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ght]'내란 수사'의 전환점: 한덕수·이상민·최상목 소환조사와 감춰졌던 국무회의의 실체

CCTV 분석이 가져온 수사의 전환

2025-05-28     최기형 기자
'내란 혐의' 한덕수·이상민 이어 경찰,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도 조사 중 사진=2025 05.26  국회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최기형기자]26일, 경찰청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은 한덕수 전 국무총리,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최상목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한 피의자 신분 소환조사를 실시했다. 계엄 선포 직전 국무회의에서 이들이 보여준 행위가 헌정 질서를 정면으로 위협했다는 혐의가 구체화되는 가운데, 수사당국은 대통령실 내부 폐쇄회로 영상 확보와 출국금지 조치라는 강도 높은 절차를 동원하며 수사의 방향을 새롭게 정비하고 있다.

이번 수사는 단순한 고위직 조사에 그치지 않는다. 2023년 12월 3일 발생한 비상계엄 선포와 이후 이어진 정치·군사적 조치들이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되고 실행된 범죄 행위였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핵심 분기점에 놓여 있다. 수사는 지금까지 국무위원들에 대한 기소가 유예되어 온 배경, 증거 은폐 가능성, 내란 실행 과정에서의 지휘 체계 등을 포괄적으로 조망하게 만든다.

CCTV 분석이 가져온 수사의 전환

2025년 5월 초, 경찰은 대통령실 대접견실과 집무실 복도 등 주요 공간의 폐쇄회로 영상을 확보했다. 해당 영상은 2023년 12월 3일 저녁부터 4일 새벽까지 촬영된 것으로, 당시 국무위원들의 동선과 접촉 대상, 문서 전달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핵심 자료로 평가된다.

수사단은 영상 분석 결과가 기존 국회 증언 및 경찰 조사와 명확히 배치된다고 밝혔다. 특히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계엄 문건 수령을 부인했던 진술은, 윤석열 당시 대통령이 국무위원들에게 계엄 실행 지시 사항이 담긴 문서를 직접 전달하려 했다는 공소장 내용과 상충한다. 영상에는 김용현 전 국방장관과 한덕수 전 총리가 문건을 주고받거나 관련 논의를 하는 장면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무회의는 단순 절차였는가: 계엄 정당화 시도의 실체

윤석열 당시 대통령은 계엄 선포 직전까지 국무회의 소집 계획이 없었다는 사실이 복수의 내부 관계자를 통해 확인된 바 있다. 그런데 한덕수 전 총리가 회의 소집을 건의했고, 이는 곧바로 실행되었다. 이 절차는 겉으로는 헌법적 요건을 갖춘 것처럼 보이나, 실질적으로는 계엄 정당화라는 명분을 형식적으로 갖추기 위한 조치였을 가능성이 높다.

이 장면은 헌정 체계 내에서 국무총리와 대통령 간 권한 상호 작용이 어떻게 일탈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형식적으로 합법적인 절차가 실질적으로는 위헌적 내란 행위의 포장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헌정 절차의 실질 심사 논의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이상민 전 장관의 단전·단수 실행, 그리고 안가 회동의 법적 쟁점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은 내란 실행 국면에서 물리적 언론 통제를 담당했던 인물로 지목되고 있다. 소방청 내부 보고와 관련자 진술에 따르면, 이상민 전 장관은 실제로 언론사에 대한 전기·수도 차단 지시를 실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지시는 위헌적인 언론 탄압이며, 내란 실행의 핵심 수단이었다.

더욱이 계엄 해제 당일 밤 삼청동 대통령 안가에서 진행된 비공식 고위급 회동에 참여했다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회동에는 박성재 법무부 장관, 김주현 민정수석, 이완규 법제처장 등 사법·입법 관련 고위 인사가 참석했다. 이 자리는 단순한 만남이 아니라, 계엄 해제 이후 형사적 대응 방향을 조율하는 사실상의 범죄 은폐 논의였을 가능성이 높다. 이상민 전 장관은 이 회동 직전 윤석열 당시 대통령과의 통화를 진행한 사실도 드러나면서, 실행자 이상의 위치에서 내란 사건에 가담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최상목 장관과 예산 편성 문건의 실질성

기획재정부 장관이었던 최상목은 ‘국가비상 입법기구 설립 예산 편성’, ‘국회 기능 차단을 위한 예비비 활용 방안’ 등이 포함된 계엄 실행 문건을 전달받은 인물로 지목되고 있다. 해당 문건은 단순한 아이디어 수준의 문서가 아니라, 구체적인 예산 편성 지시사항이 포함된 공공 재정 계획으로, 내란죄 구성 요건 중 하나인 ‘국가기관 기능 마비 유도’를 뒷받침하는 실질적 증거로 작용할 수 있다.

최상목 장관은 “문건을 받았으나 읽지 않았다”고 진술했으나, 공소장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직접 해당 문서를 인쇄하고 전달한 사실이 명시돼 있다. 이 불일치는 수사기관이 허위 진술을 통한 범죄 은폐 가능성에 주목하게 만드는 주요 단서다.

'내란 혐의' 한덕수·이상민 이어 경찰,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도 조사 중 사진=2025 05.26  국회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수사 축소의 구조적 원인과 지연의 책임

12.3 내란 사태 이후 6개월 이상이 지난 현재까지 내란 혐의로 기소된 인원은 21명에 불과하다. 이는 초기에 수사 대상이 중간급 실무자에 집중되었고, 국무위원 이상 고위직에 대한 수사가 체계적으로 지연되어 왔음을 의미한다.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경찰의 사건 부담은 급증했으며, 특별수사단은 사건 당 평균 처리 건수가 150건에 달하는 상황에서 중대사건에 대한 집중 수사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한계를 드러냈다. 대통령실 CCTV 확보조차 사건 발생 5개월 후에야 가능했으며, 이로 인해 수사는 정황 확인부터 착수하는 구조적 비효율을 안고 있었다.

향후 수사와 헌정 회복을 위한 과제

향후 수사는 국무위원급 고위직의 내란 동조 여부뿐 아니라, 조직적으로 진행된 범죄 은폐 시도에 대한 수사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수사단이 확보한 물적 증거, CCTV 분석 내용, 관련자 진술의 불일치 등이 결합되면서, 내란죄 및 직무유기, 공무상 비밀누설, 허위공문서 작성 등의 혐의 적용 가능성도 현실화되고 있다.

또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기소와는 별개로, 국무위원들의 가담 여부를 판단하고, 이들이 민주주의 질서를 훼손하는 데 어떤 방식으로 참여했는지를 규명하는 것은 헌정 질서 회복을 위한 필수 절차이다.

KtN 리포트

경찰청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이 확보한 폐쇄회로 영상과 문건 증거는 한덕수·이상민·최상목 등 국무위원급 인사들이 내란 행위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을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수사는 이제 단순한 혐의 확인 단계를 넘어, 국가 고위직의 위헌적 행동에 대한 법적·제도적 책임을 묻는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헌정 질서 수호라는 측면에서, 이러한 수사가 정무적 고려 없이 철저히 진행되어야 하며, 정치적 중립성과 수사 독립성 보장을 위한 제도적 기반 역시 동반되어야 한다. 내란 사건의 전모를 밝히는 일은 단지 과거의 책임을 묻는 작업이 아니라, 한국 헌정체제의 미래를 위한 불가결한 공적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