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ght③] 대통령실과 검찰의 연결고리를 끊는 법 – 탈검찰화는 가능한가

‘검찰공화국’의 심장부, 민정수석과 법무부를 둘러싼 권력구조의 재해석

2025-06-18     최기형 기자
“검찰 폭주, 더는 안돼” 임은정, 대전지검 떠나. '이재명 정부 국정기획위' 합류  사진=2025 06.17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최기형기자] 검찰개혁이라는 화두는 단지 수사·기소 분리나 공수처 설치 같은 제도 조정에 그치지 않는다. 본질은 ‘권력의 작동 방식’ 자체를 재구성하는 데 있다. 그리고 그 권력의 중심축은 오랜 기간 대통령실, 법무부, 검찰 사이에 형성된 유착 구조였다.

민정수석-법무부장관-검찰총장으로 이어지는 삼각 고리는 대한민국 권력구조 속에서 ‘사정권력’이라는 특수한 위계를 형성해 왔다. 이 고리는 단순한 행정적 인사구조가 아니라, 수사 지휘·인사 통제·정보 유통을 통해 형사사법 권한을 권력의 도구로 변질시키는 구조적 문제를 만들어 왔다.

민정수석제도의 정치화 – 감시인가 통제인가

민정수석비서관은 과거 대통령 친인척 관리와 공직자 인사 검증을 담당한다는 명분 아래, 사실상 검찰, 국세청, 경찰 등 사정기관을 총괄해왔다. 민정수석의 직무는 대통령 의중을 법률적 형식으로 포장해 하달하는 창구였고, 검찰 인사나 수사 방향 설정에도 막대한 영향력을 미쳤다.

특히 박근혜 정부 시기, 민정수석이 청와대 내 수석 중 가장 강력한 사정 정보권력을 행사하면서 검찰은 청와대 하부조직처럼 기능했다. 이후 문재인 정부는 이를 개혁하기 위해 ‘검사 출신 민정수석 배제’, ‘검찰청법 개정’ 등을 추진했고, 윤석열 정부 이전까지는 점진적 탈검찰화 기조가 이어졌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민정수석직 자체가 부활했고, 검찰 출신이 다시 기용되며, 수사정보의 재집결과 정치적 사정의 가능성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법무부의 ‘재검찰화’ – 인사 독점 구조의 복원

법무부는 검찰을 지휘하는 외청을 두고 있으나, 동시에 인권·교정·입법 등의 광범위한 법무행정을 책임지는 행정기관이다. 그러나 현실에서 법무부는 대부분 검찰 출신이 요직을 독식하며, 실질적으로는 ‘검찰을 위한 행정부처’로 기능해 왔다.

문재인 정부는 박근혜 정부 당시 70명에 달했던 법무부 파견검사 수를 30명 수준으로 줄이고, 검사만 임명되던 법무실장·법무심의관 등의 보직을 복수직제로 전환해 일반직 공무원이 맡을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 들어 다시 파견 검사가 60명대로 늘어났고, 검찰 출신이 법무부의 주요 보직을 재장악했다.

이러한 흐름은 ‘법무부의 재검찰화’로 규정된다. 검찰 출신 인사들이 법무부 요직을 독식하는 구조는 검찰 비리 수사나 내부 통제 시, ‘제식구 감싸기’와 제도 개혁 저항으로 귀결된다. 제도가 아닌 ‘사람의 충성’이 법무행정의 기준이 되는 구조적 비효율이다.

파견검사 제도의 그늘 – 보이지 않는 영향력의 확산

검사의 외부 파견은 법무부에 그치지 않는다. 외교부, 대사관, 국가기관, 국제기구 등 광범위한 부처에 검사가 파견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각 부처와의 인맥, 정보 네트워크가 형성된다. 이 네트워크는 사후 수사 과정에서 공정성을 훼손하고, 검찰이 사실상 모든 정부 부처의 그림자 권력으로 작동하는 구조를 만들어낸다.

뿐만 아니라, 검찰 내부는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우수한 검사들이 파견에 집중되면서 수사 실무를 담당하는 현장 검사는 부족해지는 모순적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검찰의 외연 확대는 결국 내부의 기초체계를 허약하게 만들고 있다.

제도적 해법 – 비검찰 인사, 복수직제, 검찰국 축소

참여연대와 민변은 ‘법무부 탈검찰화’를 실현하기 위한 실질적 방안을 제시했다.

민정수석 및 법무부장관의 비검찰 출신 임명

검찰이 정치권력과 직접 연결되는 고리를 차단하기 위해, 민정수석 및 법무부장관은 비검찰 인사로 임명해야 한다. 이는 법무행정과 형사사법의 독립성을 확보하는 상징적 조치다.

복수직제 확대와 개방형 직위 전환

검찰국장, 법무실장, 기획조정실장 등 주요 직위는 복수직제로 개편하고, 일반직 공무원이나 외부 전문가도 해당 직위를 맡을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검찰국 역할 재조정

현재 법무부 내에서 검찰 인사와 정책을 독점하는 검찰국의 권한을 축소하거나, 형사법제과를 법무실로 이관하는 구조 재편이 필요하다. 검찰국 폐지까지 포함한 검토가 요구된다.

 

한국 사회에 주는 시사점

법무부 탈검찰화는 검찰개혁의 핵심 관문이다.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조정하더라도, 권력의 인사·정보·사정 루트가 대통령실과 검찰을 잇는 통로로 유지된다면 개혁은 언제든 역행할 수 있다.

검찰권은 분권화되어야 하고, 법무행정은 사법 권력에서 분리되어야 한다. 이재명 정부가 스스로를 '국민주권정부'로 천명한 이상, 검찰과 권력의 고리를 끊는 상징적 첫 조치는 바로 '민정수석의 탈검찰화'이며, 그것은 법무부 탈검찰화라는 구조 개편의 출발점이기도 하다.