점차 뒤처지고 있다.

2024년 상반기 글로벌 뷰티 소비 데이터에서 샤넬 뷰티의 18~34세 재구매율은 2년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NPD Group의 분석에 따르면, 해당 연령층은 “패키지와 색조가 예측 가능하다”는 반응을 보였고, “기능은 무난하지만 구매 동기를 자극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이 시장에서 ‘무난함’은 곧 ‘기피’다.

뷰티 트렌드는 기능성과 콘셉트를 넘어 콘텐츠 소비의 영역으로 전환되고 있다. 루나, 글로시에, 메이크업 바이 마리오와 같은 브랜드는 이미 제품 그 자체가 아닌 ‘화장하는 감각’을 파는 데 성공했고, 나스나 디올 뷰티는 세대별 팔레트를 통해 감각적 정체성을 세분화하고 있다. 반면, 샤넬은 여전히 ‘샤넬스러운 것’이 무엇인지를 소비자에게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matthieu_blazy /사진=matthieu_blazy instagram, K trendy NEWS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마티유 블라지 체제의 역설: 감각 없는 디자인 전략

샤넬은 현재 마티유 블라지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기용하며 브랜드의 리브랜딩을 공식화하고 있다. 블라지는 보테가 베네타에서 구축한 미니멀하고 구조적인 디자인으로 호평을 받았지만, 뷰티 영역은 패션과는 다르다.

블라지의 미학은 ‘절제’와 ‘물성’ 중심이다. 그러나 립스틱, 향수, 스킨케어는 추상적 조형미로 소비되지 않는다. 감각은 시각, 후각, 촉각이라는 다층적 경험을 통해 구성되며, 색상·질감·패키징 등에서 직접적으로 해석돼야 한다. 블라지 체제 아래 샤넬이 선보인 최근 뷰티 제품들은 여전히 구조적 변화보다는 기존 스타일의 반복에 머물고 있다. 이는 디자인이 소비의 맥락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샤넬 뷰티는 지금 감각에 대한 설득력이 없다. 패션에서의 ‘시간을 초월한 우아함’이라는 내러티브가 뷰티 산업에서는 낡은 문장으로 들린다. 유튜브, 틱톡, 숏폼 중심으로 전환된 뷰티 커뮤니케이션 환경에서, 샤넬은 콘셉트를 시각적으로 분해하고 전달할 콘텐츠 구조조차 갖추지 못하고 있다.

샤넬은 여전히 ‘우리는 샤넬이니까’라는 정체성 안에 머무르고 있다.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명품 뷰티’라는 장르 자체의 재정의 국면

지금의 뷰티 산업은 ‘명품 브랜드가 만든 화장품’이라는 타이틀만으로는 소비자 선택을 끌어낼 수 없는 단계에 진입했다. 에르메스는 색채 미학에 대한 철학을 강조했고, 디올은 컬러와 제형의 실험을 멈추지 않는다. 생로랑 뷰티는 2030 소비층을 겨냥한 디지털 모델링과 패키징 전략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샤넬은 여전히 ‘우리는 샤넬이니까’라는 정체성 안에 머무르고 있다. 그러나 뷰티 트렌드는 그런 자기 복제적 태도에 냉정하다. 브랜드 이름은 첫 구매를 부른다. 그러나 재구매는 감각이 결정한다. 그리고 지금, 샤넬 뷰티는 감각을 설계하지 못하고 있다.

샤넬 뷰티의 정체는 지금도 ‘설명되지 않은 상태’

샤넬의 뷰티 전략은 방향성 없이 고전의 여운을 반복하는 데 그치고 있다. 브랜드는 여전히 강력한 유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유산은 시대에 맞게 변형될 때만 살아남는다. 뷰티는 가장 빠르게 감각이 교체되는 산업이며, 가장 빨리 유효성을 잃는 영역이다.

마티유 블라지 체제가 뷰티 감각을 재설계하지 못한다면, 샤넬은 결국 뷰티 시장에서 과거의 상징으로만 남게 될 것이다. 클래식은 시간이 지날수록 고급스러워지는 것이 아니다. 해석되지 않은 클래식은 단지 낡은 기억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