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and Insight④] E.l.f. 뷰티의 Rhode 인수 – 창업자 브랜드를 사들이는 시대의 전략

창업자의 얼굴은 곧 브랜드다. 그 서사는 지금 자산으로 거래된다.

2025-06-05     임우경 기자
E.l.f. 뷰티, ‘Rhode’ 10억 달러 인수… 창업자 브랜드의 자산화 구조를 묻다 /사진=@haileybieber 인스타그램,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임우경기자] E.l.f. 뷰티는 지난 5월, 모델 헤일리 비버(Hailey Bieber)의 스킨케어 브랜드 Rhode를 총 10억 달러에 인수하는 대형 계약을 공식 발표하며 뷰티 업계를 뜨겁게 달궜다. 거래 조건은 계약금 8억 달러를 현금과 주식으로 선지급하고, 향후 3년간 Rhode의 실적에 따라 최대 2억 달러를 추가로 지급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2022년 론칭 이후 불과 3년 만에 성사된 이번 대규모 인수는 뷰티 산업 내에서 창업자 중심 브랜드가 어떻게 자산화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중요한 전략적 사례로 분석된다.

Rhode의 ‘속도’는 무엇을 말하는가?

Rhode는 단 5가지 제품 라인업으로 시작하여,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DTC(Direct-to-Consumer) 모델을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창업자인 헤일리 비버는 인스타그램, 유튜브, 틱톡 등 다양한 소셜 미디어 채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브랜드의 감성과 강력한 커뮤니티를 구축했다. 특히, 과도한 뷰티 트렌드를 쫓기보다는 ‘피부 본연의 철학’과 제품의 ‘텍스처 감성’에 집중한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을 통해 높은 수준의 브랜드 충성도를 확보했다.

E.l.f. 뷰티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Rhode는 2025년 3월 기준 최근 12개월 동안 2억 1,200만 달러의 순매출을 기록했으며, 소비자 수는 전년 대비 두 배나 증가하는 놀라운 성장세를 보였다. 이러한 단기간의 폭발적인 성과는 창업자 개인의 인지도와 영향력을 브랜드 자산으로 성공적으로 전환시킨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저가 색조 브랜드로 시작한 E.l.f. 뷰티의  Rhode의 인수는 이러한 전략적 움직임의 연장선상에 놓여있다.  /사진=  e.l.f.cosmetic.,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E.l.f. 뷰티의 전략적 선택 – 고급 시장 진입과 콘텐츠형 브랜드 확보

저가 색조 브랜드로 시작한 E.l.f. 뷰티는 최근 몇 년간 색조 제품 중심에서 스킨케어 및 프리미엄 제품군으로 사업 영역을 적극적으로 확장해 왔다. Rhode의 인수는 이러한 전략적 움직임의 연장선상에 놓여있다. 특히, 자체적인 생산 기반 확대보다는 강력한 콘텐츠 파워를 가진 브랜드와 효율적인 DTC 운영 역량에 주목하는 M&A 전략을 명확히 보여준다.

E.l.f. 뷰티의 CEO인 타랑 아민(Tarang Amin)은 이번 인수 거래에 대해 “Rhode는 우리와 매우 유사한 브랜드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양사의 공통된 철학을 바탕으로 창업자 브랜드와 그룹 브랜드 간의 강력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명했다.

실제로 E.l.f. 뷰티는 인수 이후에도 헤일리 비버를 Rhode의 크리에이티브 총괄 및 제품 혁신 책임자 직책에 그대로 유지하며, Rhode 고유의 브랜드 정체성을 최대한 보존하겠다는 전략을 분명히 했다. 이러한 결정은 단순한 브랜드 통합이 아닌, 각 브랜드의 서사를 병치함으로써 그룹 내에 더욱 풍부하고 다층적인 브랜드 세계관을 구축하려는 의도로 해석될 수 있다.

Rhode의 인수는 최근의 인수 트렌드는 창업자 개인의 고유한 정체성과 그로부터 파생되는 강력한 콘텐츠 자산을 핵심적인 계약 요소로 간주하는 경향을 뚜렷하게 나타낸다.  /사진= @haileybieber 인스타그램,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창업자 브랜드 인수, 새로운 작동 방식의 부상

Rhode의 인수는 코티(Coty)의 Kylie Cosmetics 인수 사례나 LVMH의 Fenty 사례와 더불어, 창업자 중심의 브랜드가 거대 기업의 포트폴리오 내에서 어떻게 성공적으로 기능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가 된다. 과거 브랜드 인수가 주로 제품의 혁신적인 포뮬러나 광범위한 유통망 확보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최근의 인수 트렌드는 창업자 개인의 고유한 정체성과 그로부터 파생되는 강력한 콘텐츠 자산을 핵심적인 계약 요소로 간주하는 경향을 뚜렷하게 나타낸다.

성공적인 창업자 브랜드 인수를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조건들이 충족되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 창업자는 브랜드 자체와 강력하게 동일시될 수 있어야 한다.

▶ 소비자 커뮤니티는 창업자의 개인적인 서사를 브랜드의 핵심 가치로 받아들이고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

▶ 인수 그룹은 창업자의 독창적인 감각과 표현 방식을 존중하고 이를 유지할 수 있는 유연한 경영 구조를 확립해야 한다.

Rhode의 사례는 이러한 세 가지 핵심 조건을 모두 충족시키고 있으며, 앞으로 대기업과 성공적인 창업자 브랜드 간의 전략적 공존 모델로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Rhode의 성공적인 인수를 계기로, 뷰티 산업은 다시 한번 창업자 중심 브랜드의 무한한 가능성과 그 지속 가능한 생명력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를 시작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haileybieber 인스타그램,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서사의 자산화, 브랜드는 감정적 설계를 요구한다

이번 E.l.f. 뷰티의 Rhode 인수는 단순한 재정적 성공을 넘어, 감성적인 브랜드가 어떻게 실질적인 자산으로 구조화될 수 있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이제 창업자 브랜드는 단순히 뛰어난 ‘제품’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소비자들이 공감하고 열광하는 독특한 ‘세계관’을 구축함으로써 수익을 창출하고, 그 세계관 자체가 거액의 거래가 가능한 무형 자산으로 인정받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E.l.f. 뷰티의 과감한 선택은 현재 글로벌 뷰티 시장이 무엇에 가장 큰 가치를 두고 있는지를 시사한다. 그것은 대규모 생산 공장도 아니고, 광범위한 유통망도 아니다. 바로 브랜드 고유의 감각적인 이미지, 창업자의 매력적인 서사, 그리고 브랜드와 강력하게 연결된 커뮤니티의 정서적 충성도이다. Rhode의 성공적인 인수를 계기로, 뷰티 산업은 다시 한번 창업자 중심 브랜드의 무한한 가능성과 그 지속 가능한 생명력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를 시작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