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Insight] 내란특검법 통과, 헌정 회복을 향한 정치의 결정적 분기점
윤석열 체제의 단죄, 사법정의의 복원인가 – 정치 수사의 새로운 기준선
[KtN 최기형기자] 5일, 국회가 ‘윤석열 전 대통령 등에 의한 내란 및 외환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가결했다. 이 법안은 단순한 사법 절차를 넘어서 한국 정치가 권력 내부의 범죄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에 대한 구조적 선언이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계엄령 기도 사건은 헌정질서에 대한 도전이자, 공권력에 의한 조직적 반헌법 행위라는 점에서 전례를 찾기 어려운 중대 사안이다.
2022년 이후 계속된 특검법 발의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의 재의요구, 국민의힘 측의 일관된 반대로 수차례 좌절되었다. 그러나 2024년 총선을 거치며 ‘내란세력 심판’이라는 정치적 흐름이 본격화되었고,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직후 ‘내란 종식’을 공식 선언하면서 정치의 중심축은 급격히 이동했다. 내란특검법은 그렇게 만들어졌고, 결국 국회를 통과했다.
수사 대상은 개인이 아닌 권력 시스템
특별검사의 수사 대상은 단일한 정치 인물의 범죄가 아니라, 윤석열 체제 전체가 유기적으로 작동하며 만들어낸 권력의 범죄 시스템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령 구상과 그 실행을 지원한 한덕수 전 총리,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 등 핵심 내각 인사들은 지금 이 시점에서 법률적 책임을 피할 수 없다.
또한 이완규 법제처장, 김주현 전 민정수석, 박성재 전 법무부장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장관으로 구성된 '삼청동 안가 회동' 핵심 관계자들은 내란 음모의 실행계획을 공모한 인물들로 지목되고 있다. 이들이 가담한 문건 조작과 증거 인멸 시도, 대국민 허위보고는 단순한 정치 행위가 아니라, 형법상 내란 및 외환죄 구성요건을 충족할 수 있는 중대 범죄로 간주된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 차례 구속되었지만, 검찰의 항고 포기 이후 석방됐다. 검찰이 수사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상실했다는 비판은 이 시점에서 현실이 되었고, 특검이 수사의 전면에 나서야 할 이유는 분명해졌다. 재구속을 포함한 법적 조치는 수사 과정의 종속 요소가 아닌,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상징적 실천이 되어야 한다.
또 다른 정치검사 재생산을 막기 위한 조건
이번 특검법은 검찰로부터 최대 60명까지 검사 파견을 가능케 했다. 이는 한 개 지청 전체 규모에 해당하는 수사 조직을 구성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 시기 권력형 수사에 부역했던 검사들이 특검 수사팀에 포함된다면, 특검 자체가 정치적 정당성을 훼손받게 된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과거 박영수 특검 수사팀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정치 전면에 등장했다는 사실은, 특검 내부 인선이 어떤 구조로 구성되느냐가 곧 정치적 결과를 좌우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전례다.
검찰 권력의 자기 복제를 차단하지 못한다면, 이번 특검은 다시 ‘정치보복’이라는 반격 프레임에 갇히게 될 것이다. 수사의 독립성을 담보할 수 있는 외부 인사와 비검찰 출신 전문가 중심의 수사라인 구축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권력형 범죄에 대한 구조적 응답
국회는 내란특검법과 함께 김건희 여사 관련 부정부패 의혹을 수사할 김건희 특검법, 계엄령 정당화를 위한 희생자 조작 의혹이 제기된 채상병 사망 사건 관련 특검법까지 가결시켰다. 이 세 건의 특검법은 권력 핵심부가 조직적으로 개입하거나 묵인한 사건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진다.
김건희 여사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대통령실 고위 인사의 이해충돌 문제는 검찰의 수사 축소와 유야무야 처리 속에서 진상이 은폐되어왔다. 채상병 사건 역시 군 내부 보고체계와 계엄령 발동 기획 간의 연관성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 세 가지 특검을 ‘정치보복’이 아닌, 지연된 정의의 회복이라는 관점에서 일관되게 추진해야 한다.
정치 정의를 재구성할 마지막 기회
내란특검법의 통과는 윤석열 전 대통령 개인에 대한 형사적 처벌을 넘어, 권력 내부의 정치 범죄에 대한 제도적 응답이다. 이번 특검은 단순한 과거 청산이 아니라, 정치검찰과 권력형 범죄에 대한 구조적 단절 선언으로 기능해야 한다.
사법 정의는 정치적 대결의 도구가 아니라, 헌정질서의 근간이다. 윤석열 정부에서 훼손된 법치주의에 대한 복원은 이재명 정부의 정당성을 구성하는 핵심 축이며, 국회의 협조와 시민사회의 감시 또한 이 구조의 안정성을 결정짓는 중요한 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