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x Office Insight⑥] 스크린 점유율 50% 넘긴 ‘파이널 레코닝’… 극장 내 편성 불균형, 독립 콘텐츠는 밀려났다

독립·예술영화, 심야나 조조로 밀려… 스크린은 있어도 회차는 없다 ‘회차=자본력’ 구조 고착… 극장 내 콘텐츠 다양성은 실질적으로 축소

2025-05-26     신미희 기자
영화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딩' 내한 프레스 컨퍼러스에 배우 폼 클레멘티에프가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신미희기자] 2025년 5월 셋째 주, 국내 극장가는 특정 작품에 편중된 상영 구조가 다시 뚜렷하게 드러났다.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은 하루 평균 2,100개 이상의 스크린을 확보했고, 일일 상영 횟수는 7,000회를 넘겼다. 이와 같은 편중 배치는 전체 상영 일정의 절반 이상을 단일 작품이 차지하고 있는 상황으로, 관객 선택권의 제한과 독립·저예산 영화의 배제 현상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CGV·롯데·메가박스, 상영 회차 집중 편성… ‘멀티플렉스 중심 배급’ 더 강화돼

'파이널 레코닝'은 주말 기준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 전체 지점에서 가장 많은 회차를 차지했다. 일부 지점에서는 하루에만 25회 이상 상영되기도 했다. 멀티플렉스 3사는 해당 작품의 조조·주말·황금시간대 회차를 집중 배치하며 평균 관람률을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운영했다.

동일한 전략은 '릴로 & 스티치'에도 적용됐다. '파이널 레코닝'에 비해 스크린 수는 적지만, 가족 단위 관객이 집중되는 주말 오후 시간대에는 일정 수준 이상의 회차가 자동 배정됐다. 사실상 주말 극장 편성은 외화 중심의 대형 콘텐츠 두 편이 주도한 셈이다.

이 같은 편성 구조는 관객 수 확보에 유리하다는 점에서 운영 효율성을 높일 수 있지만, 반대로 관객의 선택 폭을 크게 좁힌다는 점에서 반복적인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KtN 포토] 영화 '파과' VIP 시사회 참석한 K-스타들  사진=2025 04.24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독립·예술영화, 심야나 조조로 밀려… 스크린은 있어도 회차는 없다

'파과', '나를 모르는 그녀의 세계에서', '다시 만날, 조국' 등 중소 콘텐츠는 스크린 수 자체는 확보했으나, 하루 회차 수는 대부분 2~3회에 불과하다. 상영 시간대 역시 오전 조조나 밤 11시 이후로 집중되어, 실질적인 관람 기회는 크게 제한된다. 스크린 수 기준으로만 본다면 극장 편성이 균형을 이루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회차당 접근성을 고려하면 실질 배정은 불균형한 상태다.

또한 일부 상영관에서는 독립영화 한 편이 하루 회차 없이 이름만 걸려 있는 '유령 편성' 사례도 발견되고 있다. 이는 상영 프로그램상 형식적 다양성을 확보하는 방식이지만, 실제 관객 유입에는 거의 기여하지 않는다.

‘회차=자본력’ 구조 고착… 극장 내 콘텐츠 다양성은 실질적으로 축소

현재의 극장 편성 구조는 회차를 확보할 수 있는 자본력과 배급력에 따라 거의 완전히 양분되어 있다. 중대형 외화 콘텐츠는 제작비 외에도 배급사와 멀티플렉스 간의 사전 조율을 통해 선제적 회차 배정을 확보하며, 개봉 주간의 스크린 지배력을 거의 독점한다.

반면 중소 제작 콘텐츠는 성과가 가시화되기 전까지 자발적 회차 확대가 어렵고, 입소문이 확산되어도 회차 반영에는 시차가 발생한다. 상영 성과가 좋아도 배급 구조상 즉각적인 회차 확장은 어렵고, 반대로 초기 실적이 부진하면 빠르게 회차가 줄어든다.

극장 내 콘텐츠 다양성은 '스크린 수'가 아니라 '회차 수'에 따라 결정되며, 실제 소비자는 그 안에서 제한된 선택만 가능하게 된다.

CGV.  사진=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스크린 수가 아니라 회차가 시장을 결정하는 현재의 구조 속에서, 자본력 있는 콘텐츠는 선택받기보다 자동 배정되고 있다. 독립영화나 저예산 장르영화는 '있지만 볼 수 없는 콘텐츠'로 밀려나고 있고, 이는 극장 시스템 전반의 다양성과 경쟁 구조를 약화시키고 있다. 상영의 기회가 아닌, 회차의 기회를 확보하는 방식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편성 기준의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