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tertainment Insight⑨] 팬덤 플랫폼의 재편, 브랜드 생태계의 다음 국면

‘무엇을 만들었는가’가 아니라 ‘어디서 유통되었는가’가 평판지수를 견인

2025-05-25     홍은희 기자
BTS 진. 주얼리 메종 프레드(FRED)의 '무슈 프레드 아이디얼 라이트(Monsieur Fred Ideal Light)' 컬렉션.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홍은희기자] 5월 가수 브랜드평판 빅데이터 총량은 1억 447만여 건으로, 4월 대비 9.18% 감소했다. 네 개의 핵심 지표인 소비, 이슈, 소통, 확산 수치가 모두 하락한 가운데, 브랜드 지수 전반에 영향을 준 결정적 변수는 ‘플랫폼 구조의 변화’였다.

팬덤은 여전히 작동하고 있으나, 작동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브랜드는 여전히 소비되지만, 소비 맥락은 바뀌고 있다. 지금 K-뮤직 산업이 마주한 과제는 ‘어떤 플랫폼에서, 어떤 형식으로, 어떤 관계 구조 속에서 브랜드가 확산되는가’에 대한 전면적 재설계다.

팬덤의 공간이 사라지는 시대

기존 K-뮤직 브랜드는 팬덤이 머무는 ‘공간’을 중심으로 작동했다. 팬카페, 위버스, SNS 해시태그, 유튜브 댓글, 팬 이벤트 현장이 그것이었다. 그러나 2025년 현재, 팬은 더 이상 고정된 플랫폼에 오래 머물지 않는다.

Z세대 및 알파세대 팬덤은 ‘마이크로 상호작용’ 중심의 플랫폼을 선호하며, 커뮤니티보다는 피드, 검색보다는 큐레이션, 체류보다는 전환을 우선한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기존 브랜드 운영 전략은 ‘머무르게 하는 구조’가 아닌 ‘흘러가는 방식’에 대응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했다.

콘텐츠보다 플랫폼이 브랜드 지수를 결정한다

2025년 5월 브랜드지수 상위권 가수 중, 활동량이나 미디어 노출 빈도가 낮은 브랜드가 높은 커뮤니티지수를 기록한 사례가 다수 포착됐다. 블랙핑크, 방탄소년단, 임영웅 모두 공통적으로 특정 플랫폼에 고정되지 않고, 팬덤이 여러 채널에서 콘텐츠를 자발적으로 확산시켰다.

더 이상 콘텐츠 자체보다, 콘텐츠가 전파되는 플랫폼의 구조가 브랜드 영향력을 결정한다는 것을 뜻한다. 즉, ‘무엇을 만들었는가’가 아니라 ‘어디서 유통되었는가’가 평판지수를 견인하고 있다.

단일 플랫폼 중심 전략의 퇴조

과거에는 브랜드가 팬카페, 팬전용 앱, 특정 영상 채널 등 고정 플랫폼 내 독점적인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설정하면 곧 팬덤 관리의 핵심으로 기능했다. 그러나 2025년 단일 플랫폼에 집중된 전략은 더 이상 브랜드를 지탱하지 못한다.

아이브, 세븐틴, 트와이스, 에스파 등 중위권 브랜드들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것은 콘텐츠의 양과 질 문제가 아니라 ‘분산형 플랫폼 전략 부재’다. 미디어지수는 일정하게 유지되더라도, 팬 커뮤니티의 자율적 순환이 제한될 경우 브랜드 평판은 빠르게 하락한다.

팬덤은 더 이상 브랜드의 수용자가 아니다

플랫폼 재편 속에서 팬덤은 ‘수용자’가 아닌 ‘조정자’로 전환되고 있다. 팬은 브랜드가 제공하는 콘텐츠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어떤 콘텐츠를 확산할지, 어떤 멤버의 활동을 강조할지, 어떤 플랫폼을 중심축으로 삼을지를 스스로 결정한다.

방탄소년단 팬덤은 위버스를 넘어 레딧·디스코드·트위터·틱톡 등으로 흩어졌고, 블랙핑크 팬덤은 멤버별로 고유한 콘텐츠 서사를 조합하여 브랜드를 재구성하고 있다. 브랜드가 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콘텐츠를 설계할 경우, 팬덤은 해당 브랜드를 ‘패스’하거나 자체적인 확산 경로를 구축한다.

BTS 진, ‘지미 팰런쇼’ 유쾌한 귀환… “노래만큼 제 얼굴도 기대해 주세요”  사진=2025 05.22 빅히트뮤직 Todd Owyoung/NBC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브랜드 운영의 핵심은 ‘흐름을 제어하는 능력’

브랜드는 더 이상 플랫폼에 팬을 머무르게 하는 것이 아니라, 플랫폼 간 흐름 속에서 어떻게 브랜드 정체성을 유지하고, 팬덤의 전환을 설계할 것인가의 문제로 전환되고 있다.

▶콘텐츠 중심에서 유통 중심 전략으로의 전환

▶독점 플랫폼 중심 운영에서 다중 채널 네트워크 관리로 확장

▶이벤트 기반 팬덤 동원에서 구조 기반 재참여 설계로 이동

▶수직 커뮤니케이션에서 수평 재조합 기반 커뮤니티 설계로 전환

플랫폼의 구조를 이해하지 못하면 브랜드는 소멸한다

2025년 가수 브랜드 평판의 본질은 콘텐츠의 양이 아니라, 플랫폼 구조에 대한 이해와 적응력에 달려 있다. 팬덤은 머무르지 않으며, 브랜드는 흐르지 않으면 사라진다. K-뮤직 산업이 다음 국면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단순한 콘텐츠 전략을 넘어 팬덤의 이동 경로를 설계하고, 분산된 팬 커뮤니티를 재조직할 수 있는 플랫폼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브랜드는 고정된 공간이 아니라, 움직이는 네트워크 위에서 작동하는 흐름의 구조다. 2025년, 브랜드는 콘텐츠보다 플랫폼이 결정한다. 그리고 팬은 더 이상 브랜드를 기다려주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