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x Office Insight⑧] ‘상영 중이지만 볼 수 없다’… 독립영화 편성, 숫자보다 실제 회차가 문제다
‘파이널 레코닝’ 하루 7,056회… 그늘 속 독립영화는 평균 2~3회 편성
[KtN 신미희기자]2025년 5월 셋째 주, 국내 극장가는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을 중심으로 상영 일정이 재편되었다. 하루 7,000회 이상 회차가 배정되며 전국 스크린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고, 일부 지점에서는 해당 작품이 상영관 전체를 점유했다. 이런 구조 속에서 독립·저예산 영화들은 여전히 상영 중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회차는 대부분 심야나 조조 시간대에 한정돼 관객 접근성이 떨어진다. 상영작 리스트에는 포함되지만, 관람 기회는 실질적으로 차단되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
‘파이널 레코닝’ 하루 7,056회… 그늘 속 독립영화는 평균 2~3회 편성
5월 25일 기준 '파이널 레코닝'은 전국 2,106개 스크린에서 7,056회 상영됐다. 동일 기간 '야당'은 660개 스크린, 1,463회, '파과'는 421개 스크린, 575회, '나를 모르는 그녀의 세계에서'는 191개 스크린, 346회에 그쳤다. 외형상으로는 상영 기회가 열려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회차는 대부분 오전 9시 이전이나 밤 10시 이후 시간대에 몰려 있다.
특히 독립 다큐멘터리나 저예산 극영화의 경우, 평일 기준 하루 회차가 1회에 불과하거나, 극장 시스템상에는 등록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상영이 이뤄지지 않는 ‘명목상 편성’ 사례도 확인되고 있다. 이는 상영관 측에서 편성의 형식은 유지하되, 좌석 수가 매우 제한적이거나 상영 불가능한 시간대에 배정함으로써 사실상 관객 유입을 차단하는 방식이다.
형식적 상영 구조는 다양성 확보가 아니라 통계 상 위장
멀티플렉스 체인의 ‘다양성 프로그램’은 대부분 상영작 리스트의 숫자를 기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이 숫자가 관람 가능성까지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일례로 일부 CGV 지점은 '다큐멘터리 상영관'을 운영한다는 명분 아래 하루 1회 회차만 배정하거나, 일주일에 3회 미만 상영하면서 콘텐츠 다양성을 확보했다는 보고를 올리고 있다.
이 같은 운영 방식은 실질적인 콘텐츠 선택권을 관객에게 제공하지 않으며, 형식적으로만 상영하고 있는 셈이다. 작품의 완성도나 관객 반응과 무관하게, 회차 자체가 주어지지 않으면 극장 내 존재 자체가 흐려진다. 이는 결국 로컬 콘텐츠의 제작 동기를 약화시키고, 특정 장르와 포맷의 배제 효과를 불러온다.
회차 중심 시장 구조, 수익 논리를 앞세운 구조 편성의 결과
현재 극장 편성은 철저히 수익 논리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회차당 평균 매출과 좌석 점유율이 낮은 작품은 빠르게 퇴출되거나 불리한 시간대에 배치된다. 반면 ‘파이널 레코닝’이나 ‘릴로 & 스티치’처럼 수익 가능성이 높은 콘텐츠는 개봉일 이전부터 배정이 확정되고, 주중·주말 모두 핵심 시간대에 몰린다.
이 구조에서는 회차를 확보하지 못한 콘텐츠는 입소문이나 반응이 있어도 확장되기 어렵다. 반대로 초반 회차를 대규모로 배정받은 콘텐츠는 관객 반응이 낮더라도 상영 기간이 연장되는 경우가 잦다. 편성의 우선순위가 콘텐츠 자체가 아니라 수익 예측 모델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이다.
극장 상영 구조가 콘텐츠 다양성보다 회차 중심 수익 구조로 고착되면서, 독립·중소 영화들은 존재하되 소비되지 않는 위치로 밀려나고 있다. 상영작 리스트에 이름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상영 중'이라 간주하는 관행은 실질적인 관객 선택권과는 거리가 있다. 극장 시스템 전반이 콘텐츠 수급의 자율성보다 구조적 배제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점에서, 운영 기준의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