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Insight] 홈플러스 사태와 유통산업 구조 전환의 계기

청산가치 3.7조 원, 계속기업가치 2.5조 원… 가치 괴리가 드러낸 산업 변화

2025-06-13     박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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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N 박준식기자] 삼일회계법인이 2025년 6월 서울회생법원에 제출한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홈플러스의 청산가치는 3조7000억 원으로 계속기업가치 2조5000억 원보다 약 1조2000억 원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장부 기준 자산 6조8000억 원, 부채 2조9000억 원이라는 안정적 재무구조에도 불구하고, 영업 기반 가치가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된 배경에는 산업 구조의 변화가 작용하고 있다.

실물자산 중심 구조와 영업 현금흐름 간 괴리

홈플러스는 전국 대형 점포 부동산을 포함한 약 6조8000억 원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부채는 크게 미치지 않는 수준이며, 회계상 자산 대비 부채 비율은 약 43%다. 이러한 구조는 청산 시 자산 매각을 통한 채무 변제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장부 기준상 안정적인 상태로 분류된다.

반면, 영업 기반의 계속기업가치는 상대적으로 낮다. 2024년 홈플러스의 EBITDA는 2374억 원으로, 전년 대비 38% 감소했다. 고정비 구조, 점포 운영비용, 매출 정체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조사보고서는 할인율을 적용한 미래 현금흐름 평가에서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가치를 제시했다.

산업 구조 변화와 유통 채널 경쟁 환경

2025년 국내 소매 유통시장 내 온라인 채널 비중은 전체의 절반 수준으로 확대됐으며, 대형마트의 점유율은 11.9%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추세는 대형 오프라인 유통 채널의 수익 기반이 과거보다 약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홈플러스는 2015년 MBK파트너스에 인수된 이후, 부동산 자산을 중심으로 한 유동화 전략을 이어왔다. 디지털 전환 투자와 점포 재구조화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수준에서 이뤄졌으며, 온라인 채널 중심의 소비 변화에 대한 대응력이 낮았다는 지적이 존재한다.

인수합병 추진과 금융권 이해관계

홈플러스는 ‘회생계획 인가 전 인수합병(M&A)’을 추진하고 있다. 인수자가 확보될 경우, 인수대금을 통한 채권 회수, 고용 유지, 협력사 상거래망 보호 등의 효과가 가능하다. 반면, 인수 실패 시 청산 절차로의 이행 가능성이 높아진다.

메리츠금융은 홈플러스 점포 62개를 담보로 약 1조2000억 원을 대출한 상태다. 해당 담보 자산의 평가는 약 4조8000억 원 수준으로 추정되며, 담보가치가 채권액을 상회하는 상황에서는 직접 담보권을 행사할 유인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청산 시 대규모 실직과 상권 붕괴 등 사회적 영향이 예상될 경우, 금융기관의 비재무적 판단 요인도 작용할 수 있다.

정책적 평가 체계의 적용 가능성

현재 산업은행, 국민연금, 정책금융기관 등은 실물 담보를 기준으로 한 기업 평가 관행을 유지하고 있다. 홈플러스 사태는 디지털 경쟁력, 수익모델 전환 능력, 영업 기반 현금흐름 등 비정형 요소를 기업 가치 평가 기준으로 포함할 필요성을 제기하는 사례로 해석될 수 있다.

정책금융 및 산업지원 체계는 변화하는 산업 구조에 맞춰 평가 방식을 보완할 필요가 있으며, 유통 산업의 지속 가능성은 자산 중심 구조 외에도 미래 성장성과 전환 역량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점에서 제도적 검토가 요구된다.

KtN 리포트

홈플러스의 청산가치와 계속기업가치 간 괴리는 산업 구조 변화와 자산 중심 회계 체계 간 불균형을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된다. 유통 산업 내 디지털 전환, 고정비 구조의 지속성, 소비 채널의 전환 속도 등이 기업 존속 가능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기업 재무제표상 안정성과 실제 생존 가능성 간의 차이를 구조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