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이 없다, 썰렁하다"…2025년 1분기, 골목상권 매출 두 자릿수 감소
외식·숙박·소매업 줄줄이 하락…서울부터 지방까지 ‘수요 실종’ 현상 정부 지원 5.9조 원에도 체감도 낮아…정책은 있는데 효과는 보이지 않아
[KtN 최기형기자] 2025년 1분기, 전국 소상공인 시장은 조용히 무너지고 있었다. 외식업, 유흥업, 숙박업, 미용업 등 골목상권을 지탱해온 업종 전반에서 매출이 두 자릿수 줄었다. 한국신용데이터가 5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 1분기 전국 소상공인 평균 매출은 4,179만 원으로, 전 분기보다 12.9%나 감소했다. 특히 주점은 –11.1%, 숙박 및 여행 서비스업은 –11.8% 하락하며, 팬데믹 이후 한동안 회복세를 보였던 업종마저 다시 얼어붙고 있다.
서울 강북, 인천 부평, 대구 동성로 등 도시 상권의 상황은 비슷하다. 밤 9시가 지나도 불 꺼진 점포가 눈에 띄고, 점포당 회전율은 줄었다. 유동인구는 예년 수준에 못 미치고, 소상공인 카드 매출 데이터는 이를 정직하게 반영한다. 가게 문을 닫은 채 온라인 플랫폼으로 전환한 자영업자도 있지만, 비용 부담은 여전하다는 것이 현장의 전언이다.
소비 여력은 뚜렷하게 줄었다. 고물가, 금리 고정화, 실질소득 감소, 가계대출 부담이 겹쳤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5년 1분기 국내 실질 GDP는 전기 대비 –0.2% 역성장을 기록했다. 네 분기 연속 제자리걸음이다. 이 흐름이 계속되면, 국내 내수 중심 경제는 팬데믹 때보다 더 긴 침체 구간으로 접어들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정부는 올해 소상공인 지원 예산으로 5.9조 원을 배정했다. 정책자금 대출 확대, 상환 유예, 배달비 지원, 희망리턴패키지 확대, 고금리 대환 대출 등 다층적 대책이 마련됐지만, 정작 현장 체감은 낮다. 자금은 집행 속도가 느리고, 지원 요건은 까다롭다는 불만이 잇따른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지원 제도는 충분하지만, 접수와 실행 사이에 현장 정합성이 떨어진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치권은 서로를 향한 책임 공방만 거듭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지역화폐 확대, 임대료 지원 등 직접적 소득 보전”을 주장하고 있고,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재정 포퓰리즘”이라며 반대한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정책의 실행력이다. 추경 논의는 교착 상태에 빠졌고, 민생 입법도 정쟁 속에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예산은 늘었지만 실제로 손에 들어온 건 거의 없다”며, “정책이 현장까지 도달하지 못하는 구조적 단절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길어지는 침묵은 신호다. 이른바 ‘수요 실종’이라는 말이 통계에서만이 아니라 거리에서, 시장에서, 장부에서 반복되고 있다. 경기 사이클이 아니라, 생활 경제의 구조가 멈춰버렸다는 판단이 점점 더 설득력을 얻는다.
지금 필요한 것은 숫자만의 성과가 아니다. 가계 소비를 복원하고, 자영업자의 버팀목을 다시 세우는 방식으로, 현장의 호흡에 맞춘 정책이 제때 작동하도록 만드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