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이후 첫 대선, 광장이 명령한 민주주의의 복원
[KtN 최기형기자]2025년 제21대 대통령 선거는 단순한 권력 교체가 아닌, 헌정파괴 세력에 대한 총체적 심판이었다. 이재명 대통령 당선은 민주주의 회복과 공동체 재건이라는 주권자들의 명확한 요구로 탄생한 정치적 결과다.
2025년 6월 4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제21대 대통령으로 공식 취임했다. 득표율 49.42%. 지난 겨울 벌어진 내란 사태에 분노한 시민들은 투표소에서 ‘민주주의의 재건’을 명령했고, 역대 두 번째로 높은 투표율(79.4%)은 단지 정치적 열기라기보다, 헌정질서를 파괴한 세력에 대한 응징으로 나타났다. 이재명 대통령의 당선은 2024년 12월 발생한 비상계엄 시도와 내란 사태, 그리고 이어진 전직 대통령 탄핵 파면 이후 열린 최초의 전국 단위 민의 표출이었다.
민주적 회복을 넘어선 구조적 전환의 명령
2024년 12월, 국가 권력에 의한 내란 시도는 단지 정치적 일탈이 아니라, 헌법적 기본질서를 뿌리째 흔든 사건이었다. 내란이 현실화되었고, 군과 권력기관의 일부가 이에 가담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국민적 충격은 극에 달했다. 국회는 탄핵소추안을 의결했고, 헌법재판소는 2025년 2월 파면을 선고했다. 이 일련의 과정은 ‘제도적 복원’이었지만, 제도적 절차만으로 민주주의가 살아났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 2025년 대선은 바로 그 이후 첫 번째 주권자 직접행동이었고, 단순한 정권교체를 넘어 민주주의 그 자체를 다시 설계하라는 명령이었다.
이재명 대통령의 선출은 이런 역사적 맥락 위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이는 정권의 교체가 아니라, 체제의 재정비이며, 국민적 수권이자 시민사회가 직접 구성한 민주주의의 복권 절차였다.
내란의 후유증: 분열된 국가, 약화된 제도, 무너진 신뢰
2020년대 중반 한국사회는 단지 정치의 위기가 아닌, 국가시스템 전체의 약화 상태에 직면해 있다. 윤석열 정부 말기 내란 사태를 거치며, 입법·행정·사법의 3권은 심각한 정당성을 상실했고, 군과 검찰, 경찰, 정보기관 등 주요 국가권력기구의 중립성은 대대적인 불신에 휩싸였다. 이는 국가의 작동 원리를 근본적으로 흔드는 결과로 이어졌고, 그 후유증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첫 번째 과제는 바로 이 ‘신뢰의 공백’을 메우는 일이다. 단순히 정권을 잡는 것이 아니라, 제도에 대한 시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권력기구를 재정립하며, 민주주의의 윤리를 복원하는 일이다. 내란의 직접적 가담자뿐 아니라 이를 가능케 한 권력 시스템 전반에 대한 철저한 점검과 책임 규명이 병행되어야, 공공성 회복의 첫 단추가 끼워질 수 있다.
‘여대야소’ 단점정부, 통합의 권한으로 사용되어야
더불어민주당과 범야권 연합이 과반 이상의 의석을 확보한 가운데 이뤄진 이번 승리는 강력한 ‘단점정부’를 구성할 수 있는 정치적 기반을 제공한다. 그러나 그 힘은 결코 정쟁의 도구로 쓰여서는 안 된다. 진영 논리가 내란의 토양이 되었던 바로 그 현실을 기억할 때, 이재명 정부는 권한의 크기보다 ‘그 사용의 방식’으로 평가받을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광장에서 함께 싸운 세력과의 협치와 공동책임 정치를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 국무총리 추천을 포함해 내각 구성, 국정 자문, 시민참여 거버넌스 등 다중적 방식으로 ‘광장의 의지’를 정치시스템에 이식해야 한다. 단순한 대의민주주의의 복원이 아니라, 참여민주주의와 숙의민주주의를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민주적 리더십이 요구된다.
사회적 개혁과 미래전환, 지금이 마지막 기회
지금 대한민국은 복수의 위기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 중이다. 고령화와 지방소멸, 기후위기와 에너지 전환,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 AI 중심의 노동구조 변화, 불평등 심화와 청년의 미래 불확실성까지 그 목록은 끝이 없다. 윤석열 정부 하에서 정치의 극단화는 이 복합위기 해결을 마비시켰고, 국정의 정당성은 사실상 실종 상태였다.
이재명 정부는 이제 이 모든 전환 과제를 동시적으로 수행해야 하는, 전례 없는 책무를 부여받았다. 단기성과 중심의 정책이 아니라, 세대 간 정의와 지속가능성을 중심에 둔 구조적 개혁이 필요하다. 재정의 복원, 교육의 재설계, 산업정책의 재구성, 에너지 체계의 전환, 청년복지의 확장 등이 모두 병렬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지금 실패하면 다음 기회는 없다는 절박함이 있어야 한다.
이재명 정부는 ‘복원’의 정부이자 ‘도약’의 정부여야 한다
제21대 대통령 선거는 주권자의 명확한 메시지였다. “내란을 끝내고 민주주의를 복원하라. 그리고 전환의 미래를 열어라.” 이재명 대통령은 이제 그 명령에 응답할 시간이다. 지금의 정부가 해야 할 일은 통치가 아니라 책임이다. 정권이 아니라 공공성이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지금 다시 쓰이고 있다. 대통령 1인의 리더십이 아닌, 전체 시민사회의 정치적 역량이 결합되어야만 가능한 이 복원의 여정은 곧 한국사회 전체의 성숙도와도 직결될 것이다. 이재명 정부의 5년은 민주주의의 두 번째 건국을 위한 기회이자, 마지막 시험대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