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줄 끊겨도” 박혁권, 유세 현장서 눈물… 이재명 “예술인의 표현은 권리”[영상]
“밥줄이 끊겨도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겠습니다!” 박혁권, 제주서 지지연설 중 울컥 이창동·권해효·이은미까지… 문화예술인 123인, 이재명 지지 선언 이재명 “정권의 졸렬한 보복은 안 돼” “블랙리스트는 졸렬”… 이재명·박혁권, 예술인 지지 연대에 응답하다
[KtN 신미희기자] “밥줄이 끊겨도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겠습니다!”
배우 박혁권이 22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의 제주 집중 유세 현장에서 마이크를 잡았다. 소속 정당도 아닌 개인으로서, 그는 자신만의 언어로 지지를 선언했고, 무대 위에서 결국 울컥하고 말았다. “밥줄이 끊겨도 지지하겠다”는 마지막 한마디는 현장을 뜨겁게 물들였다. 이날 유세 현장에 이재명 후보는 무대위로 박혁권 배우를 불러 소개하며, 문화예술인의 정치적 발언과 정권의 졸렬한 보복은 안 된다며 표현의 자유를 강하게 옹호했다.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의 ‘길태미’, 밀회의 예민한 예술가, 재벌집 막내아들의 냉철한 재계인까지. 캐릭터마다 완전히 다른 얼굴을 보여준 박혁권 배우는, 이번에는 배우가 아닌 시민의 자격으로 연단에 섰다. 이재명 후보의 제주 집중 유세 무대에서였다.
박혁권은 연단에 올라 과거 12·3 내란사태 당시의 충격을 회상하며 말을 이었다.
“우리 군인들이 우리한테 총을 겨눴습니다. 믿기지도 않았고, 동영상을 볼 때마다 너무 슬퍼져서…”
목이 잠긴 박혁권은 이어 “나중에는 보면서 울기도 했다. 그 시간 지나면서 정말 지쳤다. 빨리 6월 3일이 와서 투표하고 끝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고 말한 뒤, 고개를 들었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 보니까 6월 3일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더라. 여러분, 지치지 마십시오.”
그는 제주도에 거주 중이며, “어제 급하게 연락받고 왔다”며 이번 유세 참여의 배경을 설명했다.
“요즘 상상도 못 한 일들이 계속 벌어진다.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도 모르겠다. 뉴스를 보기도 힘들지만 6월 3일은 본게임의 시작이다. 운동으로 치면 예열, 씨름으로 치면 샅바 싸움 중이다. 중간중간 바람도 쐬고, 지치지 마시라”고 청중을 향해 덧붙였다.
그는 지난 대선을 회상하며 “3년 전에도 이재명 후보를 지지했고, 그때 욕도 정말 많이 먹었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그때 다짐했다. 다음 대선 때는 은퇴하고 아예 확실하게 지지 운동을 하자고. 그런데 갑자기 선거가 앞당겨졌고, 돈을 더 모아야 해서 은퇴는 못 하겠다”며 솔직한 웃음을 자아냈다. “몇 년 더 일해야 할 것 같다”고 웃으며 연단을 이어갔다.
그리고 마이크를 든 채 외쳤다.
“밥줄이 끊겨도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겠습니다!”
객석에선 박수가 터졌고, 박혁권은 고개를 숙이며 조용히 무대를 내려갔다.
박혁권은 1993년 극단 산울림에서 연기 활동을 시작했다. 드라마 ‘밀회’, ‘재벌집 막내아들’, ‘조명가게’ 등에서 주연과 조연을 오가며, 존재감 있는 배우로 꾸준히 활동해왔다. 이번 제주 유세 무대에서 보여준 모습은 그 어떤 배역보다 진심 어린 연기로 기록될 만하다.
이날 유세 현장에 함께한 이재명 후보는 무대에 앞서 박혁권 배우를 소개하며, 문화예술인의 정치적 발언과 표현의 자유를 강하게 옹호했다.
“문화 예술인들이 정치적 목소리를 낸다고 해서, 정권이 블랙리스트를 만들고 화이트리스트를 만든다면 그건 매우 졸렬한 방식입니다. 표현의 자유를 억누르는 권력은 반드시 역사 앞에 심판받습니다.”
그는 연단 위에서 직접 배우 박혁권의 이름을 부르며, “용기 있는 발언에 감사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실제로 지난달 29일, 배우와 음악가, 감독을 포함한 문화예술인 123명이 ‘이재명 후보 지지’를 공식 선언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명단에는 배우 권해효, 김의성, 이기영, 이원종을 비롯해 가수 이은미, 이정석, 신대철, 영화감독 이창동 등 한국 문화예술계를 대표하는 인물들이 포함됐다.
문화예술인들의 연대는 단지 ‘지지 선언’ 그 이상이다. 정치적 표현을 자제하던 과거의 관성을 넘어서, 자신들의 이름을 공개하며 ‘표현의 자유를 실천’하고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박혁권은 이날 유세의 마지막을 이렇게 마무리했다.
“명동에서 유세하던 3년 전, 마지막에 외친 한마디가 반응이 좋았다. 오늘도 그걸로 마무리하겠다.”
그는 다시 마이크를 들고 힘주어 외쳤다.
“밥줄이 끊겨도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겠습니다!”
현장에 모인 시민들은 박수로 화답했고, 그의 진심 어린 발언은 짧았지만 강렬하게 제주 바람을 흔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