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na Culture Insight①] 공연은 도시를 설계한다 ‘공연+관광’ 모델의 부상과 지방정부의 전략 실험

대형 콘서트, 도시의 소비 구조를 재편하다

2025-06-10     김 규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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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N 김 규운기자] 2025년 중국의 음악공연 시장은 단순한 문화 소비가 아니라, 도시의 경제·정체성·기획의 방향까지 좌우하는 구조적 산업으로 재편되고 있다. 공연이 열리는 장소는 더 이상 공연장에 그치지 않고, 도시 전체가 관객의 체류를 유도하는 복합 체험지로 바뀌고 있다.

공연산업협회에 따르면 2024년 중국 대형 상업공연의 전체 티켓 판매액은 296억 위안에 달하며, 전체 시장의 51.1%를 점유했다. 특히 관객 수 1만 명 이상 대형 콘서트는 전년 대비 84.3% 증가했고, 외지 관객 비율은 60%를 상회했다. 대규모 이동과 소비가 동반되는 공연은 단순 티켓 판매를 넘어 도시경제에 파급효과를 일으키고 있다.

지역정부는 공연을 '경제 모델'로 수용하기 시작했다

공연에 따른 소비 유발효과는 지역 정책의 방향을 바꾸고 있다. 싼야시는 2025년 3월 주걸륜 콘서트를 계기로 관광객 수가 42만 명을 돌파하고, 총 11억 위안의 소비가 발생했다. 난닝시는 다오랑 콘서트 개최에 맞춰 관광지 입장권, 지하철 이용권, 외식 할인 등을 포함한 ‘공연 관광 패키지’를 출시했다. 이 패키지는 외지 팬 비율 70% 이상이라는 수치로 검증되었다.

이러한 지방정부의 전략은 ‘공연 콘텐츠가 도시 브랜딩 수단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공연 유치는 단순한 문화행사가 아니라 지역경제를 견인하는 구조적 자산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특히 2·3선 도시의 참여가 두드러진다. 공연이 열리는 지역은 공연 전후 체류 소비, 상권 활성화, 관광 접점을 재구성하는 자산으로 기능하고 있다.

권역 단위 공연 클러스터의 형성

중국 정부는 장강삼각주(상하이·장쑤·저장), 주강삼각주(광저우·선전), 징진지(베이징·톈진·허베이) 등 메가 경제권을 중심으로 공연 개최지의 클러스터화를 유도하고 있다. 2024년 기준 이들 권역은 전체 대형 콘서트 티켓 매출의 63.5%를 차지하며, 단순한 도시별 공연이 아닌 ‘권역 단위 산업화’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예컨대 저장성과 상하이시는 공연 티켓 판매 실적 및 외지 관객 비율에 따라 인센티브를 차등 지급하며, 복수 공연 유치를 통해 도시 간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이는 국가 차원의 공연 산업 진흥책과 지방정부 차원의 도시 재구조화 전략이 맞물린 결과다.

공연은 관광을 재구성하고, 관광은 도시를 브랜드화한다

전통적 관광은 볼거리 중심이었지만, 공연 중심의 관광은 ‘경험’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둥관시가 2025년 노동절에 개최한 스트로베리 뮤직 페스티벌은 공연 기간 동안 8만 명을 유치했고, 시 전체 관광수입의 1/20인 2억 8,000만 위안을 발생시켰다. 공연은 지역민의 자산이 아니라 외부 관객을 유도하는 유입장치로 작동하며, 관광 자산과 결합해 도시의 경제 모델을 바꾸고 있다.

공연에 따른 관광 소비는 식음료, 숙박, 교통, 굿즈, 입장료 등에서 파생되며, 지역 경제를 입체적으로 자극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공연 소비자는 이제 ‘콘서트 관객’이 아니라, 도시의 경제주체로 포지셔닝된다.

 ‘투어 모델’을 넘어서야 한다

한국의 공연 콘텐츠가 중국 시장에 재진입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콘서트 개최를 넘어, 지역 정책과 결합한 전략적 설계가 필요하다. 공연 유치 인센티브, 관광 패키지 연계, 현지 파트너십 강화 등이 중요한 요소다.

또한 중국 지방정부는 외지 관객 비율과 티켓 판매 성과를 기준으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만큼, 공연 자체의 브랜드 경쟁력과 팬덤의 동원 능력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단발성 ‘흥행’이 아니라, 지역과의 공동기획·장기 파트너십 구축이 진정한 진출 전략이 된다.

 ‘공연’은 문화가 아니라 도시 전략이다

중국 공연산업은 단순한 문화산업이 아니라, 도시계획과 소비구조를 설계하는 도구로 변모하고 있다. 공연이 열리는 도시의 GDP 비중, 관광지 연결성, 관객 소비 유형까지 고려하는 정교한 구조로 확장 중이다.

한국 콘텐츠 산업이 이 흐름을 ‘이벤트’가 아닌 ‘구조’로 받아들일 때, 한중 문화 협력은 새로운 단계로 진입할 수 있다. K-콘텐츠가 ‘콘서트’만이 아니라 ‘도시’와 결합한 전략 모델로 나아가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