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태권도, ‘문화유산’인가, ‘정치유산’인가… 세계무형유산 등재를 둘러싼 국제 전략 경쟁

북한이 먼저 움직인 지금, 대한민국은 왜 멈춰 있는가 글로벌 문화 경쟁 시대, 태권도의 전략적 재정의가 필요한 시점 세계문화자산 전쟁, 태권도는 ‘정체성 확보’보다 ‘주도권 확보’가 급선무

2025-06-12     임우경 기자
태권도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는 KOREA 태권도 유네스코 추진단과 김운용컵 국제오픈태권도대회 조직위원회가 4월 21일 오전 10시 30분에 63 컨벤션센터 그랜드 볼룸에서 공식 출범식을 가졌다./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임우경기자] 태권도는 단순한 무예를 넘어, 세계 210여 개국에서 수련되고 있는 글로벌 문화현상이다. 이미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태권도는 ‘국기(國技)’라는 상징성을 넘어 대한민국의 대표 문화콘텐츠로 자리매김해왔다. 그러나 현재 태권도는 그 상징적 위상에도 불구하고, 국제사회에서의 문화유산 경쟁에서는 오히려 뒤처지고 있다.

2024년 3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조선의 전통 무술 태권도’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 신청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태권도의 문화적 주도권을 둘러싼 ‘남북 경쟁’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북한은 민족적 정체성과 독자적 계보를 강조한 서사를 내세워 유네스코에 접근하고 있으며, 이는 국제사회의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데 있어 적잖은 함의를 갖는다.

추진단은 현재 정부와 기업, 단체의 후원이 부족해 모든 사업 및 운영 활동이 어려운 상태이다. /사진=KOREA 태권도 유네스코 추진단,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태권도 유네스코 등재 추진단의 민간 중심 활동, 정부는 여전히 ‘관망’

대한민국에서는 2021년부터 ‘KOREA 태권도 유네스코 추진단’이 중심이 되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활동을 이어왔다. 최재춘 단장을 필두로 학술 포럼, MOU 체결, 해외 홍보 캠페인, 문화행사 등을 통해 외교적 기반을 다지는 한편, 오스트리아 빈의 유네스코 본부와의 교류도 병행해왔다.

하지만 정작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 국기원 등 태권도 관련 정부기관 및 유관단체의 실질적 참여와 예산 지원은 미흡한 상황이다. 태권도라는 문화자산을 외교 전략으로 활용하기 위한 ‘거버넌스의 부재’가 지속되면서, 민간이 주도하는 활동은 구조적으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최재춘 위원장은 한국의 전통과 평화의 상징, 태권도의 가치를 전 세계에 알릴 기회를 만들어가며 유네스코 등재에 한 발 더 다가섰다./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유네스코 등재 제도와 국제사회의 문화외교: 경쟁의 본질은 ‘지속 가능성’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는 단순한 명예를 넘어, 국가 브랜드 제고 및 문화외교의 실질적 지렛대 역할을 한다. 유네스코에 따르면, 인류무형문화유산은 공동체의 정체성과 지속성을 구성하는 생활문화로서, 세대를 거쳐 전승·재창조되며, 특정 지역과 시대의 가치를 넘어선 인류 전체의 문화자산으로 간주된다.

이미 프랑스의 ‘와인 문화’, 일본의 ‘와쇼쿠’, 중국의 ‘경극’ 등은 등재 이후 관광, 교육, 외교 등의 분야에서 경제적·정치적 파급력을 강화해 왔다. 태권도 역시 등재 시, 교육·관광·콘텐츠 분야에서의 다층적 가치 상승이 기대되며, 이는 K-콘텐츠의 글로벌 파급력과도 직접적으로 연동될 수 있다.

사진=정순천 ITF공보위원 부위원장(왼쪽), ITF의 리용선 총재(가운데), 최재춘 KOREA 태권도 유네스코 추진단 단장(오른쪽) K trendy NEWS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북한 태권도의 유네스코 등재 추진이 던지는 경고

북한은 ‘주체사상’의 연장선에서 태권도를 민족 고유무술로 재정의하며 유네스코에 등재 신청을 완료했다. 2026년 최종 등재 여부가 결정되기 전까지, 한국 정부가 별도의 등재 신청을 하지 못한다면 문화적 주도권은 북한에 선점당할 가능성이 높다.  단순한 외교적 실패를 넘어, 국기 태권도의 정체성 자체가 국제사회에서 북한 주도의 문화유산으로 오인될 수 있는 위험을 수반한다. 문화의 국제 등록은 선점이 곧 표준을 정의하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태권도 유네스코 등재를 위한 5대 전략 과제

ㆍ전문 인력 및 예산 지원 -등재 전담 인력과 팀을 구성하고, 관련 예산과 학술 기반을 확보한다.

ㆍ국제 협력 강화 -세계태권도연맹(WT), 국기원과 정부 부처 간 협력 체계를 구축한다.

ㆍ글로벌 캠페인 전개 - 태권도의 문화적 가치를 재정의해, 영상·전시·SNS 등으로 국제 홍보를 강화한다.

ㆍ정통성 입증 자료 확보- 고문헌, 구술, 전승사례 등 방대한 자료를 체계적으로 수집·정리한다.

ㆍ전문가 네트워크 운영 -문화유산, 인류학, 외교 전문가 중심의 자문단을 조직하고 공동 기획을 추진한다.

