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Insight] 인도네시아 콘텐츠 산업, 플랫폼 주권으로 재편된다

디지털 통합, IP 자립, 제도 내재화… 동남아 문화 전략의 새로운 축

2025-06-13     신명준 기자
인도네시아 정부는 디지털 전환 가속화 정책을 추진. 사진=2024.09. 20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신명준기자] 인도네시아 방송 생태계는 MNC와 SCM을 중심으로 수직 계열화된 플랫폼 중심 구조를 형성했다. RCTI+와 Vidio는 지상파 채널과 OTT를 결합해 방송-디지털 유통-광고까지 통합하고 있다. SCM은 2025년 1분기 기준 OTT 가입자 2,300만 명을 확보했고, MNC는 1,690만 유튜브 구독자를 통해 자체 생태계를 강화 중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디지털 전환 가속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방송 면허와 콘텐츠 심사 제도를 플랫폼 중심으로 조정하고 있다. 이 흐름은 방송사가 기술 기업처럼 행동하도록 재편하는 산업 전환의 단면을 보여준다.

K-콘텐츠 의존 넘어서는 공연산업의 산업화

MecimaPro와 Dyandra Global Edutainment는 연간 20회 이상의 K-Pop 공연을 주관하며 인도네시아 공연산업의 핵심 주체로 떠올랐다. 그러나 공연당 수익의 60% 이상이 K-Pop에 집중되면서 운영 리스크도 병존한다.

2025년 MecimaPro의 DAY6 공연은 공연장 변경, 티켓 시스템 혼란, 폭우로 인한 안전 미비 등으로 팬덤의 강한 반발을 불러왔다. 플랫폼화된 공연 산업이 현장 운영, 데이터 기반 팬 서비스, 제도적 안전망 없이 작동할 수 없음을 드러낸 사건이다.

Dyandra Global은 SM엔터테인먼트, CJ ENM과의 협업을 통해 공연을 단일 이벤트가 아닌 굿즈, 광고, 플랫폼 수익을 포괄하는 '멀티 수익 구조'로 확장하고 있다.

애니메이션과 게임, 로컬 IP 중심의 문화 주권 전략 본격화

Visinema Studios의 애니메이션 '점보'는 980만 관객을 동원하며 동남아 역대 흥행 2위에 올랐다. 단일 콘텐츠가 아니라 온라인 채널, 음악, 캐릭터 라이선싱까지 연결된 구조를 지닌 멀티 IP 프로젝트다.

Maleo의 'Bus Simulator Indonesia'는 누적 다운로드 1억 건을 돌파했고, Anantarupa Studios의 '로까빨라'는 전국체전 e스포츠 공식종목으로 채택되며 문화와 제도가 연결된 콘텐츠 구조를 형성했다.

콘텐츠는 이제 소비재가 아니라 사회적 자산이며, 게임과 애니메이션은 국가정체성과 연결되는 새로운 교육·산업 인프라로 기능하고 있다.

저작권과 교육, 산업 기반 구조까지 콘텐츠 주권을 확장

Musica Studios는 2021년 인도네시아 헌법재판소에 저작권법 개정을 청구하며 창작자 권리 강화에 나섰다. Trinity Optima는 퍼블리싱·아티스트 교육·저작권 관리까지 통합한 엔터테인먼트 생태계를 구축했다.

Kisai Entertainment는 와이랩 아카데미와 협력해 웹툰 교육기관 개설을 추진 중이다. 인도네시아는 콘텐츠를 단순 유통이나 소비가 아닌, 제도화 가능한 산업으로 전환하고 있다.

저작권 제도, 교육 플랫폼, 공공 파트너십 확대 등은 콘텐츠 산업이 자생적인 구조를 가지기 위한 필수 조건으로 인식되고 있다.

한국 산업에 주는 전략적 함의

인도네시아 콘텐츠 산업은 단순 진출 대상이 아닌, 구조적 파트너십이 필요한 복합 생태계다.

콘텐츠 공급 중심 전략에서 디지털 플랫폼 공동 설계로 이동

IP 판매 모델에서 합작·공동 소유 구조로 확장

문화교류 중심에서 제도 설계·교육 연계 중심의 공공외교 확대

공연·게임·OTT의 데이터 기반 생태계에 전략적으로 진입

플랫폼 독립과 IP 자립을 동시에 추진 중인 인도네시아는 아세안 내 가장 빠르게 콘텐츠 주권을 제도화한 국가다. 공급자 모델에 머무는 한국 기업은 배제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 전략적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