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A] 배우미의 'Smile', 정서적 유희와 시각적 균형의 구조화

'Smile' 정서의 리듬, 감정의 건축

2025-06-03     임민정 기자
 배우미. 53×45.5 Smile Mixed media. 사진=You & Me,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임민정기자] 웃음은 순간의 반응이 아니라 감정이 생성되는 구조다. 배우미는 회화의 평면 위에 정서의 리듬과 감정의 운동을 정밀하게 설계한다.

작품 정보

제목: 'Smile'

크기: 53×45.5cm

재료: 혼합재료(Mixed media)

제작연도: 2025년

 

'Smile'은 감정이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회화의 언어로 탐구하는 작품이다. 작가는 웃음을 단순한 표정이나 감정 상태로 재현하는 대신, 웃음이 관계 안에서 어떻게 발생하고 구성되는지를 시각적 구조로 구성한다.

해체된 기호, 재배열된 감정

화면의 중심에는 도라에몽의 형태적 단서가 등장한다. 귀, 수염, 원형 눈, 붉은 코, 푸른 실루엣이 전체적으로 분절되어 있다. 도라에몽은 완결된 캐릭터로 제시되지 않는다. 기호화된 조각들은 감정의 촉발 장치로 기능하며, 관람자의 기억과 연상 작용을 유도한다.

글로리아는 도라에몽을 응시하는 인물로 등장한다. 감정은 바로 이 응시에서 시작된다. 배우미가 창조한 글로리아는 감정의 화자이자, 회화 속 정서의 기점을 구성하는 인물이다. 시선의 방향은 감정이 흘러가는 구조를 드러내며, 두 인물의 배치는 관계의 거리와 감정의 발생 조건을 시각적으로 드러낸다.

면분할과 리듬 – 정서를 분할하고 재조립하는 방식

작품 전체는 파란색과 흰색의 명확한 색면 분할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작가 특유의 면분할 기법은 감정의 층위와 시간적 리듬을 드러내는 도구다. 분할된 화면은 정서가 일직선으로 흐르지 않음을 보여주며, 감정이 다층적 구조 안에서 생성됨을 암시한다.

텍스트 'Smile', 'Dream'은 감정의 해석이 아니라 감정 자체의 흐름을 시각화한 장치다. 글자의 크기와 간격, 배열의 불규칙성은 정서의 진동을 드러낸다. 조형 요소들은 회화적 시선의 흐름을 유도하고, 기호 간의 연결은 감정이 반복되고 순환되는 감각을 생성한다.

색의 조직, 재료의 촉각성

파란색은 단순한 상징으로 쓰이지 않는다. 이 색은 감정의 거리감과 정서적 명료함을 동시에 담아내며, 흰색과의 대비를 통해 감정 사이의 간극을 강조한다.

혼합재료를 활용한 입체 요소, 특히 화면 중앙에 삽입된 금속 핀은 시각적 균형을 흔들며 감정의 중심축을 물리적으로 제시한다. 이 금속 재질의 미묘한 돌출은 감정이 평면에 머무르지 않고, 촉각적 체험으로 확장됨을 의미한다. 시각과 촉각, 기호와 감정, 면과 시간은 모두 서로 다른 층위에서 작동한다.

작가의 창작 전략과 회화의 언어

배우미는 감정을 표현하지 않는다. 감정이 생성되는 리듬과 구조, 조건을 회화적 언어로 구축하는 작가다. 감정은 특정 상황이나 표정을 묘사함으로써 전달되는 것이 아니라, 조형적 리듬과 공간 구성, 시선의 배치와 색의 온도에서 형성된다는 점을 회화로 구현한다.

'Smile'은 작가의 창작 세계 안에서 감정의 유희성과 조형적 밀도를 동시에 구현한 작업이다. 감정은 조형 구조를 따라 생성되며, 반복과 분절, 연결과 간격을 통해 시각화된다. 감정이 언어적 명명 없이도 조형 언어로 구성될 수 있음을 증명하는 사례다.

감정의 반사 구조 – 관람자와의 감응

관람자는 도라에몽이라는 기호를 통해 어린 시절의 정서를 떠올릴 수 있으며, 글로리아의 응시를 따라 웃음이라는 감정의 방향을 경험하게 된다. 이 회화는 정서적 환기를 유도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이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함께 구성하는 구조다.

웃음은 여기서 표현된 정서가 아니라, 조형적으로 설계된 감정의 흐름이다. 기억, 유희, 거리, 응시, 리듬으로 구성된 감정은 관람자의 경험에 따라 또 다른 감정 구조로 재조립된다.

'Smile'은 하나의 웃음을 보여주는 회화가 아니다. 감정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흘러가고, 되돌아오는지를 회화의 언어로 증명하는 감정 건축의 결과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