유네스코친선대사 키틴무뇨즈와 불가리아 왕실 칼리나공주, 시메온 하산 왕자가 한국에 방문해 태권도를 체험했다. /사진=KOREA 태권도 유네스코추진단,ⓒ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문화유산은 정치·외교 자산이다

태권도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는 단순한 문화보존이 아니라, 국가정체성 확보와 국제사회 내 문화주권 확장의 문제다. 일본이 와쇼쿠를 ‘일본적 정신과 공동체 문화의 정수’로 포지셔닝하며 유네스코 등재에 성공했듯이, 대한민국 역시 태권도를 단순한 스포츠가 아닌 ‘공동체 지향 문화유산’으로 재정의해야 할 시점이다.

2026년까지의 시간이 촉박한 가운데, 민관의 협력 체계 구축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무예’로서의 태권도는 이미 세계에 자리잡았지만, ‘문화’로서의 태권도는 지금 이 순간, 새로운 전환점을 요구받고 있다.

태권도는 이미 세계화된 스포츠이자 문화다. 그러나 문화의 주도권은 제도와 외교, 전략의 총합으로 결정된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는 태권도의 상징성을 넘어서, 대한민국이 세계 문화정치의 주도자로 설 수 있는 기회를 의미한다. 이 기회를 잃는다면, 잃는 것은 태권도만이 아니다. 대한민국 문화외교의 기초 체계 전반이 흔들릴 수 있다.

성 명 서

태권도 유네스코 등재를 위한 정부와 관계부처의 적극적인 지원을 촉구하며

태권도는 오랜 세월 우리 민족과 함께 성장한 무예이며 살아있는 문화유산으로 오늘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콘텐츠이자 무예 스포츠로서 올림픽 정식 종목에 채택되어 세계 속의 태권도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태권도의 가치와 우수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태권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추진단이 결성되었으며, 최재춘 단장을 중심으로 심혈을 기울여 왔습니다.

그리고 현재까지 태권도 유네스코 등재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에는 세계유산, 인류무형문화유산, 세계기록유산이 있으며, 그 가운데 세계 인류무형문화유산 제도는 세대를 거쳐 전승되고 재창조되어 공동체에 정체성, 지속성을 부여하는 문화유산의 보호를 장려하기 위한 유산으로 자연 및 우주에 관한 지식 및 관습, 전통 기술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이에 저희 태권도 유네스코 추진단에서는 태권도를 유네스코 세계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 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에, 태권도 유네스코 추진단은 전 세계 태권도인들이 등재를 염원하는 활동과 협력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오스트리아 빈 유네스코 본부에서도 그 의미가 크게 전달되고 있습니다. 또한, 2021년부터는 태권도 유관 단체와 기관들의 태권도 유네스코 등재를 위해 MOU를 체결하여 태권도가 유네스코에 등재될 수 있는 다양한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현재까지도 다양한 문화행사와 등재 추진에 필요한 컨퍼런스 및 포럼을 비롯한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추진단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태권도 유네스코 등재 추진단의 활동에 태권도 관계기관이나 정부의 노력과 지원은 미흡한 실정입니다. 이에, 범국민적인 염원을 담고 있는 태권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위해서는 태권도인들과 관계기관의 협조, 정부 부처의 예산 지원 및 체육회 정책 방안을 확립하여 더욱 효과적인 등재 추진 활동을 할 수 있는 다양한 협력안이 필요하며 하루빨리 태권도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될 수 있도록 관계부처의 협력과 올바른 정책이 편성되어야 할 것입니다.

현재, 유네스코 홈페이지에 따르면 북한 태권도가 2024년 3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전통 무술 태권도’를 주제로 한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신청서를 유네스코 본부에 제출한 상황이며, 유네스코는 심사 절차를 통해 오는 2026년 등재 여부를 최종 결정하게 되어 있기에 대한민국 정부도 국기 태권도를 2026년 3월까지는 반드시 유네스코 본부에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 신청을 완료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만약 정부와 관계부처의 미온적인 대처를 통해서 등재 신청 시기를 놓치게 된다면 태권도의 위상이 북한으로 넘어가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에 이제는 대한민국 정부와 관계부처의 적극적인 노력과 태권도 유네스코 추진단과의 협력이 필수적으로 동반되어야 할 것이며, 따라서 정부와 관계부처는 다음과 같은 지원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시행해 주시기 바랍니다

■ 태권도 유네스코 등재를 위한 정부와 관계부처의 지원 방안

정부와 관계부처는 다음과 같은 지원을 통해 태권도의 유네스코 등재를 위한 적극적인 지원을 부탁드립니다.

1) 전문 인력 및 예산 지원

유네스코 등재를 위한 전문 인력 양성 및 관련 예산을 확보하여 체계적인 준비를 지원

2) 국제 협력 강화

국제 태권도 기구 및 외교 채널을 활용하여 태권도의 가치를 세계에 알리고, 유네스코 등재를 위한 국제적 지지를 확보

3) 국내외 캠페인 전개

태권도의 문화적 가치를 홍보하기 위한 캠페인을 국내외에서 전개하여, 국민과 세계인의 관심과 참여를 유도

4) 자료 수집 및 연구 지원

태권도의 역사성과 전통성을 입증하기 위한 자료 수집과 연구를 지원하여, 유네스코 기준에 부합하는 자료를 준비

5) 전문가 자문 및 교육

유네스코 등재를 위한 전문가 자문을 제공하고, 관련 교육을 통해 추진단의 역량을 강화

태권도 유네스코 추진단은 태권도의 유네스코 세계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가 한국의 문화유산을 세계에 알리고, 세계인의 화합과 평화에 기여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임을 확신합니다. 정부와 관계부처는 한마음으로 태권도의 등재를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해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2025년 6월 12일

KOREA 태권도 유네스코 추진단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