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nance Insight②] 밸류업 선언 이후, 자본시장이 마주한 실천의 과제

상법 개정과 기업 가치 제고 전략, 구조개혁으로 이어지기 위한 조건은 무엇인가

2025-06-09     박채빈 기자
상장사 160개, 선언은 시작됐지만 실천은 분화 중. [KtN 증권부] 사진=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박채빈기자] 2025년 상반기 한국 자본시장은 제도 개편과 기업 행태 변화가 동시에 감지되는 흐름 안에 있다. 이재명 정부가 제시한 상법 개정안과 기업들의 가치 제고 선언이 맞물리면서, 한국 증시에 대한 외국인 자금의 신뢰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자본의 유입이 일회성 반응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실행과 감시 체계의 정착이 요구된다.

상장사 160개, 선언은 시작됐지만 실천은 분화 중

160개 이상의 상장기업이 주주환원 강화 방침을 내놓았다. 자사주 매입 규모는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확대됐고, 코스피 전체 배당총액은 44조 원을 넘었다. 수치상 진전이 있었지만, 자사주 매입 후 소각 여부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 주가 안정 수단으로 매입한 뒤 보유만 지속하는 방식은 구조개편보다 단기 유동성 확보에 가깝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일부 대기업은 지배구조 개선과 배당 확대를 동시에 언급했지만, 내부거래 구조와 오너 중심의 지배 방식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다. 공시 내용과 실제 이행 사이의 간극은 외국인 투자자의 주의 깊은 검토 대상이 되고 있다.

자산운용사들이 바라보는 구조개편의 조건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은 상법 개정안을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애버딘과 프랭클린템플턴은 지배구조 투명성 제고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으며, 향후 자사주 소각, 배당 증가, 이사회 독립성 확보 등의 실천이 병행될 경우 밸류에이션 상승 가능성도 함께 언급했다.

특히 한국 기업이 글로벌 기술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그동안 낮은 주주환원율과 지배구조 불투명성이 투자 매력을 제한해 왔다고 분석한다. 현재의 흐름이 이어질 경우 시장 전반의 재평가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의견이 늘고 있다.

국내 자본의 역할, 감시 기능 강화가 필요

국민연금공단과 주요 연기금은 스튜어드십 코드 적용을 확대하고 있다. 일부 대형주의 주총 안건에서 적극적 의결권 행사를 시도했지만, 아직까지 경영진에 대한 실질적 견제 역할은 제한적이다. 정책이 일정한 방향성을 갖고 있다면, 자산운용 주체의 책무 이행도 뒤따라야 한다는 인식이 금융시장 안에서 자리잡고 있다.

시장 안팎에서는 감시 기능이 강화될 때 기업의 행동 변화가 안정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평가한다. 상법 개정의 내용이 제도적 기반을 제공한다면, 그 실효성은 감시와 이행의 균형 안에서 평가될 수밖에 없다.

제도와 행동의 연결, 정부 정책의 긍정적 방향

상법 개정안은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와 주주’로 확대하고 감사위원 선임 절차를 개편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전자투표제 상시화, 이사회 독립성 확대와 같은 조항은 자본시장 접근성과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구조적 기반으로 기능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가 정책 설계 과정에서 보여준 일관성과 방향성은 시장의 기대와 정합성을 형성하고 있다. 규제 강화보다는 자율 기반의 유인책을 중심에 두고, 밸류업 실행을 기업의 선택으로 유도하는 접근 방식은 특정 산업에 대한 부담보다 구조 전반의 신뢰 회복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제도의 정착, 행동의 반복, 감시의 상시화

기업의 반복적 실천: 배당 확대와 자사주 소각은 단기 공표에 그치지 않고 반복적인 실행을 통해 신뢰를 확보할 수 있다.

공시 체계의 정교화: 밸류업 계획과 실행 현황은 표준화된 공시 항목으로 정착될 필요가 있다.

감시 주체의 다양화: 국내 기관투자자의 참여 확대와 함께 독립적 감시기구의 전문성 강화가 요구된다.

구조개편의 기반은 마련됐다, 이제는 실행과 검증의 시간

2025년 상반기 한국 증시는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받은 상태다. 상법 개정안은 자본시장의 신뢰 회복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제공하며, 기업의 가치 제고 선언은 시장에 반응을 유도했다. 현재까지의 변화는 구조개편의 시작점으로 기능할 수 있다. 이재명 정부가 제시한 제도 설계는 비교적 정합성 있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시장 역시 이에 호응하고 있다.

정책이 시장과 만나는 지점에서 중요한 것은 반복성과 검증 가능성이다. 상장기업의 이행 의지, 기관투자자의 감시 참여, 정책의 지속성이 균형을 이룰 때 구조개편은 정착으로 이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